연중 제18주간 목요일 |
2008/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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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예레 31,31-34 복음 : 마태 16,1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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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의 열쇠 그때에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태 16,1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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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몬은 바위(베드로)라는 이름을 받습니다. 원래 그의 별명은 바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바위가 보통 바위가 아니라 당신 교회의 기반이 될 바위라고 선언하신 것인지, 아니면 당신의 질문에 옳게 대답해서 하늘나라의 열쇠도 약속하고 교회의 주춧돌로 삼겠다고 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베드로는 간만에 어깨에 힘 좀 들어갔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늘 복음 말미에서 베드로는 너무 앞서 나가다가 큰 코를 다칩니다. 하늘나라의 수문장이 ‘사탄’으로 전락했으니 말입니다. 베드로는 한순간에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는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잘못을 한마디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 16,23) 엄밀히 말하자면 베드로는 사람의 일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을 분리해 생각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에서는 ‘하느님의 일이 곧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도 매여 있고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도 풀려 있습니다(마태 16,19; 18,18). 하느님께서는 남을 판단하고 저울질하는 대로 그대를 심판하고 저울질할 것입니다(마태 7,2).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하나에게 해준 일이 주님께 해드리는 일입니다(마태 25,3146). 그래서 사람은 ‘이 땅에서 행한 대로’ 심판받을 것입니다(마태 16,27 참조). 하느님의 나라가 오고 그분의 뜻이 바로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것(마태 6,10 참조), 그것은 하느님 혼자 이루시는 일이 아니라 바로 그분의 교회,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통해서, 그들과 함께, 그들 안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열쇠는 폼 잡으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라는 하느님의 명령입니다.
이정석 신부(전주교구 가톨릭신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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