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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월요일 |
2013/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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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히브 1,1-6 복음 : 마르 1,1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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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용기 14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15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16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7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18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19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20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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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유독 폐지를 줍는 노인이 많다. 보슬비가 추적추적 오던 어느 날,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인도에서 폐지를 나르던 할머니를 보았다. 물론 아이와 나는 할머니보다 걸음이 빨랐다. 건널목으로 들어오던 차를 보고 딸과 나는 얼른 지나갔다. 하지만 할머니는 걷는 것이 아니라 기어간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천천히 손수레를 끌며 가셨다. 순간 자동차가 경적을 울렸고, 난 망설이며 가던 길을 갔다.
집에 와서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 도와드릴 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어디까지 도와야 되는지, 우산을 드릴 수도 없고 아이도 챙겨야 했는데,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그 짧은 건널목 건너는 것을 돕는 일은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난 그 순간 별별 생각을 다 한 것이다.
공을 쌓는 일에 나는 늘 망설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은 일에도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고, 짧은 봉사도 한번 시작하면 계속하게 되는 게 두려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빠질 생각만 한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내 형편에 내 환경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합리화를 한다.
내가 생업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만큼은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망설이는 마음 때문에, 앞으로 일어날 일 때문에 봉사하는 일 앞에서 주저하는 것은 줄여야겠다. 나한테는 망설이는 마음 대신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장유진(수원교구 신장동 천주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