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의 포스트업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단연 최고였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위력적이었을뿐 아니라 파생 효과 또한 대단해서 불스 공격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돌파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그의 포스트업은 패트릭 유잉, 데이비드 로빈슨, 하킴 올라주원, 샤킬 오닐의 4대 센터 뿐 아니라 뛰어난 빅맨이 즐비했던 1990년대의 페인트존에서 이루어졌고 그 페인트존을 지배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대 최고의 페이스업 돌파 능력을 지닌 선수가 그것에 버금가는 포스트업 능력까지 갖추었습니다. 1990년 이전까지도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였고 그 누구도 보완해야 될 부분이나 단점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계속된 패배는 그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 것입니다.
정상급 센터의 영입에 대한 필요성이었을 수도 있고, 집중되는 수비에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 둘 모두에 대한 고민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조던은 포스트업을 연마하기로 합니다.
우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상체의 근력과 근육량을 늘렸습니다. 스피드와 민첩성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면서도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몸을 만들었습니다. 타고난 강골로 하체와 허리의 힘이 뛰어난 데다가 강한 상체까지 더해지니 포스트업에는 더없이 좋은 몸이 되었고 가드 포지션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파워 포워드를 등지고도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포스트업 능력은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것을 토대로 다양한 기술을 갈고닦았습니다. 조던 자신의 말처럼 '부단한 연습으로 몸에 익히고 나아가 버릇처럼 나올 수 있게 연마'한 것입니다.
지금부터 그렇게 완성된 포스트업 기술 중에서 조던이 가장 즐겨 사용했고 너무나 강력했던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에 대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포스트업이라는 자체가 빅맨의 전유물과 같은 것이었고 어쩌면 가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기술이었습니다. 그리고, 페이더웨이는 수비수에게 공이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이점도 있지만 뒤로 점프를 하면서 슛을 던지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던은 그 두가지를 선택했고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를 만들어냈습니다.
조던의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는데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품대로 절대 무리한 슛을 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페이크 모션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중심을 무너뜨린 다음 슛을 시도했습니다.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페이크 이전에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가며 포스트업을 시도하는데 게리 페이튼은 축발을 예측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수비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도 힘듭니다. 조던의 포스트업이 다른 빅맨의 포스트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포스트업을 할 때는 한 쪽 어깨로 밀고 들어가 수비수의 관심을 이끌어낸 다음 갑자기 그 반대쪽으로 피벗을 하면서 공격하는데 조던은 한발 나아가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양쪽을 번갈아가며 골 밑까지 접근을 하기 때문에 수비자는 어느 쪽으로 공격을 해올 지 가늠할 수 없고 수비 자세를 제대로 취하기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물론, 이 패턴 또한 선택 사항입니다.)
(좌우로 살짝 한번 흔들어 준 다음 바로 솟구쳐 올라 득점을 하고 반칙까지 이끌어 냅니다. 뛰어난 점프력이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의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장면입니다. 괜한 설명이 이 플레이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조던은 코트 위 어디에서든 오른쪽, 왼쪽을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턴을 하면서 슛을 날립니다. 그렇기에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예측하기가 힘들고 조던의 작은 페이크에도 반응하게 됩니다. 조던도 '오른쪽, 왼쪽 어떤 방향으로도 자연스럽게 페이더웨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수비수의 균형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가장 크게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 상황과 같이 더블 팀이 올 때는 항상 베이스 라인 쪽으로 턴을 합니다. 베이스 라인 쪽에서 더블 팀이 들어오는 경우는 없기에 빠르게 턴을 해서 슛을 던집니다. 그렇게 하면 1대1 상황에서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게 됩니다.)
조던의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는 언제, 어떻게 등장할 지 모릅니다. 미리 말을 해준다 해도 막기 힘든 것인데 예측조차 할 수 없으니 수비수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피펜과 패스를 주고 받다가 공을 받자마자 몸을 돌려 뛰어 오릅니다. 뒤늦게 반응을 한 에버리 존슨은 바스켓 카운트까지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등으로 밀어 수비수와의 간격을 확보한 다음 반쯤 돌아서서 슛을 던질 듯 하다가 잠시 멈춘 뒤 바로 솟아올라 페이더웨이를 작렬시킵니다.)
(순식간에 수비수를 따돌리고 이동하여 패스를 받자마자 슛을 날립니다. 아차 싶어 따라가던 닥 리버스는 결국 3점 플레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로우 포스트에서 공을 받은 다음 아무렇지 않게 슛을 날립니다. 페이크를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페이크가 되었습니다.)
(바로 다음 공격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있던 그랜트 힐이 페이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따라가보지만 바스켓 카운트가 되었습니다.)
(속공 찬스 때 페이스업에서 갑자기 포스트업으로 전환을 하더니 페이크 이후 여지없이 슛을 던져 넣습니다.)
조던의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는 그 자체로도 극강이지만 무엇보다 그가 포스트업을 해서 보여주는 많은 플레이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나올 지 모른다'를 넘어서 나올 수도 있고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즉, 조던의 다양한 포스트업은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의 위력과 가치를 몇 배나 증가시킨 셈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위치까지 손쉽게 밀고 들어가서 왼손 훅슛으로 득점하고 반칙까지 얻어냅니다.)
(포스트에서 패스를 받은 다음 재빠르게 돌아 들어가서 도움 수비가 오는 것까지 확인하고 더블 클러치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번에는 돌아서 들어갈 것처럼 하다가 골 밑에 수비가 몰려있는 것을 보고 바로 뛰어올라 페이더웨이를 성공시킵니다.)
(공을 잡자마자 바로 돌아 들어가는 스핀 무브는 가히 환상이라 할 만하며 역대 최고입니다. 조던의 화려하고 다양한 스텝의 일면과 엄청난 순간 스피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상대는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를 예측하고 있다가 의외의 움직임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조던을 주시하고 있던 디켐베 무톰보가 블락 슛을 시도해 보지만 바스켓 카운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조던은 팀 동료의 위치와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코트 중앙 쪽으로 몸을 돌려 포스트 업을 합니다. 조던의 포스트업은 여지없이 더블팀을 불러오기 때문에 상대 수비에는 허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조던은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바로 킥아웃 패스를 합니다. 이것은 '조던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파급이 있었고 불스 공격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일류 센터가 페인트존에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영향력을 가드인 조던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준수한 센터도 없이 불스가 6번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더 크고 무거운 캐년 마틴을 상대로도 조던은 수월하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페이크를 한 다음 인스텝을 이용해 가볍게 득점을 올립니다.)
굿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