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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변신이야기
연극 <변신이야기>는 10개의 에피소드와 2개의 막간극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12개의 이야기인가..
객석은 지정석인 1층과 자유석인 2, 3층 모두 관람가격이다. 뭐 이래? 라고 생각했는데 2층에서 봤는데도 불편하지 않게 재밌게 봤고 오히려 시야가 확 트여 더 잘 보인 거 같다.
극장에 들어서니 무대 위에 커다란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이랄까, 목욕탕이랄까 네모 반듯한 수조가 무대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그리고 고래야 밴드가 그 뒤쪽에 자리잡고 있다. 사실 연극에서 라이브와 함께 공연되는 일은 많지 않은데, 극의 퀄리티가 시작 전부터 느껴지는 부분이다.
극이 시작되니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등장해 읊조린다. "우리의 몸, 어떻게 신들께서 우리의 몸을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 그리고 다른 여자가 등장해서 신비로운 유리병을 흔들며 동조한다. 천지창조. 세상이 어떻게 열렸으며 우리 인간은 어떻게 변신하는가.. 쉽지않은 물음과 함께 두번째 에피소드인 '마이다스'로 넘어간다. 모두 12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변신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 같다. 대부분 많이 알려진 이야기들인데 조금씩 틀거나 변화가 더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신화시대의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신선한 소재와 특징있는 작품들을 소개해 온 노네임씨어터컴퍼니의 작품이라서 그냥 믿고 봤는데 역시나였다. 물론 연극을 많이 접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대사가 많고 스토리가 단순하게 흐르지 않는 극들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어, 뭐지? 할 수도 있는 극들을 주로 올리지만, 어쨌든 재미있다. 지금까지 노네임에서 올린 작품들은 전부 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작품이 <변신이야기>인 것같다.
작품에 대한 정보는 일부러 미리 읽어보지 않았는데, 첫날 공연이라, 보고 나온 뒤에 프로그램북과 대본집을 읽어보았다. 극을 보면서 갸웃했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배우들.. 다 해결됐다. ㅋ 그래서 노네임의 프로그램북과 대본집도 빠짐없이 모두 챙겨둘만하다. <타조소년들>에서 오정택 배우 연기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이번 작품을 첫날부터 찾아가서 봤는데, 역시 참 독특한 분위기의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연극 <반신>에서 인상적이었던 전성민 배우도 많은 역할을 200% 이상 소화한 듯하다. 정말 맘에 드는 두 배우. 그리고 이형훈 배우는 참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역할을 해도 튀지 않으면서 잘 녹아든다. 발성과 목소리도 참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는 무대에서 라이브 연주가 흐르기 때문에 대사 전달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 거기에 물을 활용하는 신에서는 더더욱 안들린다. 하지만 생동감을 준다는 부분에서 대사는 대본집을 참고해서 참고 그냥 봐야할 듯. 만약에 대사 전달을 위해서 라이브와 물을 활용하는 장면들을 제한해야 한다면 참 아까울 거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퇴근 후에 가기가 참 힘든 거리지만 꼭 폐막 전에 다시한번 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