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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스님의 생애중에서...
그 후 집안의 친가 ·외가 식구 49명 모두가 차례로 출가하였고, 나도 국민학교를
마친 14살 때 외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도사에 계시는 고경(古鏡) 스님을 뵙고 출가
하였습니다.
나의 가족은 친가·외가를 합하여 모두 41명이 승려가 되었습니다.
이 41명의 출가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일족의 출가 이후 가장 많은 숫자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41명의 출가는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인가? 아닙니다. 나의 외증
조할머니인 이평등월(李平等月) 보살의 기도와 입적(入寂), 그리고 방광의 이적(異蹟)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님들은 나름대로 출가 동기가 있지만, 나는 특별한 출가의 동기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있다면 전생에나 있었을까? 금생에는 전생의 인연을 따라 자연스럽게
중이 된 것으로 나는 믿고 있습니다.
내 나이 5살 때, 우리 마을로 천수경(千手經)을 외우며 동냥을 하는 스님이 찾아 왔습니다.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그런데 어린 마음에 그 스님의 천수경 외우는 소리가 어찌나 듣기 좋았던지 하루 종일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스님은 나를 기특하게 여겨 엿을 듬뿍 사주었는데, 그 엿을 주머니
여기저기에 넣고 우두둑 씹으면서 죽자고 따라다니며 '원왕생(願往生) 원왕생‥‥‥‥을
외웠습니다.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날 밤 나는 잠을 자면서도 천수경을 외웠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외웠는지도 모르게 천수경을 다 외웠고, 그 외에도 몇 가지 경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외우고 있었습니다.
국민학교를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구든지 교단 앞으로 나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때 앞으로 나가 춤을 추면서 천수다라니를 외웠습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내가 춤을 추면서 이상한 말을 하자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배꼽이 떨어져라 웃었고,
그 때 이후 내 별명은 '중'이 되었습니다.
그 후 집안의 친가 ·외가 식구 49명 모두가 차례로 출가하였고, 나도 국민학교를 마친
14살 때 외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도사에 계시는 고경(古鏡) 스님을 뵙고 출가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출가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녕 전생의
깊은 인연이 없었다면 나의 출가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의 가족은 친가·외가를 합하여 모두 41명이 승려가 되었습니다. 이 41명의 출가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일족의 출가 이후 가장 많은 숫자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41명의 출가는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인가? 아닙니다. 나의 외증조할머니인 이평등월(李平等月)
보살의 기도와 입적(入寂), 그리고 방광의 이적(異蹟)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안성이씨(安城李氏) 평등월 보살은 일찍이 우리 나라 제일의 양반으로 치던 광산김씨(光山金氏)
집안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여는 남편 김영인(金永仁)의 아낌없는 사랑 속에서 삼 형제를 낳아
기르며, 학식 있는 양반집 안방마님으로 부족함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나이 60이 조금 지났을 때 갑자기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남편이 남의 빚보증을 섰다가 대부분의 재산을 날려 버렸고, 연이어 시름시름 앓던 남편은 끝내 저 세상 사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평등월 보살이 실의에 잠겨 헤어나지 못하고 있자, 이미 장성하여 가정 을 꾸리고 있던 만수(萬洙)·완수(完洙)·은수(恩洙) 세 아들은 머리를 맞대고 상의했습니 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우리가 양반이라고 마냥 이렇게 살 것이 아니다. 노력하며 돈을 벌어야 한다. "
이렇게 결의한 세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조금도 염려 마십시오. 이제부터 저희들이 집 칸을 꾸려 어머니를 편안하 게 모시겠습니다. "
그리고는 남은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목화를 솜으로 만드는 솜틀기계 한 대를 일본에서 구입하였습니다. 기계를 발로 밟으면서 목화를 집어넣으면 껍질은 껍질대로, 씨는 씨대로 나 오고 솜은 잘 타져서 이불짝처럼 빠져 나오는, 당시로서는 최신식 기계였습니다.
이렇게 공주 시내 한복판의 시장에다 솜틀공장을 차린 삼형제는 작업복을 입고 하루 여 덟 시간씩 3교대로 직접 솜틀기계를 돌렸습니다. 기계는 24시간 멈출 때가 없었습니다 공주 사람들은 그 솜틀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공주도 이제 개명을 하는구나" 하면서 '공주 개명(公州開明)! 공주개명!'을 외쳤습니다.
마침내 공주 주변에서 생산되는 목화는 모두 이 공장으로 들어왔고, 산더미같이 쌓인 목 화가 솜이 되어 나오는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집안에는 돈이 쌓여 갔습니다.
월말이 되면 삼형제는 한 달 번 돈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세 몫이 아니라 네 몫으로 나누었습니다. 남는 한 몫은 누구의 것이겠습니까? 바로 어머니 평등월 보살의 것이었습니 다.
하지만 그 돈을 어머니께 직접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한 달 동안 '삼형제 중 누구 집에 며칠을 계셨느냐'에 따라 그 집에 직접 분배를 하는 것입니다. 가령 큰아들 집에 보름을 계셨으면 반을 큰아들 집에, 막내아들 집에 열흘을 계셨으면 3분의 1을 막내아들 집 에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며느리들은 서로 시어머니를 잘 모시기 위해 갖은 정성을 다 기울였습니다.
집집마다 어머니 방을 따로 마련하여 항상 깨끗하게 꾸며 놓았고, 좋은 옷에 맛있는 음식으 로 최고의 호강을 시켜 드렸습니다. 때때로 절에 가신다고 하면 서로 시주할 돈을 마련해 주는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마침내 이 집안은 공주 제일의 효자 집안으로 소문이 났고, 벌어들인 돈으로는 논 백 마 지기를 다시 사들이기까지 하였습니다. 평등월 보살은 신이 났습니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매일매일을 평안함과 기쁨 속에서 지내던 할머니가 막내아들 집에 가 있던 어느 날, 한 비구니 스님이 탁발을 하러 왔습니다. 그 스님을 보자 할머니는 눈앞이 밝아지는 듯 했습니다.
"아! 어쩌면 저렇게도 잘생겼을까? 마치 관세음보살님 같구나."
크게 반한 할머니는 집안에서 가장 큰 바구니에다 쌀을 가득 퍼서 스님의 걸망에 부어 드렸습니다. 그때까지 비구니 스님은 할머니를 조용히 보고만 있다가 불쑥 말을 걸었습니다.
"할머니! 요즘 세상사는 재미가 아주 좋으신가 보지요?"
"아, 좋다마다요. 우리 아들 삼형제가 모두 효자라서 얼마나 잘해 주는지‥‥‥‥ 스님, 제 말 좀 들어 보실래요?"
할머니는 신이 나서 아들 자랑을 시작했고, 며느리 자랑, 손자 자랑까지 일사천리로 늘 어놓았습니다. 마침내 할머니의 자랑은 끝에 이르렀고, 장시간 묵묵히 듣고만 있던 스님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할머니, 그렇게 세상일에 애착을 많이 가지면 죽어서 업(業)이 됩니다. "
"업?"
충청도 사람들은 '죽어서 업이 된다'고 하면 구렁이가 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죽 어서 큰 구렁이가 되어 고방(庫房) 안의 쌀독을 칭칭 감고 있는 업! 할머니는 그 '업'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머리카락이 하늘로 치솟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구 스님! 어떻게 하면 업이 되지 않겠습니까?"
"벌써 업이 다 되어 가는데 뭐‥‥‥‥ 지금 와서 나에게 물은들 뭐하겠소?"
스님은 바랑을 짊어지고 돌아서서 가 버렸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 다. '업만은 면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5리, 10리 길을 쫓아가면서 스님께 사정을 했습니다.
"스님, 제발 하룻밤만 저희 집에 머무르시면서 업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 오. 스님, 제발 저 좀 살려 주십시오."
간청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온 스님은 할머니가 이끄는 대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 나 스님은 윗목에서 벽을 향해 앉아 말 한 마디 없이 밤을 새웠고, 할머니 역시 스님의 등 뒤에 앉아 속으로만 기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발 업이 되지 않는 방법을 일러주십시오. 제발‥‥‥ 마침내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자 스님은 할머니 쪽으로 돌아앉았습니다.
"정말 업이 되기 싫소?"
"아이구, 제가 업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안됩니다, 스님 절대로 안됩니다. 인도환생(人道還生) 하든지 극락세계에 가도록 해주십시오."
"정말 업이 되기 싫고 극락에 가기를 원하면 오늘부터 행실을 바꾸어야 하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늘부터 발은 절대로 이 집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 입으로는 '나무아미타불'만 부르 고,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친견하여 극락에 가기만을 기원하시오."
스님의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씀은 몸 단속을 하라는 것이고, '나무아미타불을 불 러라'는 것은 입 단속, '일심으로 극락왕생할 것을 기원하라'는 것은 생각 단속입니다. 곧 몸(身)과 입(口)과 생각(意)이 하나가 되게 염불 할 것을 가르쳐 준 것입니다. 그러나 할머 니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스님, 다시 한번 자세히 일러주십시오."
"보살님 나이가 70이 다 되었는데,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겠소? 돌아가실 날까지 '나무 아미타불'을 열심히 부르면 업 같은 것은 십만 팔천리 밖으로 도망가 버리고, 극락세계에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첫째나 둘째 아들 집에도 가지 말고, 이웃집에도 놀 러가지 마십시오. 찾아오는 사람에게 집안 자랑하지도 말고, 오직 이 집에서 이 방을 차지하 고 앉아 죽을 주면 죽을 먹고 밥을 주면 밥을 먹으면서 '나무아미타불'만 외우십시오. 그리 고 생각으로는 극락 가기를 발원하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까?"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할머니는 다짐을 하면서 큰절을 올렸고, 스님은 옆에 놓아두었던 삿갓을 들고 일어서서 벽에다 건 다음 슬며시 방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걸망도 그대로 둔 채‥‥‥
'변소에 가시나 보다. '
그러나 한번 나간 스님은 영영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 사람을 풀어 온 동네를 찾아보게 하였으나 '보았다'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아! 그분은 문수보살님이 틀림없다. 문수보살님께서 나를 발심시키기 위해 오신 것이 분 명하다. '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더욱 발심(發心)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방의 가장 좋은 위치에 스님의 삿갓과 걸망을 걸어 놓고, 아침에 눈만 뜨면 몇 차례 절을 올린 다음 '나무아미타불' 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집안 일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고 10년 가까이를 스님이 시킨 대로 하루 종일 '나무아미타불'만 불렀습니다. 어느덧 할머니는 앞일을 내다보는 신통력(神通力) 이 생겼습니다.
"어멈아! 오늘 손님이 다섯 온다. 밥 다섯 그릇 더 준비해라. "
과연 끼니때가 되자 손님 다섯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루는 막내아들을 불 러 각별히 당부하였습니다.
"얘야, 너희들 공장에 화기(火氣)가 미치고 있다. 오늘은 기계를 돌리지 말고 물을 많이 준비해 놓아라 위험하다. "
그 말씀대로 세 아들은 아침부터 솜틀기계를 멈추고 물통 준비와 인화물질 제거에 신경 을 썼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바로 옆집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둘 러 옆집 불을 껐습니다. 만약 목화솜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솜틀공장은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하였을 것입니다. 다행히 할머니의 예언으로 조금도 손상을 입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웃 집의 피해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도 외증조할머니의 말씀에 따른 것입니다. 손녀인 어머니가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 외증조할머니는 큰아들을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북쪽으로 30리 가량 가면 구름내(雲川)라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 김창석 씨 네 둘째 아들과 네 딸 상남(上男)이와는 인연이 있으니, 찾아가서 혼사를 이야기해 보아라."
이렇게 외증조할머니는 가 보지도 않고 신통력으로 나의 부모님을 결혼시켰습니다.
마침내 주위에서는 외증조할머니를 일컬어 '생불(生佛)'이라고 부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어느 날부터인가 외증조할머니가 '나무아미타불'을 부르지 않고 '문 수보살'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갑작스런 변화를 걱정한 아들 삼형제는 인근 마곡사의 태허 (경허대선사의 사형) 스님을 찾아가 상의했습니다.
"문수보살을 부르는 것도 좋지만, 10년 동안이나 아미타불을 불렀으면 끝까지 아미타불 을 부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앞일을 자꾸 예언하다 보면 자칫 마섭(魔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이라는 글을 써 줄테니 벽에 붙여 놓고 '나무아미타불'을 항 상 부르도록 말씀드려라."
常放大光明! 언제나 대광명을 뿜어낸다는 이 글을 보면서 할머니는 다시 '나무아미타불' 을 열심히 불렀습니다. 그리고 앞일에 대한 말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염불 기도를 하다가 할머니는 88세의 나이로 입적하였습니다.
그런에 그때야말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7일장을 지내는 동안 매일같이 방광(放光)을 하 는 것이었습니다. 낮에는 햇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나, 밤만 되면 그 빛을 본 사들이 ' 불이 났다'며 물통을 들고 달려오기를 매일같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문상객으로 붐비는 집 안 역시 불을 켜지 않아도 대낮같이 밝았습니다.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그야말로 외증조할머니는 염불기도를 통하여 상방대광명을 이루었고, 그 기적을 직접 체험한 가족들은 그 뒤 차례로 출가, 우리 집안 친가 외가 41인 모두는 승려가 되었습니다.
몸과 말과 뜻을 하나로 모아 염불하고 기도하는 공덕. 그 공덕을 어찌 작다고 하겠습니 까? 그리고 부처님의 불가사의가 어찌 없다고 하겠습니까? 외증조할머니의 염불기도는 우 리 집안을 불심(佛心)으로 가득 채웠고, 41명 모두를 '중노릇 충실히 하는 승려'로 바꾸어 놓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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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