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에 사는 일흔다섯 살의 할아버지는 1999년 부인과 딸 명의로 된 임대 아파트에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부인을 간호하느라 자리를 뜰 수 없었고,
딸 역시 먼 거리에서 서류를 떼러 다니기가 불편해 자기 이름으로 임대 계약하고
아버지가 살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임대 아파트의 계약자와 실 거주자가 다른 것은 위법이므로 주택공사는 퇴거 명령을 내렸다.
결국 사건은 소송에 들어갔고 원심에서 주택공사가 승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대전고법 박철 판사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75세 노인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있었던 작은 실수 때문에 살아온 주거 공간에서
계속 살지 못한다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으로, 법 절차를 몰라 딸 명의로
임대주택을 얻어 살아온 노인에게 우선 분양권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판결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칠십 노인을 집에서 쫒아내 달라고 요구하는 원고 소장에서는 찬바람이 일고,
엄동설한에 길가에 나앉을 노인을 상상하는 이들 눈가에는 물기가 맺힌다.
우리 모두 차가운 머리만을 가진 사회보다 따뜻한 가슴을 함께 가진 사회에서
살기 원하기 때문에 법 해석과 함께 집행도 차가운 머리만이 아닌
따뜻한 가슴도 함께 갖고 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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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하다가 본글을 혼자보긴 아까워서 퍼왔습니다
현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하고계시네요 .
요즘 인간같지 않은 고위공직자들 얘기가 많은데...이런 사람같으신 분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첫댓글 멋진분이군요. 훈훈한 글입니다.
와.....
멋집니다!
더욱더 빛나보이시네요.
저도 나중에 저런 판사가 되고 싶네요. 법대 공부를 하는 저에겐 이런 케이스를 볼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저런분들은 왜 정치에 욕심이 없을까요...
이미지 좋았던 사람들이 정치에 입문한후론 기존 정치인과 다를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걸 보면 (문광부 Y모 장관이 가장 좋은예) 저런분들은 정치랑 떨어져 있는게 나을지도 모르죠;;
어디 그런분과 비교하시나요 ㅋㅋ
그러게요. 별로 좋은 예가 아닌거 같습니다. 비교할 데다 하셔야죠...흠흠
아니 진짜 어떻게 거기에 비교를...ㄷㄷㄷ Y의 이미지야 다 번지르르한 허울일 뿐이고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구린 짓 하고 다니죠. 본문의 판사분이야 그런 허울이 아닌 원래 내면의 깊이가 있는 분이자나요. 어떻게 비교가 된다는겁니까? ㄷㄷㄷ
이런 비교는 저분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될 정도네요.
김문수같이 노동운동 열심히 하다가 신한국당 들어가서 미친x 된 케이스가 적절한 예이지 않을까요?
y장관님은 장관되기 전에도 알아줬다고 하던데요..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ㅜㅜ
한국의 헨리 라과디어 이신건가요..
이런분들 때문에 아직 살만합니다..
혹시 주택공사에서 상고는 하지 않았겠죠? 상고했다면 법리만으로 판단할텐데 말이죠. ㅠㅠ
작년인가 고등부장 승진 못하시고 그만두셨다고 하더군요. 후배판사들에게 훌륭한 인품으로 존경받던 분이었는데 이런 분들은 잘 승진 못하시고 권력에 영합하는 분들이 더 잘 승진한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