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일펜이 레슨 초기, 실력이 더 빨리 향상된다. – 일펜은 앞쪽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라켓을 쥐고 뒤쪽은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받치게 됩니다. 이때 세 개의 손가락을 쭉 펴서 받치는 방식은 좋지 않아요. 백핸드
스윙이 어려워 지고 블로킹도 무리가 있지요. 상대방의 공에 회전이 많이 걸렸을 때 백핸드 블로킹을 하게
되면 라켓을 뒤집어서 최대한 숙여야 하는데, 그렇게 손가락 세 개로 뒤를 바치면서는 그렇게 깊이 눌러
주는 자세 자체가 나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손잡이 주변을 조금 감아 쥐듯이 하고 가운데 손가락으로 중심부를
받치고 4번째 손가락이 살짝 걸치는 정도가 좋습니다. 새끼
손가락은 4번째 약지에 올려 두는 듯 하게 하면 좋구요.
아무튼
이런 자세로 라켓을 잡게 되면 결과적으로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에 공이 맞는 느낌이 굉장히 정확하게 전달 됩니다. 우선 러버가 한 장이기 때문에 쉐이크 핸드에 비해서 와 닿는 감각이 더 직접적인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감각이 손가락에 직접 닿는 다는 것입니다. 공이
가운데에 맞고 있는지, 그리고 공이 라켓 면까지 깊이 닿는지 닿지 않는지 등등이 매우 직접적으로 느껴집니다. 반면 쉐이크 핸드의 경우는 라켓에 러버가 두 장 붙어 있는 상태이므로 공이 타구되더라도 뒷면까지 와 닿는 데는
러버 두 장을 거쳐서 전달된다는 차이도 있구요, 또 손가락에 닿는 직접적 감각 보다는 손바닥 전체적으로
전달이 되므로 아무래도 감각이 둔하지요. 그래서 실제로 탁구를 배우는 단계에서 일펜 그립이 쉐이크 그립
전형보다 더 감각적으로 빨리 익히게 됩니다. 공이 가운데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본능적으로 구분하게
되고 그것이 감각에 많은 도움을 주지요.
반면에 쉐이크 핸드는 자세 자체는 편할지 몰라도 감각적인 면에서
일펜에 비해 둔하기 때문에 초기에 애를 먹게 됩니다. 공이 가운데 맞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본인이
거의 모르기 쉽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매번 아래 쪽에 맞추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간혹 가다가 위쪽에 맞추는 형태로 굳어 버리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공을 가운데에 맞춘다는 것은 임팩트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초보 단계에서는 중요한 레슨 포인트입니다. 특히 라켓의 아래 쪽에 공을 맞추는 습관을 갖는 분들은 후에 드라이브 배울 때 공이 얇게 맞아서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조금 비껴 맞으면서 위로 공을 긁어 올리는 방식으로 습관이 형성되기 쉽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공을 가운데 부분에 맞추도록 의식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쉐이크 핸드 초보자의 경우는 이런 이유로 인해 레슨을 받으면서
공이 라켓의 어느 면에 맞고 있는지를 코치가 중간 중간 점검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2)
길이의 차이
이
부분은 그립의 형태, 손목의 모양 등에 따라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만, 라켓의 구조 상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첨가해 둡니다. 통상
라켓을 잡는 방식으로 라켓을 잡게 되면 일펜은 쉐이크 핸드보다 조금 더 전체의 길이가 더 길게 됩니다. 각형
일펜 블레이드가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길이 자체가 더 길고, 또 쉐이크 핸드는 손아귀에 라켓의 윙부분이
묻히지만 일펜은 손 아귀에 윙 부분이 살짝 걸치는 방식으로 쥐게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길이의 차이는
실제 타구의 파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지요. 바람직한 그립 형태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하지만
실력이 늘면서 이런 차이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펜의 경우 드라이브를 배우면서 라켓 끝이
밑으로 조금 떨어지면서 손목을 쓰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포핸드 롱을 할 경우에는 공이 맞는 곳 까지의 전체 길이가 조금 짧아지는 결과가
일어나구요, 쉐이크 핸드의 경우는 실력이 늘면서 라켓을 조금 들었던 자세에서 조금 더 라켓을 수평하게
팔 방향으로 내리게 되면서 라켓 끝이 닿는 일이 범위가 더 길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보자에게
있어서는 편하게 쥐는 방식으로 잡았을 때 일펜이 쉐이크 핸드의 경우 보다 더 공을 맞출 수 있는 범위, 즉
어깨로부터 라켓 끝 가지의 길이 자체가 더 길다고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