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온몸이 바짝바짝 타 들어갈 듯 건조하다. 뭔가를 바르고 또 발라도 메마른 피부를 계속 긁적거릴 뿐. 늦기 전에 보디 보습 전략을 세워야지 안되겠다. 부디 남은 겨울 촉촉하게 나기 위해!
보디로션을 바르는 날이 1년 중 하루 이틀에 지나지 않았었다. 바른 뒤 바로 옷을 입거나 이불을 덮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그 눅눅하고 꿉꿉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 하지만 지난겨울, 온몸에 참지 못할 건조감을 느끼며 등과 엉덩이, 허벅지를 벅벅 긁어대는 나를 발견한 뒤로는 한여름에도 보디 크림을 달고 산다. 사실 다들 비슷하지 않나? 몸은 아무리 건조해도 무시해 버리기 일쑤, 겨울만 버티면 좀 괜찮아지는 데다(좀 더 솔직해지자면) 옷으로 가려지는 몸에까지 돈을 써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하지만WE클리닉조애경
원장은 이런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몸은 데콜테나 등 쪽을 제외하면 얼굴에 비해 피지선이 거의 없어요. 건조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더구나 한겨울에는 난방기구에 직접 노출돼 수분이 고스란히 말라버리니 상태가 악화될 수밖에요." 그럼에도 얼굴에 비해 보디 피부를 너무 등한시한다는 게 문제다.
얼굴에는 하루 두 번 토너와 에센스, 크림을 단계별로 레이어드하고, 주기적으로는 물광 주사나 히알루론산 필러 등의 시술도 감행한다. 정성도 이런 정성이 없다. 반면, 몸에는 하루 한 번, 보디 크림을 바르면 끝이다. 낮 시간을 비교해 봐도 메이크업을 수정하며 유수분을 보충해 주는 얼굴에 비해, 몸은 옷으로 둘러싸인 채 수분을 접할 길이 없다. 면적 대비 푸대접도 이런 푸대접이 없다.펄 스파 by 미키모토 코스메틱의수정
부원장은 샤워하는 습관도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거나, 헹군 뒤 뽀득뽀득한 느낌을 선호하거나, 바싹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문질러 닦으면 머지않아 심각한 보디 피부 탈수증에 직면한다는 것. 계면활성제가 적은 오일 또는 젤 클렌저를 손으로 가볍게 문질러, 조금 춥더라도 미지근한 물로 짧은 시간 내에 헹궈내는 것이 철칙.
또 물기를 닦을 땐 '세상에서 내 몸이 제일 소중하다는 듯'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감싸며 두드리는 것이 포인트다.수아연한의원박소연
원장은 아예 물 샤워만 하거나 등이나 데콜테, 겨드랑이와 음부, 발가락 사이 정도만 선택적으로 클렌저를 사용하라고도 한다. 각질을 제거하겠다고 스크럽에 열심인 것도 그릇된 습관. 각질층은 두께가 약 10μm에 불과하지만 수분 증발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뒤꿈치와 팔꿈치에만 스크럽을 하고, 알갱이가 오일과 믹스돼 있는 제품이라면 헹굴 때 유분막이 형성돼 더욱 좋다.
극한 건조 보디 피부를 체험한 에디터가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본 끝에 내린 결론도 덧붙이면 첫째, 보디 컨디셔너를 꼭 쓸 것. 헤어 컨디셔너를 쓰는 이유와 같다. 샴푸만 하고 헹궜을 때의 푸석함이 지금껏 당신의 보디 상태, 여기에 컨디셔너를 추가하면 매끈한 감촉에 샤워기 밑에서 계속 몸을 쓰담쓰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베이비 오일을 보디 컨디셔너 대용으로 쓸 수 있다는 건 <엘르> 뷰티 디렉터김미구
의 꿀팁! 둘째, 몸에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물기와 함께 '치덕치덕' 바를 것. 보디 제품을 아예 욕실 수납장에 보관하고 샤워 후 바로 꺼내 바르는 게 효율적이다. 이마저도 한나절이 지나면 약발이 떨어지므로 설령 샤워를 안 했더라도 수시로 보디 미스트를 뿌려 촉촉하게 물기를 준 다음, 그 위에 로션이나 크림을 덧바를 것.라프린힐스피부과김은영
원장이 제안하는 밀폐 요법도 주말 스페셜 케어로 시도해 보길. "세라마이드나 지방산이 충분히 들어 있는 묵직한 제형의 보디 제품을 바르고 10분간 랩을 씌워두면 침투와 흡수력, 보습력이 훨씬 증대됩니다." 자, 이것으로 빈틈없는 보디 보습 전략이 정리됐다. 이제는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할 당신의 몫만 남았다!
ELLE RECOMMENDS…
1
풍부하고 상쾌한 장미 향과 농밀한 텍스처를 지닌 크렘 리쉬, 딥티크.
2
손이나 스펀지에 덜어 부드럽게 문지른 뒤 헹구는 로즈 아르간 보디 컨디셔너, 러쉬.
3
묽은 로션 텍스처로 발림성이 좋은 라떼 뻬르 일 꼬르뽀, 산타 마리아 노벨라.
4
눅진눅진한 밤 제형으로 마사지하기 좋다. 와일드 로즈 바디 일릭서, 닐스야드 레머디스.
5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저자극 젤 타입 클렌저. 샤워 클렌징+스킨 케어, 노에사.
6
즉각적으로 피부 갈증을 해소하는 로즈 에 렌 프레쉬 페이스 & 바디 미스트,록시땅.
7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기능의 레쥬비네이트 인텐시브 바디 밤, 이솝.
8
오일이 함유돼 수분 손실을 막아주는 제라캄 A.D 클렌징 오일 워시,아벤느.
9
샤워 시 듬뿍 발라 헹궈주면 온종일 보들보들. 레귤러 오일, 존슨즈베이비.
editor 정윤지 PHOTO MARC PHILBERT,전성곤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