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선배님 한 분이 계십니다. 이름을 대면 모두가 아는 분입니다. 그 분이 젊은 시절에 다방 DJ를 했다고 합니다. 본인은 그 시절 아가씨들에게 겁나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잘생긴 얼굴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ㅋ
그분과 같이 술 한 잔을 하다가 기분이 얼큰하게 좋아지면 가끔 DJ를 보면서 날렸던 멘트를 당시의 버전으로 우리에게 선보이곤 합니다. 입담이 워낙 좋은 분이라 우리는 늘 배를 잡고 웃습니다.
목소리를 착~ 깔아서 이랬다고 합니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사내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습니다.
오늘 노래 나갑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입니다.
그러면서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면 동네 아가씨들이 그냥 ‘꺼뻑’ 죽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랬다고 하니 그냥 믿어야 합니다. 저에게는 하늘같은 선배님이기 때문입니다. ^_^
어제는 그 선배님과 대화를 하다가 굽은 소나무 얘기가 나왔습니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켜서 큰 아들은 현재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서울에서 대기업의 임원으로 있는데, 정작 그 어머니는 여수에서 혼자 쓸쓸히 지내고 계시는 분의 얘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자식을 아주 잘 키우면 국가의 자식이 되고, 그 다음으로 잘 키우면 장모의 자식이 되고, 적당히 잘 키우면 내 자식이 된다는 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식 중에 한 명 정도는 여수공고에 보내서 내 가까이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야 집에 하수도가 막혀도 “누구야? 하수도가 막혔다. 얼른 와서 해결 좀 해라.”하고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방안의 전구를 바꿀 때도 “누구야? 얼른 와서 전구 좀 바꿔라.”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구가 나갔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 없고 서울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볼까 말까하는 아들이 내 아들이라고 할 수가 없고, 평생에 한두 번 볼 수 있고 사진을 통해서나 겨우 만날 수 있는 손자들이 내 손자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운영자님. 잘 보았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공감합니다 .못난자식 좀더 사랑하고 잘난자식 자랑마라 감사합니다
사진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