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독교인들보면 합리적인 것이 영적인 것과 반대되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합리적(reasonale)이란 말은 영적인(spiritual) 의미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로마서 12장 1-2을 보면 영적 예배라는 말이 나오는데, 영어성경을 보면 영적예배를 합리적예배(reasonable service)라고 표현한 성경이 있다. 이는 곧 합리적사고의 의미는 ‘영적사고’ 즉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맞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사고의 의미
합리적 정서치료 기법(Rational Emotive Therapy, 약칭 RET)은 임상심리학자 엘리스(Albert Ellis)가 1950년대에 발전시킨 인지적 상담이론이다.
RET 이론은 인간은 사물 자체에 의해 감정을 손상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인간자신의 관점에 의해서 감정적 손상을 입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엘리스에 의하면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은 그의 사고 내지는 신념의 소산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즉 정서장애를 유발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인간의 왜곡된 지각(知覺)때문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왜곡된 지각이나 잘못된 생각에는 비합리적이고 자기 패배적인 관념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RET이론에서는 인간의 모든 문제나 고통은 그의 왜곡된 지각이나 잘못된 생각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의 비합리적이고 자기 패배적인 신념을 합리적으로 바꿔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아파하고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유가 내면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를 위해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 또는 가치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꿔줌으로써 증상은 물론 그 근본적인 성격 및 인생관의 변화를 촉진시키게 된다.
따라서 합리적 사고를 위해서는 비이성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사고를 밖으로 끌어내어 이를 합리적 사고로 바꾸어야 한다.
내가 지금 아프고 힘든 이유는 나에게 닥친 어떤 문제나 환경 때문이 아니다.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사람 때문도 아니다. 그 환경을 바라보고 타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 내 생각이 왜곡되고 비합리적이기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합리적 사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 비합리적 사고(엘리스 이론)
엘리스가 말하는 비합리적 사고의 특징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당위적 사고
모든 비합리적 생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라고 자기 자신에게 요구(need)하거나 강요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당위적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은 부적절한 감정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나는 잘해내야 한다. 만일 잘해내지 못하면 수치스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생각은 무능함, 무가치, 불안감,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
-“당신은 나에게 공평하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형편없는 인간이다.” 이와 같은 사고는 상대에 대한 분노, 원망, 적개심, 반항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고생하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이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나는 견딜 수가 없다.”
이것은 욕구를 좌절시키거나 참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자기나 세상을 도피하게 만들고 자기연민과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반드시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삶은 의미를 잃고 무가치한 인간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질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할 때마다 그의 생각대로 그 사람 전체가 비참해지고 무가치한 인간으로 전락되어 버릴 것이다. (중략)
김귀춘 "당당하게 아파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