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이 기 선
병이 나을 것 같지 않아 편지를 씁니다
맞바람의 뒤끝은 맵기도 하네요
여긴 한 번 스쳐간 사랑이 다시 찾아오는 법이 없는 곳이랍니다
분명히 눈이 내렸었는데 지금 보니 서 있는 자리가 젖어 있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이 이렇게 발목을 적시는 날들 한가운데
뿌리를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까닭을 알 수 없는 기쁨 때문에 날이 밝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나곤 합니다
어제와 다른 자리가 아파오는 것도 위로가 되는군요
요즘도 쪽문은 열어둔 채 지내고 있습니다
끝까지 꾸지 않은 꿈이 남아 있다고 그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 이기선 시인 : 2003년『시와반시』로 등단
첫댓글 이 시인은 정말 아픈가요.. 병에 대한 시를 자주 쓰는 것 같아요..
글쎄요 heartbreak님. 저도 잘 모르겠네요. --;;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이 이렇게 발목을 적시는 날들 가운데. 끝까지 꾸지 않은 꿈이 있다고 그말이 하고싶었습니다. 이문장이 좋네요.
삼십대의 병력..인가 하는 시가 언듯 생각나서...
시와 반시 예전에 좋아하던 문예지중 하나였는데....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네요.
이기선 시인의 다른 시도 읽고 싶어지네요.
이 시만 한 시간 넘게 읽었습니다.. 정말 좋으네요^^; 한편으론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정모에 오셔서 꼭 이 시를 낭송해 주세요... 저도 마음에 많이 와닿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