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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에 스트레스 받고 계신 회원님들이 계신 것 같아서 제 영어공부 얘기를 좀 해 볼 까 합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때 제 영어성적이 100점 만점에 10-30점 사이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영어 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였죠. 졸업등수가 문과에서 전교 5등 정도였습니다. 물론 끝에서 5등 말이죠. 한마디로 선생님들도 포기한 바닥에서 발발기는 성적을 가진 학생이었습니다. 항상 공부를 못했던 것은 아니고 중학교 때는 전교 10등 안에도 들었고 반석차도 1등 아니면 2등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너무 빨리 알아버렸었는지 고등학교 때는 방황만 하게되어서 술, 담배, 놀러다니기로 시간만 때우고 공부와는 완전 남이 되어버렸죠. 그러니까 실제 영어실력은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백지인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졸업 후 집안사정으로 미국이민비자가 두 번 연기되는 바람에 일년동안 웨이터질 하면서 돈벌고 그 돈으로 또 술마시고 여자만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진짜 이민가게 된 다는 사실을 비행기타기 한10일 전 쯤에 알게 됩니다. 이민에 대한 준비는 전무한 상태로 미국에 오게 된 것이죠. 사실 개인적으로 이민 올 생각도 없었고 군대나 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연로한 부모님만 이민가게 되는 것도 그렇고, 군대영장도 이미 한번 연기된 상태라서 이민비자 포기하면 바로 군대가야 하는데 휴가 나와봤자 갈 곳도 없고, 제대하고 나서도 무일푼이니 살 길도 막막할 것 같고, 또 내 처지에 맨땅에 헤딩하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 미국에 오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죠. 개인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자위하고 있습니다만은 한국에서 군대가신 분 들에게는 항상 미안하고 쪽팔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바로 그 주에 일을 나가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돈없이 이민 온 분들이나 불법체류하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한국사람들 밑에서 잡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말이죠. 사람이 사람취급 받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란 걸, 그리고 영어 한마디 못하니 딴 곳에서 일자리를 구 할 용기조차 없어 주인이나 그 식구들 앞에서 비굴하게 굽신거리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 보이는 걸 잘 아실겁니다. 진짜 한국 있었을 때 같았으면 다 반쯤 죽을 만큼 두들겨 패놓고 휘파람 불면서 감방이라도 가겠는데, 상황이란게 참 사람을 바보로 만듭니다. 그것도 공부라면 공부라서 그 후로 나에게 병신짓하지 않는 이상 남을 갈구는 일은 하지않게 되었으니 좋은 일이겠죠. 미국에 살면 영어가 자연스럽게 는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거 없습니다. 영어는 공부하지 않는 한 미국에 살아도 절대로 배울 수 없습니다. 미국사람이나 한국사람이나 돈주고 부탁하지 않는 이상 누가 그 많은 시간을 내어서 영어를 가르쳐 주겠습니까.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만 영어에 관심없던 사람이 왜 영어를 공부하려고 했는지 설명하려고 좀 장황하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일년을 일했죠. 영어실력은 고등학교 졸업때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제로상태였죠.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합니다. 물론 독학, 그리고 맨땅에 헤딩.
티비를 열심히 보고 라디오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저기 나오는 건 미국사람이고 저 사람이 하는 말은 영어다, 딱 그정도 였습니다. 도무지 아무리 보고 들어도 이해가 불가능한 외계어였죠. 하지만 반드시 알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칼을 품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어가 영어로 들리지 않고 말로 들립니다. 물론 아직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그래도 말로 들립니다. 영어로 된 영어교재를 샀습니다. 총 세권짜리였는데 아무 서점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교재입니다. 1권 1과에 알파벳 나오고 2과에 Hi, I am Tom 이런거 나오고 세권 다 마쳐도 우리나라 중학교 문법수준을 못 넘기는 그런 교재입니다. 그러나 사실 영어문법은 간단합니다. 진행형 만들 줄 알고, 수동태 말들 줄 알고, 시제 구별 할 줄 알고, 가정법 할 줄 아는 정도면 영어문법은 대충 끝납니다.
드라마, 뉴스, 광고, 다큐, 등등 가리지 않고 봤습니다. 영화대본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볼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보는거죠. 읽을 만한 것들은 손에 잡히는데로 뭐든지 읽어 봅니다. 물건포장지, 박스, 신문, 전단지, 제품설명서, 매거진 등등. 물론 처음엔 완전히 까막눈, 까막귀나 다름 없었죠. 하지만 점점 나아집니다. 단어장 그런거 안만들었습니다. 영영사전 찾아봅니다. 그러다 정 이해가 안가면 영한사전을 이용합니다. 기억이 안나면 다시 한번 찾아 봅니다. 잊어버리면 열번이고 또 찾아봅니다. 그렇게 2개월 정도하니까 슬슬 영어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3개월이 되니 자신이 붙습니다. 6개월이 지나니 스스로 영어를 배우는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냈다는 것이 영어를 마스터 했다가 아니라 이렇게 빡세게 공부해야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자각이 들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6개월 후 일반적인 영어대화 80-90% 알아 듣고 말 할 수 있었습니다. 티비는 70% 정도 라디오는 60% 정도 무리없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 영어 실력을 평가하고 싶었죠. 토플문제집을 하나 사서 풀어봤습니다. 거의 만점에 가깝게 나오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대견했습니다. 신기하게 답이 눈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한번도 토플 공부해 본 적 없었는데 말이죠.
부족한 점은 있었지만 6개월만에 일상적인 영어생활에 지장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 때 부터 개인적인 심화학습에 들어갔죠. 더 많이 읽어보고 더 많이 말해보고 그 때부터는 영어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사용하고 있는 영어 어휘의 60-70%는 사전에서 찾아보고 배운 것들이 아닙니다. 영어를 배우고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들 입니다. 신기하죠.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어휘력은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납니다. 공부했던 기억이 없는데 내가 이런 단어도 알고 있었나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한번 이해한 단어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됩니다. 잊어버리려 아무리 노력해도 잊어버릴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소수의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 한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소수에 불과 합니다. 문법도 마찬가지 입니다. 따로 문법책을 한권도 읽어 본 적이 없었지만, 자꾸 영어를 하게 되면서 머리속에 문법이 자동적으로 형성됩니다. 문법은 습관입니다. 학문이 아닙니다. 그 습관에 익숙해지면 사실 문법책이란 것은 무의미 해 집니다. 해석도 하지 않습니다. 해석을 하기전에 이해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니 해석이란 개념이 불필요 해 집니다. 발음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아직도 악센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음이 이해가 되면 비록 원어민의 억양을 100% 습득하지는 못하지만 그 비슷하게 따라하게 됩니다. 솔직히 나중에 문법책을 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영어에 완전히 익숙해진 후였고 문법책도 영어학습자용이 아닌 영어원어민을 위한 문법책이었으니 내용이 상당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단기대학교에 가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인터뷰하고 에세이 하나 쓰고 영어필기시험보고 바로 전공클라스로 배정받았죠. ESL 수업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하더군요. 전공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가 사용하던 영어 이해하는 것이 솔직히 껌씹는거 만큼 쉽더라구요. 하지만 또 맨날 친구들과 술타작에 약질하고 파티만 찾아 돌아다니느라 자퇴하고 그 뒤로 고생만 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아, 이 개털인생. 여러분, 학교공부는 할 수 있을 때 잘 마치시길... 그게 인생건강에 정말 보약입니다.
마지막으로 뭐 아무거나 영어로 된 것들이 술술 읽혀지니 그 재미가 꽤 쏠쏠했는데 한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소설이었습니다. 싸구려 페이퍼백 소설들 있죠. 그게 어렵습니다. 수준이 개뿔 높지도 않은 내용인데 각종 미사어구와 싸구려 묘사들로 가득차 있는데 이해는 대충 되는데 전체 문장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게 사람 잡더군요. 그때가 영어공부 시작한지 일년쯤 되었던 시기였죠.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Penthouse Letters와 그 비슷한 아류의 잡지들, 한마디로 야설잡지들이죠. 그게 내용은 포르노지만 묘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참고로 야동은 이용하지 마세요. 뭐 말이 제대로 나와야 공부가 되는거죠. 99% 대사가 응응응이니까 배울거 없습니다. 하여간 야설심화학습을 독학으로 마친뒤 페이퍼백 소설들 읽어보니 일사천리더라구요. 꽤나 기특한 교재였씁니다. 워낙 쌍스런 표현과 쌍욕들이 난무하는 내용이다 보니, 나중에 그걸 응용해 욕을 해지르면 미국녀석들이 상당히 파워풀하고 맛깔스럽다고 좋아들 합니다. 덕분에 인기도 Up. 미국와서 욕질하나는 제대로 배웠네요.
뭐 주저리주저리를 마치면서 제가 하고자하는 말은 영어공부에는 왕도가 없겠고, 여러분이 하고있는 방법도 다 맞을 겁니다. 하지만 저도 나만의 방법으로 공부했고 그게 무식하게 보이는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단기간에 효과를 옴팡지게 본 방법입니다. 솔직히 한국 영어문법책들 나중에 호기심에 한국서점에서 읽어 보기도 했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내용들이 참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났습니다. 아니 왜 이따위로 설명하고 또 이따위 내용들이 중요한 듯 거론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죠. 90% 쓸데 없는 내용으로 참 돈 쉽게 벌고 있네라는 생각.... 뭐 개인적인 생각이니 신경쓰실 필요는 없구요. 영어요? 하면 됩니다.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영어 한다고 특별히 잘 되는 거 없다고 봅니다. 특히 초중급자들에겐 말이죠. 예, 어느 정도 메리트는 있겠죠. 하지만 투자대비 효율성은 한 10% 될까요. 요즘 인터넷도 있고 방법 참 많찮아요. 문제는요... 얼마나 절실히 하는냐가 문제죠. 하고싶은 마음만 굴뚝같으면 뭐합니까, 공부자체를 절절하게 열심히 못하니까 않되는 것이고 속도가 더딘 것이죠. 그 이외는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영어교재나 강의같은데 쓸데 없이 과소비하지 마세요. 그 돈 모아서 영어 좀 하게 되면 여행이나 다니세요. 영어공부하는데 사전포함해서 다섯권 이상의 교재도 필요없다고 봅니다. 다섯권도 많죠. 왜냐하면 요즘이 널리고 널린 이 세상이 다 영어교재 아닙니까.
에고고, 쓸데 없이 말만 길어지네요. 건강들 하시고 모두를 건투를 빕니다. 영어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도구에 불과하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들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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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willtravel님, BRAVO!! 입니다.. ^^* 저처럼 몰라두 배째~ 로 공부하셨네요... 저도 미국 첨 와서 고등학교 다니려니까 그당시 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발음,문법 다 소용없던데요.. 미국와서 단어 제대로 외워본적 없습니다... 정 급하면 저도 사전찾아 spelling 체크를... ^^* 한국 문법책만 외우면 영어 절대 안늡니다.
한국 문법책만 외우면 영어절대 안는다는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문법은 한국교재보다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원서로 공부하시는게 가장 좋다는...English grammar in use 같은 교재로.... 한국교재들 보면 주어 동사까지는 당근이라고 생각하지만 뭐 목적어니 목적보어니 주절 종속절 명사절 형용사절......솔직히 그 명칭외우다가 영어공부 시작도 하기전에 지친다는.....
Brave English! The brave only takes the beauty..무대뽀잉글리쉬가 최곱니다..들이대면서 배워야지 맨날 머리속에만 맴도는 영어공부는 안되지여..틀려도좋고 발음좀나바도 들이대면서 배워야 ㅎㅎ..발음이나 문맥은 상대편이 나한테 말하는걸 흉내내면 되더라고요 ㅎㅎ
문법은 학문이 아니라 습관이란말 동감 200프로입니다. 님은 다커서 오셨네요. 전 어려서 왔기땜에 그냥 학교다니면서 친구들이랑 어울리면서 그냥 자연스럽게 습득한거 같아요. 미국이아니라 캐나다지만
우선 반만 읽었습니다 ^^. 좋은 내용인것 같은데 한번에 다 읽기엔 넘 늦어서요. 구차한 얘기라도 하고 다음에 읽어야 머릿속에 입력이 더 잘될 것 같습니다. ~
긴 글이라 메모장에 저장해놓고 봐야겠어요~ㅎㅎㅎ
열심히 해야하는데ㅠㅠㅠㅠ
*^^* 대단..
penthouse letters 라는 야설잡지로 공부를 하셨다니 참.... 역시 본인에게 맞는 스터디 방법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암튼 영어를 전혀못하는데 6개월만에 회화하는데 전혀 이상이 없고 티비의 70% 내용을 이해하시게 되셨다니 그기간동안 제대로 미치셨거나 아님 머리가 좋거나 둘중에 하나이신거 같군요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외국에서 산다고 영어 절대 늦지 않는다는것에 공감합니다~ 저도 잠시 나가있었는데 한국사람들만 만나다보니 영어쓸기회가 없더라구요..ㅜㅜ 오히려 남는시간에 혼자집에서 독학하고 한국돌아왔는데,,사용하진 않았지만,,늘긴햇네요
대단하시네요.
열심히 하신것 같네요. 대단하십니다.
뭔가 감이 좀 잡히네요...멋진 체험담 감사합니다...
멋지다..
이제는 멋진영어로 멋지게 사시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이 드네요...멋진인생 만드세요..화이팅.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쵝오인듯!! 정말 대단하세요~^^
대단하시네요. 열정과 세밀한 계획과 실천 모두를 성공적으로 하신거 같네요.
대단
대단하게요 정말 멋지 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