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에 최적화된 여름 휴가지
고창 동호해수욕장
동호해수욕장에는 세 가지가 없다. 첫째 파라솔, 둘째 모터보트, 셋째 바가지. 대신 세 가지가 있다. 작렬하는 태양을 시원하게 가려주는 아름드리 노송숲, 생명의 보고 갯벌과의 물아일체를 경험할 수 있는 갯벌 체험, 그리고 ‘동호해수욕장’ 여섯 글자를 기억하게 할 아름다운 노을이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객에게 최적화된 해수욕장, 고창 동호해수욕장의 숨은 경쟁력을 살펴본다.
해송과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작고 조용한 동호해수욕장
소나무 그늘 아래 차를 대는 천연 오토캠핑장
어린 자녀나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름휴가라면 뙤약볕 아래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큰 고역인가. 동호해수욕장은 해변 깊숙한 곳까지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다. 차에서 발을 내딛는 곳이 바로 우리 가족의 캠핑 사이트가 되고, 그곳으로부터 열 걸음만 걸으면 해변 백사장을 밟을 수 있다. 동호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차를 대고 텐트를 칠 수 있는 천연 오토캠핑 해수욕장이다.
동호해수욕장은 해변 안쪽 소나무 숲에 차를 바투 댈 수 있다.
남북 길이 1km의 아담한 동호해수욕장은 해변을 따라 해송이 도열하듯 서 있다. 중앙의 해수욕장 입구를 기준으로 북쪽 해변에 아름드리 노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차를 소나무 둔덕 아래에 대고 둔덕의 평평한 곳에 텐트를 친다. 수령이 족히 백년은 훌쩍 넘어 보이는 정이품송급 소나무 숲을 오롯이 우리 가족의 것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북쪽 해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소나무의 용도는 다양하다. 텐트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울 뿐 아니라 해먹을 걸거나 텐트의 그늘막을 묶어 고정할 수도 있다. 소나무 아래 캠핑의자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남편의 실루엣과 해먹 위에서 마냥 신난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은 소나무 숲이 선사하는 보너스 컷이다.
동호해수욕장 제1의 경쟁력, 북쪽 해변 노송 숲
남쪽 해변에도 소나무 숲이 있으나 근래에 조성하여 그늘이 그리 풍성하지는 않다. 하지만 소나무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어 차와 텐트를 가릴 만한 그늘은 충분하며, 나무가 작은 대신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이 좋다. 그렇다면 북쪽으로 갈까, 남쪽으로 갈까? 천연기념물급 소나무 그늘이 필요하다면 북쪽 해변을, 텐트 1m 옆에 차를 대고 수시로 왕래해야 한다면 남쪽 해변을 권한다.
텐트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는 남쪽 해변
안전한 수심, 건강한 바닷물, 물아일체 갯벌 체험
가족여행에 최적화된 동호해수욕장의 경쟁력은 소나무뿐만이 아니다. 동호해수욕장은 수심이 0.5~1.5m로 낮다. 해수욕장 바닥이 평평하고 갯벌 실족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갯골(갯고랑)이 없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염도가 다른 해수욕장보다 더 높다. 조수 간만의 차이가 커서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에 태양에 노출되는 드넓은 갯벌이 마치 염전의 증발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염도가 높은 바닷물은 피부병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직접 물맛을 보는 것은 금물이다.
동호해수욕장은 수심이 낮고, 갯벌이 평평하고 넓어서 안전하다. 드넓은 동호해수욕장의 갯벌
동호해수욕장에는 굉음을 내는 모터보트가 없다. 동호해수욕장은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같은 요란한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것보다 조용히 파도 소리를 들으며 갯벌을 체험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해변의 상점에서 체험 도구를 구입해 직접 조개잡이에 나서도 되고, 펜션 등에서 운영하는 갯벌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트랙터를 타고 이동하는 갯벌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갯벌 깊숙이 걸어 들어가는 수고를 덜 수 있고,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조개와 게 등을 잡을 수 있다. 좋은 자리를 잡았다면 백합구이로 푸짐한 술안주를, 그렇지 못해도 된장찌개에 얹을 정도의 백합을 잡을 수 있다.
동호해수욕장 갯벌 체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걷기 좋은 곳
동호해수욕장의 은은한 저녁노을
시원한 소나무 그늘에 텐트를 치고, 염도 높은 바다에서 물놀이도 하고, 다리가 살포시 저릴 정도로 갯벌 체험도 했으니 이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태양이 기력을 잃을 때쯤 동호해수욕장의 명사십리를 걷는다. 동호해수욕장은 은은하게 물드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숲길과 바닷길을 번갈아 걷기에 좋다. 해는 이제 뜨겁지 않고 눈부시지도 않다. 해가 떨어지는 먼 바다에 위도가 둥실 떠 있고, 해변 북쪽에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이 병풍처럼 우뚝 펼쳐져 있다.
노송 숲이 우거진 북쪽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면 숲을 따라 내려와 남쪽 해변 끝까지 걸어보자.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이 아니라 트랙터가 다닐 정도로 백사장이 단단해 사뿐하게 산책하기 좋다. 동호해수욕장은 휴가지의 바가지 상혼 대신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왼쪽/오른쪽]물 빠진 백사장은 발이 빠지지 않고 평평하여 산책하기 좋다. / 소나무 숲 사이로 보는 동호해수욕장의 저녁노을
해수욕장 편의시설도 나쁘지 않다. 해수욕장 중앙 입구 쪽에 급수대 두 곳과 화장실 두 곳이 있으며, 샤워실도 한 곳이 설치되어 있다. 담수가 귀한 해수욕장이지만 급수대의 수압이 세서 음식 손질과 설거지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화장실과 샤워장의 청결 상태도 양호하다. 상점 앞 평상을 이용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하나 그 외 텐트 자릿세나 주차비는 없다. 관광안내소와 안전관리센터, 매점, 식당 등도 해수욕장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왼쪽/오른쪽]동호해수욕장 안내판(급수대 2, 화장실 2, 샤워장 1) / 급수대
선운사, 고창 고인돌 등 대한민국 대표 관광자원이 가득
동호해수욕장 주변에는 둘러볼 곳도 많다. 고창에는 선운사, 고창읍성, 청보리밭, 고창 고인돌 등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자원이 그득하다.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작설차 등 식도락도 빼놓을 수 없다. 동호해수욕장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귀가하기 전 하루나 한나절 정도 스케줄을 비워두면 고창의 관광명소 두어 곳을 들를 수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을 추천한다.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다채로운 곳은 아니지만,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 주변에 자리해서 접근성이 좋고, 고인돌박물관과 고인돌 주변 탐방 코스가 잘 정비돼 있다.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운곡습지와도 연계되어 자녀들의 현장학습에 제격이다.
[왼쪽/오른쪽]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 고창고인돌박물관 내부
여행정보
동호해수욕장
주소 : 전북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
문의 : 안전관리센터 063-564-6851(해수욕장 개장기간만 운영)
고창군청 해양수산과 063-560-2636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063-560-2456
1.주변 음식점
바다마을장어구이 : 장어구이 / 고창군 해리면 명사십리로 914 / 063-564-7092
연기식당 : 풍천장어 / 고창군 아산면 선운대로 2727 / 063-562-1537
우정회관 : 간장게장, 석화정식 / 고창군 심원면 심원로 196 / 063-561-2486
2.숙소
힐링카운티 : 고창군 고창읍 석정2로 173 / 063-560-7300
햇살가득한 집 :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86 / 063-562-0320
세레노펜션 : 고창군 부안면 인촌로 56-6 / 063-561-6080
첫댓글 좋은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