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겠습니다. / 안 성란
밤이면 꿈속에서 악몽을 꾸듯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불현듯 떠오르면
밤잠을 설쳐가며
당신의 형상을 붙잡으려 몸부림칩니다.
아련히 떠오르는 밤의 속삭임은
하나 둘 지우개로 지우듯 지워져 가고
점점 멀어지는 달빛을 보며
행복했던 그림이 스쳐갈 때
울컥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아무 일 없다고 다독여 보지만
보이지 않는
사랑 때문에 아픔만 남아 버립니다.
날 사랑하느냐고.
사랑하고 있느냐고 묻지 않겠습니다.
행여 당신이 멀어질까 봐
이별이 올까 봐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까 두려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당신이 남겨준
아름다운 속삭임을 기억하며
당신이 오실 날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