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는 지인과 도봉산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장장 왕복 20Km에 이르는 다소 지루한 길이었지요.그런데 제 또래의 한 지인은 우리문화에
대한 지식이 정말 해박한 분이었습니다.그래서 이 분과 대화를 나누면 끝이 없답니다.
마지막으로 알탕?이라 하여 한적한 물가로 가 훌러덩 알몸으로 멱을 감자 하네요 ㅎ.
그런데 제가 누굽니까? 그래도 공맹의 도리를 배운 이 몸이 우찌 훌러덩 하겠습니까??
마지못해 팬티만 걸치고 우람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몸을 식혔답니다 험험~!
이 양반 근데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지라 선거 때만 되면 선거운동하느라 정신없는데
지난 번 총선 때 밀었던 후보가 떨어졌답니다.하필이면 제 동창 놈의 지역구에서... ㅋㅋㅋ
하여튼 정치하는 사람들 입심이 대단하더군요^^ 다음 번 대선에서 자신이 밀고자 하는 사람
이 당선되면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 자리 하나 꿰어찰 야심을 갖고 있는데,제가 보았을
때 충분히 역량이 있는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공단 이사장 하면 저한테 저 설악산 남교리의 산지기 자리 하나
줄 수 있겠느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 왈 "아니 고작 그런 자릴 원하십니까"라고 ㅎㅎㅎ
저 왈 "지금 하는 일도 그저 막일을 하는데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자연을 벗삼아 한 몇년
생활하다 보면 자연의 일부가 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터이니 이 아니 아름다움 아니
겠습니까?" 정치 모리배들 말은 신임할 수 없겠지만 어찌됐든 저 역시 청탁하기는 한 모양
입니다 ㅎ.그래서는 안되겠지요???
유명한 이백의 시 한수 놓고 갑니다.
山 中 問 答 ... 李 白
산 중 문 답 이 백
問 余 何 事 棲 碧 山
문 여 하 사 서 벽 산 어쩐 일로 저 푸른 산에 사느냐 물으시기에
笑 而 不 答 心 自 閒
소 이 부 답 심 자 한 마음이 한가로울 뿐임을 웃음으로 대신했다네
桃 花 流 水 杳 然 去
도 화 유 수 묘 연 거 복사꽃 물따라 흘러 아득해져 가니
別 有 天 地 非 人 間
별 유 천 지 비 인 간 이곳이야 말로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 아니던가
이 시에서 笑而不答(소이부답)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되었다.직역하자면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인데 오늘 날은 뜻이 변형되어 '말을 아끼고 내실을 꿰한다'는 의미다.
이 삶방에 웃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 그 유래와 겸사겸사 제 마음 한자락 놓고 갑니다^^
첫댓글 笑而不答(소이부답) - '말을 아끼고 내실을 꿰한다'
^^ 감사합니다
그물 오염되서 아니되는디요~ 팬티만 그것도 노굿입니다~그양반 한자리 주면 저도 불러주세요ㅋㅋㅋ
산의 물은 흘러흘러 가는 이치인지라 오염된 물은 벌써 흘러가버렸지요^^
더운날 산행후에 알탕은 해 본 자만이 알지요~
아이 시원해라~
ㅎㅎㅎ
뼛속까지 파고드는 그 시원함... 감사합니다^^
지난해인가? 사진방에 제 친구 지아네가 올린 족탕 사진은 있는디....이 통통한 다리가 완전 무시통으로 나와 웃었지만.....ㅎㅎㅎ소이부답이라....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라 여겨집니다.....ㅎㅎㅎㅎㅎ
세월은 참 유수와도 같이 빨리 흘러가지요.이 시에도 나와있는 바와 같이 '도화유수묘연거'라 복사꽃 물따라 흘러흘러 아득해져 가니... 우리네 인생살이 그리 가겠지요.편안한 한 주 되십시요^^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 함께하셨으니 행복하셨으리라...말을 아끼고 내실을 꿰한다란 좋은 말씀 여러번 읽고 또 읽으며 그리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인(知人),지음(知音) 등은 같은 맥락의 말로서 참으로 자신을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벗을 의미하지요.한 주 간도 건강한 아름다움이시기를요~
왜 사느냐고 묻거던,,,,그냥 웃지요,,,라는 말이 생각납니다,,,,말로써 말 많으니 말 않을까 하노라,,,,ㅎㅎㅎ,,,감사합니다,,,님의 심신이 참 맑으시네요.
아마 그 시 제목이 홍 사용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