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킬 오닐과 페니 하더웨이
Sixth Man Shaq?
무대는 Twilight Zone 라디오 방송국 스포츠 토크쇼였다. 전화를 건 청취자와 진행자 쌤 빈센트는 열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토론의 내용은 과연 최고의 센터 중 하나이자, 1996년 미국 올림픽대표팀의 핵심멤버인 샤킬 오닐(당시 올랜도 매직)이 손가락 부상에서 완쾌된 후에 후보 신세가 되어야 하는가 였다. 대부분의 청취자들은 거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럼 그러한 반응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 오닐이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동안 급격히 부상한 Anfernee "Penny" Hardaway(앤퍼니 "페니" 하더웨이) 때문에 생기는 반응들이다. 샤크의 빈 자리를 페니는 기대 이상으로 잘 메꾸었고 오히려 샤크가 복귀하면 페니가 슛기회가 줄어들 것이 확실하므로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팬들은 하고 있는 것이다. 매우 엄격한 할머니의 손에 의해 길러진 이 농구선수가 요즘에는 지구상 최고의 농구선수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새로이 대두되고 있다.
마이클 조던과 페니 하더웨이
Hardaway is The Best?
시범경기에서 마이애미의 Matt Geiger(맷 가이거)가 오닐의 손가락을 부러뜨렸을 때, 그리고 수술을 해야만 그 커다란 손가락이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매직이 오닐이 복귀하게 될 12월 중순까지는 승률 5할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했다.
오닐이 돌아올 때까지 그의 자리를 메꾼 것은 32세의 자유계약선수 Jon Koncak(존 콘캑)이었다. 지난 시즌 오닐은 게임당 29.3점으로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리바운드도 11.4개나 잡아냈고 슛블록킹도 2.43개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보였다. 따라서 그의 공백을 그 누구도 쉽사리 메꾸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당연한 예상이었다.
하지만 앤퍼니 하더웨이로 인해 그러한 예측은 철저히 빗나갔음이 드러났다.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한 시즌 개막전에서 28점을 넣고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세번째 시합인 워싱턴과의 경기에서는 25점과 10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4차전, 뉴저지와의 시합에서는 그의 생애 최고인 42점을 쏟아 붓는 기염을 토했으며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이번시즌(95~96시즌)에 첫번째로 NBA 금주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하더웨이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월 14일 시카고 불스와의 시합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Michael Jordan(마이클 조던) 자신이 하더웨이의 수비를 맡았고 경기는 전국에 중계방송되었다. 하더웨이는 18개의 슛중 12개를 성공시키면서 36점을 넣었고 5개의 리바운드와 4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후반전에서는 조던으로부터 공을 빼앗고, 점프력이나 허슬플레이에서도 조던보다 한 수위임을 똑똑히 보여주며 조던을 압도했다.
콘캑이 게임이 끝난 후 말한 대로였다.
"페니가 그 친구들(조던과 Scottie Pippen(스카티 피펜))을 제압하는 장면은 정말 볼만했다. 지금으로서는 그 누구도 페니보다 낫다고 얘기하지 못한다."
그 시합에서는 매직이 94-88로 승리를 거두었다. 12월초까지 하더웨이는 게임당 28.1점, 6.4개의 어시스트, 리바운드 5.6개, 그리고 2.1개의 스틸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수치들만으로는 하더웨이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그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를 직접 지켜보아야한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금으로부터 12년전,1996년 NBA 올스타 전에서.
Thanksgiving for Penny
추수감사절 전날밤, 매직은 신생팀인 벤쿠버 그리즐리스(현재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홈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올랜도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1미터의 거리에서도 림을 못맞추겠다 싶을 정도로 컨디션이 난조인 Dennis Scott(데니스 스캇)은 계속 7미터에서 슛을 난사하고 있다. Nick Anderson(닉 앤더슨)은 추수감사절 저녁을 미리 먹은 양 몸이 무겁다. 콘캑은 역시 공격에서 별볼 일이 없다.
경기 종료 5.4초전, 스코어는 양팀 93점으로 동점이었다. 작전 타임을 끝내고 나온 올랜도 선수들은 공을 하더웨이에게 패스한다. 그가 마지막 슛을 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바스켓을 향하여 드리블하는 하더웨이는 시계를 한번 힐끔 보고 나서 골대와 자신과의 거리를 잰 후 앞으로 전진한다. Greg Anthony(그렉 앤쏘니)와 Byron Scott(바이런 스캇, 현 뉴올리언즈 호네츠 감독)이 그를 막기 위해 앞으로 나선다. 남은 시간은 2초. 앤쏘니와 스캇 사이에는 전혀 빈틈이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하더웨이는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간다.
쫓아오는 스캇과 앤쏘니를 뒤로 하고 하더웨이는 바스켓으로 다가간다. 이제 거리는 2미터 남짓, 남은 시간은 1초도 채 안된다. 하더웨이는 한 손으로 공을 던진다. 림의 앞을 맞고, 뒤를 맞고, 다시 앞을 맞는다. 남은 시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공은 네트를 쓸고 내려간다. 95-93 매직 승리. 하더웨이는 37점을 득점했다.
시합이 끝난 후 라커룸의 한쪽 구석에서 스캇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페니가 오늘도 우리의 구세주였다. 최고의 선수는 페니이다. 도대체 그를 막을 수가 없다. 일대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더블팀을 하면 비어있는 동료를 귀신같이 찾아내거나 더블을 하러 오는 선수가 도달하기 전에 바람처럼 휙 지나가 버린다."
다른 구석에서 콘캑이 하는 말: "올해 내가 본 선수 중에서는 페니가 제일이다."
그리고 나선 씩 미소를 짓는다. 자기가 본 선수 중에는 조던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난 2개월간 페니와 함께 농구를 하면서 그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다른 팀에 있으면 농구에 대한 페니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가 없다. 리바운드가 필요하면 리바운드를 해내고, 스틸이 필요하면 스틸을 해내고 결정적인 득점도 마찬가지이다. 그것도 역시 페니가 해낸다."
그 때 후보 포인트가드인 Brian Shaw(브라이언 쇼우)가 끼어든다.
"페니 때문에 사람들이 샤크(샤킬 오닐)가 없다는 것을 잊고 있다." 그의 말이다.
이 모든 게 사실이다. 하더웨이 때문에 샤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NBA Magazine One on One 에서.(1996년 2월호)
모두 잘 아시는 이후 페니 하더웨이(이상 페니)의 행보. 페니는 1993년 전체 3번(조던,그랜트 힐과 같은 번호)으로 골든스테이트에 지명되, 곧 바로 1번 크리스 웨버(올랜도 매직 지명)와 트레이드된다.(오닐의 말을 빌자면,, 그가 페니를 추천했다 한다.)
페니는 1994년 루키 올스타전(지금의 루키 챌린지)에서 MVP를 수상했고 그 해 루키 퍼스트팀에 뽑혔고, 95년과 96년엔 샤킬 오닐과 함께 팀을 NBA 파이널(2라운드에서 야구외도끝에 복귀한 조던의 불스를 꺾기도 함.), 동부 결승(결승에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조던의 시카고 불스에 4연패 당하며 복수를 당함.)으로 이끌었고, 올 NBA 퍼스트팀에 연속으로 뽑힌다. 그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시그너쳐 농구화인 에어 맥스 페니는 조던의 '에어조던'만큼이나 불티나게 팔렸다.(이후에도 데뷔하자 마자, 엄청난 활약과 인기로 매스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선수는 그나마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유일하다.)
97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팻 라일리 감독이 이끄는 마이애미를 상대로 2경기 연속 40득점을 기록하기도 한다.(이는 팻 라일리 감독의 팀을 상대로 마이클 조던도 해내지 못한 위업) 하지만 그 시즌 당한 무릎 부상때문에 조던과 매직 존슨을 이을 것 같던 페니는 그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결정타를 맞게 된다.
그 이후로 고질적인 무릎부상때문에 이전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1999~2000 시즌엔 피닉스로 이적하며 제이슨 키드(현 댈러스 매버릭스)와 '백코트 2000' 듀오를 형성하며 부활하지만 그 다음 시즌 부상으로 거의 전경기를 쉬었고, 이후 재기하려 하지만 부상이 계속 그의 발목을 잡는다.(그의 몸은 고질적인 부상과 노쇠화로 무뎌지고 느려졌다.) 뉴욕 닉스 소속이던 05~06시즌엔 스티브 프랜시스(현 휴스턴 로케츠)와 트레이드 되어 친정팀 올랜도 매직으로 복귀하지만 곧 바로 방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이번 시즌 다시 팻 라일리의 마이애미 히트로부터 부름을 받지만, 시즌 시작 한달만에 방출되며 사실상 선수 생활을 마친다.
페니의 시그너쳐 에어 맥스 페니1 (예쁘다 ㅋ)
사진 출처:http://ewsonline.com/sports/penny/
제가 10살때 NBA, 아니 암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3학년 그냥 조던이 좋아서 모으던 NBA 매거진 원온원 에 실린 기사입니다. 페니.. 그때는 그저 불스가 이겨야 한단 생각에 페니가 너무 잘해서 얄밉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정말 그립네요..
첫댓글 저신발 초딩 때 구입하고 아직까지 안신고 고대로 있습니다 '-' 아까워서 신지도 않지만 말입니다;
나에게 nba를 입문하게 해준 선수
제목을 읽고 던컨오닐 이슈가 느껴져 약간 걱정했지만, 글을 읽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페니에 대한 향수는 정말 오래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마이클 조던과 동시대에 뛰는 선수 중에 그를 능가할 수 있다고 믿게 한 거의 유일한 선수였죠.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담아가겠습니다.근데 그동안 보스턴 응원하면서 거의 뵙지 못 했던 분인것 같은데.ㅎ~~~왜캐 숨어 계셨데요? 상당한 광팬이신거 같은데 ㅎㅎㅎㅎㅎ
역시 뽀대가 나면 더 오래 기억이 난다는...정말 뽀대 작살 페니 ㅜㅜ
조던을 다방면에서 능가할수도있겠는걸? 이렇게 느낀 유일한선수가 엔퍼니 하더웨이입니다
조던 클럽님이 쓰시니까 더 다가옵니다 ㅎㅎㅎㅎ
정말 그렇네요 ㅋㅋㅋ
페니의 포스트업과 스핀 무브는 언제봐도 너무 아름답네요. 중간에 페니하고 힐하고 같이 나온 샷도 좋았고 ㅠ
아아아.ㅡ.ㅜ
불스와의 경기에서 페니를 첨 보곤, 좀 더 강력해진 매진존슨을 보는 것 같았었죠. 그렇게 빨리 선수생활이 끝난게 정말 아쉽습니다.
쩝...이제 정말 떠나 보내야 하나요...ㅠㅠ 돌아오라는 메아리가 몇번째인지....
잘 봤습니다. 96 올스타전에서 페니의 저 무브는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2쿼터 종반쯤 베이스라인에서 끈질기게 따라붙던 키드를 제끼고 넣는 장면인 것 같네요.
제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는 샥이 페니의 인기를 많이 질투해서 떠난게 아닌가 합니다.. 영화나 랩퍼로서 앨범문제 때문에 빅마켓이라.. 떠났다기 보단.. 지금까지 흐름이나 샥의 발언을 봐선 왠지 그렇게 느껴지네요.. 덧붙여 샥의 랩은 구렸다고 평하고 싶네요.. 근데 그 앨범이 골드나 플래티넘 찍었다고 어디서 듣긴했는데..ㅡㅡ;;
저 동영상에서~~ 페니가 선즈홈에서 코트에 머리를 대고 있는 장면이 나온 그 경기... ㅎㄷㄷㄷ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94/95 대니매닝과 찰스경이 대활약한 경기였는데~~ 선즈가 10점차로 앞서고 있다가 페니의 연속득점으로 다 따라잡히고, 마지막에 삼점슛보다 먼 거리에서 던진 슛!! ㅎㄷㄷㄷ 들어갈뻔했죠. 그거 놓치고 아쉬워서 코트에 머리를 박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