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8일 연중 22주일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4,1.7-14
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7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8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10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14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무료급식소에 대한 이야기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습니다. 폭염이 벌써 한 달이 더 지나고도 아직도 그 기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하게도 새벽녘에는 조금씩 선선한 기운이 도는 것이 견딜 만합니다. 더위가 극성을 부리고 비가 내리지 않으니까 일사병으로 숨지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분들이 많고, 농작물에도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위를 견디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사람들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땀을 흘리며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체력이나 건강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면 큰일이 생깁니다.
심장이 약한 나는 기온의 변화에 아주 민감합니다. 그래서 아주 조심하면서 여름을 보냅니다. 에어컨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땀 흘리며 성당에 가서는 시원한 바람에 미사를 올리는데 분심도 들지 않고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에는 기도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성모의 집’이나 ‘빈첸시오의 집’처럼 무료급식을 하는 곳에서는 정말 어렵습니다. 식재료를 구하는 데도 힘들고 음식을 만드는 일도 아주 어렵습니다. 땀범벅이 되어서 식사를 준비합니다. 요즘 방송에서는 요리하는 남자들을 ‘요섹남’이라고 해서 아주 인기가 좋습니다. 그러나 성모의 집에 봉사하는 자매나 형제들은 여러 본당에서 당번으로 봉사하러 오신 분들입니다. 전담 수녀님의 지시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그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30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일류 음식점에서 하는 플레이팅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사랑으로 정성과 봉사만 있을 뿐입니다.
대전 성모의 집 수녀님은 그 일을 하신지 벌써 25년이 넘습니다. 작년이 25주년이었으니 그 긴 기간동안 정말 끈질기게도 그 생명을 주님의 은총으로 이어온 것입니다. 그 25여 년 동안 식재료가 떨어져 본 날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사람들이 식재료를 기부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밥값은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100원입니다. 성모의 집에서 초대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하루에 한 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노숙자들이 대부분이고, 식사를 마련할 수 없는 독거노인들이 일부분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노인회관 이층의 가건물입니다. 쫓겨날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강아지 호텔이 생기는 판에 결식자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성모의 집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대전교구에서 성모의 집을 그 인근에 이전하기 위하여 집을 사고 이전하려고 하였더니 땅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이전결사 반대 운동을 벌여 이전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정말 무색한 말씀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은 지방자치 단체에서 장소를 마련해 주어도 시원찮을 일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나몰라 라고 손을 놓고 있으면서 생색내는 일에만 눈을 돌리고 정치적인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더 답답한 일입니다. 이제 이런 일은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도 더 적극적으로 이런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