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에게 전신마취 4시간 수술은
생애 처음 경험한 엄청난 사건이었을 것이다.
비장애인들은 치아를 뽑거나 치료를 할 때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중중장애인 우리에게는 엄청난 공포다.
결국 전신마취를 하고 4개의 치아를 발치하고,
4개의 치아는 씌우기 위해 작업을 하고,
2개는 땜방을 하고 돌아왔다.
엄마가 새아빠랑 수술이 끝나자 바로 자오쉼터로 데리고 왔다.
오면서 죽집이 어디 있느냐 묻기에
이 근처에는 죽집이 없고 마트에 가면 일회용 죽이 있을 거라고 했다.
일회용 죽 5개를 사들고 왔다.
그리곤 바로 가려고 한다.
아이는 마취가 풀려가니 아파서 기운이 없는데...
못된 성질머리 내가 한 마디 했다.
"내가 부모라면 아이가 전신마취 수술 후 아직 마취도 덜 풀렸으니
집에 데리고 가서 하루 밤 쯤 지켜보다가 데리고 오겠습니다."
에고 말을 해 놓고 안 할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란 말이 통하는 사람에게 해야 가치가 있는데...
우리 부모가 돌아간 지 30분 있다가 죽을 데워서 먼저 먹였다.
덩달아 삼촌들도 이른 저녁을 먹었다.
우리는 내 밥까지 더 먹고 약을 먹었다.
조금 있다가 자라고 했더니 눕는다.
저녁 8시쯤.
우리가 소리를 지르기에 가 봤다.
얼굴이 많이 부었다.
아픈지 입 안에 손가락을 집어 넣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상했다.
왜 이러냐고 현우에게 물어 보니 서서 이불에다 오줌을 쏴버렸단다.
얼른 세탁기에 넣으라고 해 놓고 걸레 빨아와서 방을 닦았다.
우리는 그냥 팔짝팔짝 뛰며 괴성만 지르고...
아파서 그러는 것 같다.
다시 이불을 깔아주고 눕게 했다.
기도해 주고 우리 곁을 지켰다.
2시간 정도 끙끙대다가 잠이 들었다.
그래...
아무래도 아파본 경험이 있는 내가 더 낫겠지.
그래서 우리부모가 데려가는 것보다
내게로 데려오는 것이 낫기에 그렇게 인도하셨겠지.
수술한 우리에게는 그것이 더 좋은 편이었겠지.
그래서 하나님은 그렇게 인도하셨겠지.
첫댓글 마취에서 깨어날때. . 많이 힘들고 아프지요.
말못하는 우리. . 얼마나 힘들었을까요?목사님도 힘드셨겠습니다.
그 모든것들 사랑으로 보듬을수 있는 분이 어서 오시기를. . .
아이가 몇살이예요?
목사님께서 돌보시느라 참으로
고생 많이 하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