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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75kg 나갔던 체중이 빠지기 시작해 현재 49kg에 이르렀고 살을 찌우기 위해 별 수단을 다 동원했는데 실패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과 불면증이 생겼고, 신경은 갈수록 예민해져 주변인들이 다 성가시게 느껴진다고 한다.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 또한 생겼고 땀이 많아져 피부가 축축해졌으며, 설사도 잦아지더니 얼마 전 부터는 손도 떨린다고 한다. 학생은 이 모든 증상을 6개월 전 경험했던 교통사고 후 생긴 스트레스 장애(PTSD)로 여기고 있었고, 정신과 상담과 불면증 치료를 위해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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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증상들을 종합하면 학생은 전형적인 갑상선기능 항진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름은 많이 들어 보셨지요? 갑상선암/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甲狀腺, thyroid gland)은 한자 그대로 "갑옷 모양의 분비선"이라는 뜻이며 목의 앞부분을 나비모양으로 감싸고 있다.
(갑옷과 어디가 비슷한지 모르겠다. 작명센스 하나 난해하다. 출처) (군대 체험 중인 덕만씨, 관전포인트=갑옷. 출처)
정규 교과 과정(초중고)에서도 특별히 언급되지 않는 갑상선은, 갑상선 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장기가 되었고, 아울러 "갑상선 암은 순한암(?)이다"라는 정도의 사실은 이제 상식으로 자리 매김해 가는 중이다.
헌데 갑상선 암 또는 갑상선 질환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늘었지만, 정작 갑상선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갑상선의 기능?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갑상선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장기이다(참 쉽쬬잉~). 거기다 만들어진 갑상선 호르몬을 적절하게 분비하는 역할도 한다.
이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기본적인 대사 속도(speed)를 조절하는 key 호르몬으로서
"생체 리듬의 강약"을 조절하는데 "대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이는 회사의 상사가 많아지는 것, 학교의 야자 감독이 많아지는 것과 같다. 아. 끔찍하다.
"상사/감독의 감시가 잦아지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끼니 때 마다 상사와 함께하는 식사는 많이 먹더라도 배는 꾸륵꾸륵이오, 설사도 잦아진다. 먹는게 살로 갈 수가 없다.
등 뒤로 지나치는 상사가 늘수록 alt+tab을 누르는 손은 떨리고 그때마다 두근두근, 식은땀이 줄줄, 몸에 열도 오른다.
이러니 겨울도 여름과 같을 수 밖에. 그러길 수개월, 예민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급기야 낮의 스트레스로 밤잠도 편히 오지 않는다. 등..."
이것이 바로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할 때 보이는 몸의 증상들이다.
(주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갑상선 호르몬이라 보면 싱크로율 100%. 출처) (고양이도 갑상선 호르몬 과다증에 걸린다. 출처)
그러면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 양이 줄어들면 어떨까?
상사가 장기 휴가를 떠나는 것, 야자에 감독이 없는 것. 즐거운 상상이다. 하지만 무한한 자유는 독이 된다. 한번 볼까?
"상사/야자감독이 없다보니 아주 내 세상이다. 일/공부는 안하고 편히 먹다보니 몸이 붓고 살이 찌기 시작한다.
긴장은 풀렸고 하루 이틀 이어지다 보니 무기력해진다. 좀 잤다. 또 잤다. 잠만 자다 보니 춥다. 한기가 느껴진다.
많이 자다보니 머리가 둔하고 멍청해진다. 움직이지 않다 보니 변비도 생겼다. 이젠 편한 것도 지겹고 피곤하다.
우울감도 밀려오고... 등..."
이것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할 때 보이는 몸의 증상들이다.
(아주 편안해 보이지 않는가? 헌데 매일 저런다면? olleh!? 출처) (갑상선 호르몬이 바닥난 개. 출처)
어떤가? 이해가 되는가? 갑상선 호르몬은 상사나 감독관과 같은 존재이다.
위의 증상이 있으면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그렇다. 정확히는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증상이 하나의 병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항진"증", 저하"증"은 일련의 모여진 증상들을 일컫는 말이며 그런 "-증(-dism)"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즉,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고 저하되는 병이 무진장 많다는 것이다.(젠장!). 하지만 이는 여러분이 고민할 일은 아니다.
주변에 당신의 알흠다운 목을 기다리는 의사들 또한 많다. 외과의사와 내과의사, 소아과의사까지 합심해서 여러분들을 기다린다.
기본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TFT)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문제가 있다면 더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하자.
다행히도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를 받는다면 갑상선 호르몬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할 확률은 꽤 높다.
그나저나 평균의 삶을 살아가는데 적절한 상사와 감독이 정말 필요한 존재일까? 쩝, 비유가 부적절했나? -_-;
덧1. BMI가 18 미만과 35 이상이면 4급으로 판정난다고 한다. 아, 너무 늦게 알았다!
덧2. 요즘은 갑상선을 "갑상샘"이라고 부른다. 세종대왕께서 지하에서 흐뭇해 하신다.
덧3. 요즘 너무 피곤한데.. 혹시 갑상선에 문제 있는것은 아닌가요? (제닥 일기다. 참 쉬운 그림과 함께 복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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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_~ 저도 175에 체중은 55이고 신경질적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데
너무 피곤해서 ........집중이 어려운데. 혹시
저는 둘 다 경험을 해본 사람. 지금도 진행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