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사랑이 아프다/조미경
문득 문득 그리움으로 기억 되는 얼굴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얼굴
아픔으로 통증으로 살며시 다가와
회한으로 몸부림치게 하는 사랑
중년의 사랑이 시리게 아프게 다가 온다
누가 서럽게 한것도 아닌데 공연히
낙엽 한잎 팔랑 이며 바람에 나부껴도
괜시리 눈물이 톡 하고 떨어진다
좁고 작은 가슴이 뜨거운 정염으로
활활 뜨겁게 타오르지만
그 뜨거운 불길에 이 한몸 모두 바치고 싶지만
두려운 현실에 무서운 현실에
한발을 뒤로 물러 서고 말았다
중년. 나이가 주는 서글픔일까
중년이 짊어진 무게가 무거워서 일까
생애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듯
그렇게 가슴을 뜨겁게 태우고 싶지만
이제는 조용하게 사랑도 정열도 묻어 둔다
바람 부는 저녁 나 홀로 공원에 서있으니
빈 가슴에서는 순간 훼오리바람이 불며
빈 나뭇가지에서 들려오는 수선거림에
괜시리 서글퍼서 눈물이 난다
이따금 마주 하는 정겨운 연인들의
다정한 속삭임에 덩달아 마음이
따스해지지만 또다시 밀려오는 고독에
적막한 밤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며
마음 한켠에 작은 촛불을 켠다
보고픔에 그리움에 목이 메어도
가까이 다가갈수 없는 현실에
멀리서 지켜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참을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