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사상균증의 진단과 치료
서론
진균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이를 영양소로 하여 생활하는 생물이며 약 10만종이 알려져 있으나 그 중 약 200종만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을 갖고 있다.피부의 각질층, 체모, 손·발톱과 같은 케라틴에 기생하여 번식하는 진균에 의한 질환을 표재성진균증(superficial mycosis)이라고 하며 피부사상균증(백선), 어루러기(전풍), 칸디다증 이 있다.
피부사상균(dermatophytes) 은 표피의 각질층, 모발, 손·발톱에 기생하여 각질을 영양분으로 취하는 사상균(filamentous fungi) 으로 전 세계적으로 42종이 분리되었으며 이들에 의한 감염증을 피부사상균증(dermatophytosis) 또는 백선(tinea)이라고 한다.
백선은 감염부위에 따라 머리백선(두부백선), 몸백선(체부백선), 얼굴백선(안면백선), 수염백선(수발백선), 샅백선(완선), 손백선(수부백선), 무좀(족부백선), 손발톱백선(조갑백선)으로 나눈다.
손발톱백선은 원인진균이 피부사상균 외에 칸디다나 비피부사상균성 사상균(mould)인 경우도 있으므로 손발톱진균증으로 흔히 진단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피부사상균은 Trichophyton rubrum, T. mentogrophytes, Microsporum canis 등 11종이나 위의 3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994년 이후 레슬링이나 씨름선수들에게서 발견되기 시작하여 민간인에게까지 퍼져 있는 T. tonsurans에 의한 백선이 최근 학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피부사상균증의 진단
피부사상균증 즉 백선은 대개 특징적 임상적 소견으로 진단 할 수 있으며 검사실 진단 방법으로 확진한다.특징적인 임상소견은 병소의 경계가 뚜렷하고 경계면에 인설(scale)이 있으며 병변의 중심부는 인설이 별로 없고 정상 피부에 가까워진다(그림1).
그러나 M. canis와 같이 동물호성 피부사상균 감염일 경우에는 병소의 수가 많고 염증이 심하여 급성 습진성 병변으로 오진하기 쉽다(그림2).
머리백선의 경우에는 원인 피부사상균에 따라 탈모만 있는 경우도 있고 심한 염증을 동반하기도 한다(그림3).
손백선이나 무좀은 특별한 증상 없이 과다각화증만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소수포형 무좀은 심한소양증을 동반한다.
무좀은 손발톱진균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찰 시 언제나 유의하여야 한다(그림4).
검사실 진단방법에는 KOH 도말검사, 진균배양검사, 병리조직검사, KONCPA 검사, Wood등 검사 등이 있다.
KOH 도말검사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검사이다. 의심되는 병변의 가장자리에서 15번 외과용 칼을 사용하여 각질을 긁어 슬라이드 위로 놓고 10-20% KOH 용액을 떨어뜨린 후 cover glass로 덮는다. 약하게 가열하여 각질이 녹아 얇게 퍼지면 현미경 하에게 관찰하면 된다.
KOH 용액은 각질의 단백질, 지방 등은 녹여 버리지만 진균의 세포막은 녹이지 못하므로 각질 속에 묻혀있던 균사(hyphae)와 포자(spores)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그림5). 현미경 시야를 조금 어둡게 하여 100배의 배율에서 찾아보고 400배 배율로 확인한다.
머리백선의 병변에서는 솜털(연모, vellus hair) 2~3개를 뽑아 검사하면 되는데 이때 cover glass를 세게 누르거나 가열을 세게 하여 병모가 파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KOH 도말검사에서는 피부사상균의 유무만 가려 낼 수 있으며 머리백선의 경우 발견되는 포자가 모발 내에 있는지 모발의 표면에 붙어 있는지에 따라 모내사상균(endothrix)과 모외사상균(exothrix)을 구별 할 수 있다. M. canis는 모외사상균이며, T. tonsurans는 모내사상균이므로 KOH 도말검사가 균의 동정에도 도움이 된다.
진균배양검사
검사할 부위를 알코올로 닦고 피부 각질 또는 손발톱 부스러기를 소독된 슬라이드에 긁어모은 후 소독된 수술용 칼이나 세균배양용 도구를 이용하여 배지에 접종한다.25°C에서 3주 배양 후 판독이 가능하며 배양 양성율을 높이기 위하여 2개 이상(손발톱진균증은 3개 이상)의 배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그림6).머리백선의 병소에서는 병변 내 솜털을 뽑아 배지에 넣는다.
흔히 사용되는 배지는 Sabouraud dextrous 한천배지이며 세균을 억제하기 위해 chloramphenicol을 첨가하며 mould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cycloheximide를 첨가하여 배지를 만든다.최근에는 육안적으로 T. rubrum과 T. mentagrophytes를 감별하기 쉬운 potato corn meal-Tween 80 한천배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진균배양검사는 종을 진단할 수 있으나 KOH 도말검사에 비하여 양성율이 떨어지고 장기간을 요하는 단점이 있다.
병리조직검사
이 검사는 침습적 방법(invasive method)이며 다른 검사보다 많은 비용과 약 1주간의 시간을 요하므로 흔히 사용되지는 않는다.백선의 전형적인 병리조직소견은 상부의 정상 각질층과 하부의 부분적인 이상각화증을 보이는 각질층 사이에 균사가 관찰되는 “Sandwich sign”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솜털의 모낭누두에서 균사가 발견되는 빈도가 더 높다.
최근 손발톱진균증에서 병리조직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논문들이 보고되고 있다.손발톱진균증에서는 비침습적으로 조직표본을 채취할 수 있고 양성율이 진균배양검사보다 매우 높다.
이 검사로 원인 균주를 동정할 수는 없으나 배양된 균주가 피부사상균이 아닌 칸디다나인 mould인 경우에 배양 된 진균을 원인균으로 확진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림7).
KONCPA 검사
이 검사는 병변 손발톱에서 채취한 가검물을 20% KOH 용액에 넣고 30분간 가열하여 용해시킨 후 PAS염색을 하여 진균성분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KOH Treated Nail Clippings Stained With PAS”의 약자이다.
1993년 대만 피부과의사가 처음 보고하였으며 1996년에 국내에서도 그 유용성이 처음 보고된 이후 검사를 시행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
이 검사는 가검물 속에 있는 진균성분만을 모아 관찰 할 수 있으므로 많은 양의 진균성분과 함께 진균성분의 다양한 형태를 한 슬라이드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검사는 또한 비침습적인 방법이며 슬라이드는 반영구적 보관이 가능하고 양성율은 손발톱진균증의 어떤 검사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검사의 또 하나의 장점은 병리조직검사에서와 같이 피부사상균, 칸디다, mould의 소견에 차이를 보이므로 배양된 진균을 원인 진균으로 진단하는데 중요한 보조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그림8, 9)그러나 약간의 검사기구와 검사자의 숙련기간이 필요하므로 1차적인 검사방법이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Wood등 검사
머리백선을 진단하거나 경과를 관찰하는데 이용된다. Wood등에서 배출되는 365nm 장파 자외선을 모발에 조사하면 병모에 붙어있는 피부사상균이 생성한 물질이 자외선을 흡수하고 가시광선의 형광을 방출하여 우리 눈에 보이게 된다. 암실에서 머리백선 병소에 wood등을 비추면 모외사상균인 M. canis는 황록색의 형광을 방출하나 모내사상균인 T. tonsurans는 형광을 내지 않는다.
피부사상균증의 치료
피부사상균증의 치료에는 국소도포제와 경구치료제가 있다.
머리백선과 손발톱백선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 경구치료제가 단독 또는 국소도포제와 함께 사용된다. 그 밖의 백선에서는 병소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국소도포제 단독 또는 경구치료제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국소치료제로 쓰이는 것은 terbinafine, flutrimzole, ketoconazole, bifonazole, econazole, isoconazole, clotrimazole, lanoconazole 등이 있으며 연고제, 크림제, 용액 등으로 만들어진 130여 개 제품이 시판 되고 있다. 경구치료제는 1990년대에 개발된 triazole 계열의 itraconazole과 fluconzole, 그리고 allylamine 계열의 terbinafine이 주로 쓰이고 있으며 각각 3개, 12개, 7개 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머리백선
성인의 경우 itraconazole 200mg 또는 terbinafine 250mg을 1~3개월간 복용하거나 균 음성 후 2주간 더 사용한다. 염증이 심한 경우 탈모 방지를 위하여 corticosteroid와 항생체를 병용한다.
수염백선
항진균제를 4~6주간 경구 투여하고 염증이 심한 경우 corticosteroid를 병용한다.
몸백선, 안면백선, 샅백선
단일 병소이거나 병소의 수가 많지 않을 경우 국소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병소가 크거나 많은 경우 항진균제를 2~4주간 투여한다.
손백선, 무좀
병소가 한 곳에 국한되어 있을 경우 국소치료제만을 사용할 수 있으나 양쪽 손이나 발에 퍼져 있거나 손발톱진균증을 동반할 경우에는 경구치료제와 함께 국소치료제를 사용한다. 손발을 항상 청결히 하고 통풍을 잘 시켜 건조시켜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손발톱진균증(손발톱백선)
경구치료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표재성 백색 손발톱진균증인 경우에는 5% amorolfine nail laquar 같은 국소도포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심한 정도에 따라 nail laquar제 같은 국소도포제와 병용하거나 발조술을 시행해야 할 경우도 있다.피부사상균증 치료에 있어서 치료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하여 고려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몸의 어느 부위에서 백선이 발견 되어도 무좀이나 손발톱진균증이 있는지 확인하여 함께 치료하여야 한다.
둘째는
충분한 기간 치료하여야 한다. 권장되는 치료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대부분 재발한다. 국소도포제만을 사용할 경우 육안으로 보이는 병소보다 넓게 도포하여야 한다.
셋째는
가족 중 감염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함께 치료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