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밤이 오면
철저하게
무너져 내리는 가슴
밤인데도
당신께서
오실 것 같아
문을
열고 새벽녘 이우는
달빛을
보고서야 돌아 누웠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하는
것 자체는 고통으로 남고
죽음보다
더 괴로운 기다림은
밤을
데리고 새벽까지 따라와 제 곁에 머뭅니다
당신의
화살이
제
사랑 주머니를 꿰뚫어
흘러내리는
고통의 가루
순리대로
따른다면
모두
당신께서 직접
주워
담으셔야 하는데도
당신께선
진실을 외면하고
저만치
등을 보이고 떠나고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기로 한 인생
마지막
종말이 두려워
비를
맞은 어린 새처럼 오들 오들 떨고
무엇
하나든 확실하게 단정지을 줄 모르는
흐릿한
판단만 새벽길을 돌아옵니다
한밤
내내
제
그리움 도닥 도닥 묻어 놓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출처:손종일의《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중에서
첫댓글 잘 감상합니다.
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