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석 선장을 태운 앰뷸런스가 서울공항 도착 직후 신호대기 없이 수원 아주대병원까지 이송되도록 조치했다고 별도로 언론에 발표했습니다. 방송들은 현장에 중계차까지 보내 석 선장 이송소식을 시시각각 전했습니다.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고, ‘깨방정’도 이런 ‘깨방정’이 없습니다. 저는 석 선장의 쾌유를 빌고 또 빕니다. 하지만 석 선장을 활용한 호들갑과 ‘깨방정’에 대해선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석 선장을 국빈전용 공항인 서울공항으로 입국시키고, 신호대기 없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대통령 주치의를 보내고, 그 이상의 다른 편의를 제공해도, 그를 살릴 수만 있다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꼭 그렇게까지 호들갑을 떨며 홍보하고 유난을 떨며 티를 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특히 대통령 주치의를 보낸 일은 너무 눈에 띄는 이벤트입니다. 아마도 조선시대 임금이 아끼는 신하에게 어의를 보내 살피게 하는 사극 속 장면을 흉내 낸 모양인데, 오늘날 그게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이미 동행중인 의사가 국내 최고 권위의 외상 전문의이고, 주치의인 최윤식 박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으로서 대통령 주치의라는 걸 빼면 심장질환 분야 권위자일 뿐입니다. 도움이야 되겠지만, 조용히 그렇게 했더라면 미담이나 될 텐데 오버가 지나치니 거부감이 듭니다.
청와대와 방송들이 이리 호들갑을 떠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나는 대통령이 진두지휘했다는 해적 제압작전의 치적 효과가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친 선장의 안전에도 대통령이 세심하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남기고 싶었겠지요. 또 하나는 그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대통령이 진두지휘했다는 해적 제압작전의 치적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처음에 그의 용태를 별것 아닌 것으로 거짓 발표했던 미안함도 있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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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없이 영결식을 치른 금양호 선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습니다. (사진 : 노컷뉴스) |
석 선장을 놓고 벌이는 호들갑을 보면서 저는 고 김재후 선장을 떠올렸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다가 침몰한 쌍끌이 어선 ‘98금양호’ 선장 김재후 씨 말입니다. 김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당국의 지원 요청을 받고 “내 아들이 군대에 가서 그렇게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흔연히 수색작업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채 34일 만에 영결식을 치렀습니다. 영결식에 주검조차 없으니, 고인들이 생전에 입던 점퍼·재킷 등의 유품이 유해를 대신했습니다.
그들이 실종되고 영결식을 치르기까지 34일간 대통령과 국무총리, 정치권, 보수언론이 그들에게 보여준 관심은 너무나 보잘것없었습니다. 빈소는 찾는 이가 없어 쓸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천안함 희생자를 위해선 떠들썩하게 성금모금운동을 벌였지만, 이들에 대해선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던 군은 금양호 선체 인양작업마저 기피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청사로 몰려가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성의 표시를 했습니다. 의사자에 준하는 보상과 서훈 추서, 위령비 설치 등의 대우를 받게 된 것은 그냥 된 게 아니라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다툰 끝에 어렵게 얻어낸 결과였습니다.
김 선장과 선원들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고귀한 넋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대통령과 정부가 이번 일의 1/10이라도 마음을 썼다면 제가 이런 잔소리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외면을 받은 건, 그들의 희생이 정권의 무능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천안함 침몰과 실종 장병들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던 정권의 무능력 때문에 구조에 나섰다 그들마저 희생됐으니 자신들은 물론 국민들도 주목을 안 했으면 싶었겠지요.
두 선장 모두의 목숨은 중요합니다. 똑같은 우리 국민입니다. 더구나 금양호 김 선장과 선원들은 공동체 정신을 몸으로 보여주다 희생됐습니다. 지난 일을 두고 타박하거나, 석 선장의 대우가 과하다는 얘기를 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김 선장의 희생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석 선장을 살리는 일엔 호들갑보다는 조용히 성심껏 하는 게 좋겠다는 점을 충고하는 겁니다. 대통령과 정부, 언론과 우리 사회의 이중성이 한심스럽습니다.
○… 지난 26일 방한한 제임스 스타인버그(James Steinberg) 미 국무부 부장관이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악수하는 사진이 눈길을 끕니다. 한국적 정서에서 보면 외교적 결례입니다. 더구나 자신은 부장관이고, 상대방은 주요 우방의 장관인데 신중하지 못한 처신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언론들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크게 시비 건 언론도 없었습니다.
‘바지 주머니에 손 넣고 찍힌 사진’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2006년 12월12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 연설 사진입니다. 당시 언론들은 대통령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연설하는 한 장면을 포착해 크게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하고, 품격 없고, 경박한 사람인 듯 비치게 했습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바지 주머니에 내내 손을 넣고 연설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간 우리 군 장성들(이른바 ‘똥별’)이 자주국방 의지도 없이 작전권도 없으면서 거들먹거리기만 해 왔다는 점을 질타하는 대목에서 ‘거들먹거림의 제스처’를 잠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장면만 딱 포착해, 대통령이 연설 내내 천박하게 거들먹거린 것처럼 보도한 것이었습니다.
두 컷의 차이, 여러분들이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아 참, 만일 참여정부 때 미국의 어느 부장관이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은 채 한국의 어느 장관과 악수하는 장면이 찍혔다면 ‘참여정부 등신외교의 결과로 동맹국 관료에게도 업신여김을 받고 있다’고 썼을 것입니다.
○…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의 돌연 사의 표명을 두고 ‘수사 외압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남 검사장은 28일 오전 그의 교체설이 특정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이 기사는) 법무부가 나보고 나가라는 소리”라고 흥분하며 법무부에 직격탄을 날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 지검장이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직접적인 배경이 자신을 교체하려는 인사에 대한 일종의 저항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결국 대기업인 한화와 태광그룹에 대한 수사의 외압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입니다.
검찰을 근원적으로 안 믿는 저는, 정권 내에서 외압이 있건 누가 그만두건 별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들끼리 일이니까요. 그런데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남 검사장은 대기업 수사와 관련, “자신을 미행하고, 여의도(정치권)에서 나를 음해하는 루머가 많이 나돌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현직 검사장이 누구로부터 미행을 당했다면 그건 보통 일은 아닙니다. 검사장을 미행할 조직이나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여당 국회의원에 대한 사찰만큼이나 심각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중요하게 파고들거나 따져 드는 언론은 없습니다. 사찰은 이제 일상사인 모양이죠?
○… 이 땅의 수구세력들이 참 할 일 없는 모양입니다. KBS의 김정일 위원장 호칭을 두고 자신들끼리 논쟁을 하고 있더군요. 발단은 이렇습니다. 2010년 12월18일부터 KBS 9시 뉴스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이 사라지고 ‘김정일’이라고만 호칭했다고 합니다. 공중파 메인 뉴스 중 KBS 9시 뉴스만이 유일하게 ‘국방위원장’ 직함을 뗀 것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 KBS 9시 뉴스에서 김 위원장을 호칭하는 용어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김정일’에서 ‘김정일 위원장’으로요.
수구 진영에서 따졌더니 KBS 홍보국장은 “북한이 얼마 전 군사회담을 제의해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신년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가리켜 ‘역적패당’이라는 말도 쓰지 않았다. 다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방위원장 직함을 붙일 것이다. 이것이 KBS의 공식입장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망스러운 언론기관이 또 있을까요. 언론사에서 사용하는 어떤 호칭은 근거와 기준이 분명해야 합니다. 시기 시기 분위기나 무드에 의해 왔다갔다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 언론에서도 호칭을 분위기나 무드 때문에 냉온탕 오가듯 오락가락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논리대로라면 KBS는 천안함 피격 때 북한을 ‘북괴’라고 불렀어야 할 겁니다. 정부의 정책기조만 따라가며 가볍게 움직이는 공영방송, ‘수신료의 가치’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네요. 양정철 (펌)
첫댓글 수신료 아까워서 죽을 지경이네요.. 보기싫은 방송 돈만내고 있어요. 근데 요즘은 엠비시 도 똑같아요..
이야! 정말 언론 왜곡 대단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저렇게 괴로움을 당하셨을까.. 이런 보도를 본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깠을 것이고.. 언론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고.. 너무 간사하고 사악한 "조중동문연"입니다. 나쁜 것은 끊읍시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지하에서 통곡하고 계실것입니다.국민들을 속이고 제대로된 정부는 없습니다.
장사꾼 장똘백이 모사꾼일 수밖에....츠츠츠츠ㅡ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