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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할 말이 없다. 정말 알파고 이씹쌔ㅠㅠㅠㅠㅠ
암튼, 오늘은 타이젬을 아예 깔았다. 어제 동그라미 하나하나 파워포인트로 그리고,
너무 커서 그림판으로 사이즈 줄이고, 졸라 과정이 빡세더라고.
그래서 타이젬 바둑 십수년만에 깔아서, 대국 검토기능 바로 불렀는데
캬...... 진작 이럴걸 ㅅㅂ......
흑 : 이세돌 九단
백 : 알파고 씹단
해설 : 이희성 九단, 홍민표 九단
- 이희성은 뭐... 항상 별거 없고
- 홍민표는 말은 많이 하는데, 약간 발랄한 느낌?
- 해설은 김성룡 九단이 甲
1. 초반
이세돌이 이번엔 중국식 포석으로 짯다고 하는데
그런거 설명해봤자 우리가 아나? 모르지.
나도 십수년 지나니 정석도 기본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포석같은 기사쓰고 있네 진짜.
암튼 그렇댄다. 구리 九단의 스타일 대로 갔다고 하는데, 뭐 알간? 난 드모르간.
게다가 이미 우리는 이세돌 보다는 알파고가 중요하지 않겠니.
그래서 알파고의 개 쩌는 수가 나오는거지.
행마에는 입구자口, 날일자日, 눈목자目, 밭전자田 행마라는게 있어.
돌을 놓는, 뭐 움직이는 그런거라고 이해하면 되는데. 순서대로 이런 모양이다.
<입구 자, 날일 자, 눈목 자>
생긴대로 이름을 붙였다고 보면 됨.
어쨋든 대충 보면 Feel 느낄 수 있듯이, 입구자가 가장 두 돌간 연결이 끈끈하고, 옆으로 갈수록 멀어지면서
왠지 부실해보이지?
그래서 밭전자로 벌리는 것은 어지간하면 잘 쓰이진 않아. 확실하지 않으면 그리 쓰이진 않는데,
그래서 해설진도 애초에 후보로 삼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알파고가 놓고 나니,
모양이 존나 좋아 보이는거지.
그런데, 백 14와 백 32 사이의 모습을 밭 전자라고 하는데, 딱 봐도 눈목자보다 더 부실해보인다.
그런데 알파고는 저 자리를 두지. 보통, 평범한 행마로 진행을 한다면......
이런식으로, 날일자로 벌려서 확실하게 흑 세점을 가져갈 거야.
아마 나라면 그랬다. 근데 알파고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홍민표 해설은
"시간을 오래 쓴것도 아니고, 빠르게 나온수. 그런데 날일자나 다른것에 비해 의도가 참... 애매한 수.
그러면서 흑이 뭘해도 흑 세점은 잡히는 모양이 나오는 수. 서로 교환하고 주고받는 타협이 필요하지 않은 수.
흑은 색다른 수를 찾아야 한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저 흑 세점을 다 주고, 백에서 손을 떼자니 흑은 빡친다.
아무것도 한게 없거든. 자기 구역 쳐들어온 백한테 사상자도 내면서,
집도 얻어가니 미친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반응을 하면
흑 세점이 고대로 잡혀서 좆망 케이스 1
여기서 뭘 더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좆망 2
결국 바깥에서 백을 어떻게 하면서 흑 세점을 갈구하느니,
아예 흑 세점을 기반으로 끌고나갈 생각을 한다.
이세돌은 홍구단 해설 처럼, 색다른 수를 모색하지.
이세돌은 아에 흑33으로 밀고 나와.
그리고 백 34, 흑 35, 백 36 은 정해진 수순과도 같다.
백 36도 참 어처구니가 없는데, 백 36을 어떻게 둘까?
라고 해설진이 존나 고민하고 고민했는데 뜬금없이 그냥 연결함. ㅋ
모든 해설보다 알파고는 위에 있다.
색칠된 백과, 네모친 백이 서로, 백 36을 통해 연결이 된다.
저렇게 백이 연결이 되고 나니까. 아까 흑 세점이 고대로 잡혔을때랑 사실 별로 차이가 안나.
백은 할거 다했거든.
1. 흑집 뽀갰고
2. 미생인 돌들 연결했고
3. 여전히 흑 세점(이제 네점)은 처리하기 까다롭고
4. 흑 모양이 좋은 것도 아님.
졸라 불만이 많을 수 밖에. 만약 여기서 착하게 받아주게 되면,
백이 아예 살아버리게된다.
흑집도 뽀개고, 자기도 살고
알파고의 목적은 딱 그걸로 달성이 된다. 자신이 유리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고,
불리할 수 있는 요건을 없앤거. 냉정하게 싸워서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없는거지.
근데 이러면 졸라 재미가 없잖냐, 이세돌 입장에서는 졸라 재미없고
바둑 보는 우리도 졸라 재미가 없어. 그냥 끌려가는 것밖에 안되니까.
감히 컴퓨터 따위가, 좆나 그렇게 둘순 없지.
첫판, 두판 내리 알파고의 계산 하에 엿한번 맛봤는데,
이번엔 세돌이가 엿 장수한번 해봐도 되는거 아니냐?
그래서 쌈을 건다.
드디어, 세돌이가 지가 뭘 잘하는지 깨달음.
흑 37이라는, 끊어먹을려고 작정한다.
절대로 기계에게 쉽게 줄 순 없지. 위에 백 대마든, 밑에 백 32,34 두점이든 어떻게든 조져야됨.
흑 37은, 제 1국, 제 2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제대로 이세돌만의 스타일, 이세돌이라서 하는 수,
이자식이 드디어 지가 이세돌인걸 깨달은, 박살난 멘탈 금요일날 하루동안 푹 쉬고
이갈고 나왔다는걸 보여주는, 일단은 최고의 공격이다.
여기서 졸라 복잡해 진다 상황이.
그냥 이렇게 무식하게 싸우면, 이게 무슨 진짜, 개판되는거지.
미칠듯한 크레이지, 혼돈의 카오스, 심연의 블랙홀과 같은 상황을 이세돌이 컴퓨터 상대로 타개해야됨.
초록놈, 파랑놈, 노랑놈, 분홍놈 아주 따로따로 다 살면서 서로 죽이고 죽여야되는
사실, 누가 누구랑 수상전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 줮같은 상황은 피해야지 않겠어?
그래서 진행된 흑 39와, 흑 41 두 수 모두
이세돌은 기다렸다는 듯이 착수 했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지. 백 46으로 탈피하려하자,
흑 47로 다시 몰아간다.
이세돌은 미생인 자신의 흑을 바깥으로 빼내면서
아래쪽 백과 위쪽 백 모두 양곤마인채로 공격하려고 해.
근데 역시 알파고, 호락호락하지 않지.
이렇게 흘러가는데,
알파고가 정말 이세돌의 몇 수 앞을 읽고 있다는게 너무 뼈저리게 느껴지고 있다.
흑 53이 악수라는 소리도 있지만, 안둔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냥 막 싸워 볼까?
좆됨3
흑 53은 어쩔 수 없고,
백 56도 필수기 때문에
굳이 바란다면 이러길 바래야했는데
이런식으로 한번 얌전하게 알파고가 내줬기를 바랄 수도 있었지.
갓파고님께서는 절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으시다.
갓파고 풍혈.baduk
막상 나오고나니까, 씌벌, 이게 뭐야.
바라는 방향은, 흑이 나오면서, 백을 양쪽으로 미생처리하는건데,
흑 55로 나오고 나니까 밑에 흑 두점이 외딴섬에 남겨져 있고,
나오면 나올 수록 백의 방향이 훨씬 짙어지고 있잖아.
좌상귀에서 시작된 싸움이 좌변을 넘어, 백이 화점을 차지하고 있는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는거야.
2. 중반
치고박는걸 포기한 이세돌은 결국 흑 57 ~ 63 까지
저렇게 맨 꼬다리에서 살짝 발걸쳐서 넘어간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보니 왠걸. 싸우긴 더럽게 많이 싸웠는데,
백이 더 두터워졌고, 흑은 사실 딱히 한게 없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어.
그리고 이즈음 이미 알파고의 승리가 예견됐지.
저 두터움이 모두 백집이 아니게 되도,
최소한 반면상으로(바둑판 상으로) 백이 5집 유리하고,
덤을 포함하면 10집 넘는 차이가 생겼어.
그래서 이세돌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저렇게 까지 붙여가는 수는......
사람이 아닌 알파고였기 때문에 둔 수라고도 말을 하는데,
혹은, 자신이 도저히 이길 재간이 안나오던(시기에) 이창호에게나 써볼만한 도전
이라던가,
어쨋든,
이후 흑 89는 많은 것을 노린 수다.
좌상귀-좌변 공방에서 힘을 너무 써서 지친건진 몰라도
비록 실수다, 패착이다, 그런 얘기가 있기는 한데...
일단, 흑 89는 가장 먼저 좌상귀의 백을 졸라 꼬라보고 있다. 언제든지 기회 오면 달려갈려고.
그래서 알파고는 즉시 백 90 으로 대비를 해놔. 그렇게 하나 사라지니까, 일단 이세돌은 우하귀로 달렸다.
문제는 저렇게 살아 놓은 귀가 막상 살고 보니 크게 난것도 아니고.
가장 큰 문제는 후수로 끝나버리는 바람에 마지막으로 노렸던 백 98자리를 알파고가 먹게되지.
이세돌이 수 하나로 세 곳을 노려봤지만, 실상 알파고가 제대로 선방을 해버린거야.
이 시점에서 알파고는 또 구글한테 보고했을 거다.
"나 이김 ㅎㅎ"
집 차이는 더 났고, 하변이 넓다고 해도 백한테 겹겹이 둘러쌓인 곳에서 그 누가
대놓고 살아볼 생각을 하겠니?
누가 하긴, 우리 이세돌, 두판 연속으로 발린 이세돌이 할 수 밖에.
보통은, 먼저 패를 때리고,
약점을 만들어 놓은 다음 들어갈 생각을 할텐데.
우리 이세돌. 그런 것 까지 신경 쓸 새가 없지.
이미 시간은 다 지나갔고, 초읽기만 남았다고 보면 되는 상황에서
이세돌의 머리가 1,2,3국중 최고로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가 바로 이 때 부터다.
저 안에서 살기만 한다면, 이세돌이 이길 수 있는 거지. 승부수를 던진거야.
(제 1국에서 알파고의 백 102만큼 임팩트가 있진 않은듯.....)
노리는 것은 ①로 뻗어나와 끊어가는 것, ②의 패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런 식의 해피엔딩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지.
이후 패싸움까지 벌어지기 직전,
알파고가 백 138로 급소를 찌르지.
3. 종반
모든 것이 전부 계산되어있고, 넌 돌만 놓으면 된다는 급소.
알파고의 백 138.
여기서 분기점이 일어날 수 있다.
첫번째는, 실제 진행이고, 그건 결국 패싸움으로 갔지.
두번째는 아래와 같은데.
IF... 이쪽의 단패를 이기더라도....
여기서 몇가지 가정이 있다.
1. 밑의 패를 해서
2. 패를 이겼을때.
라는 해피엔딩이라고 해도, 이세돌(흑)은
1. 파랑색
2. 초록색
3. 연두색
모두 깔끔하게 처리해야되고, 저 상황에서 이미 초록색은 살 방법이 사라지게되지.
이 패를 완수한다 해도, 사실은 승리 할 수 가 없어.
패를 이긴다 해도, 대국에서 승리하려면 약한 세곳을 모두 깔끔하게 완생 및 타개를 해야하는데,
패를 이길 수 있는 팻감도 없다. 모든 조건이 유리할 순 없지만, 하나도 유리한게 없는거지.
그래서 이세돌을 당장 패를 만들지 않고 한번더 튼다.
이 모든게 1분 초읽기 동안 일어난 일이지.
존나 이 새끼도 알고보면 고스트 바둑왕
이 국면에서 알파고의 백 148은
"알파고가 패를 피한다." 라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데, 그럴리가.
실제로 알파고는 모든 계산이 끝나 있던 거다.
1. 양패 구도에, 당장 패를 때리지 않아도 한,두수가 남아 있다는 여유
2. 그 여유를 다른 쪽에 사용하면서 마지막 남은 흑집을 박살낼 수 있는 공격권 선취
3. 설령 패에서 지더라도 후수가 아닌 이상 여전히 중앙의 흑은 미생
4. 거기에 상변을 박살내면 승리 할 수 있다(계산 끝)
5. 물론 나(알파고)는 패조차 질 생각이 없고.
어찌 어찌 패는 만들어 졌고,
패는 시작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세돌의 팻감은 부족하다.
이세돌은 없는 팻감을 만들어야 하고,
알파고는 있는 팻감을 두고, 패로 인해 새로 생기는 자체 팻감을 꾸준히 활용한다.
여기서 홍민표 九단은 정말 "괴로운 싸움이다." 라고 끊임없이 되뇌인다.
패 싸움이 시작하면서, 패 싸움이 끝나느 시점까지, 괴롭다는 이세돌의 심정을
여러번, 반복해서 되뇌이는데, 그 감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팻감이 없다는 것을 이세돌도 알고 있지.
하지만, 패를 안 할 수는 없어.
패를 하게 되고, 만약 패만 이긴다면 승리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팻감은 없어.
질 것 이 뻔한 패지만, 그 0%에 가까운 가능성이지만
그건 0%라고 써있기라도 하니까, 할 수 밖에 없는.
타들어 가는 속을 부여잡고 둘 수 밖에 없는.
패한다는 것을 알고서 하는 패.
결국 팻감조차 남지 않은 이세돌은
흑 171로 패를 잇고, 자체적인 초록색 백과 수상전으로 돌릴 생각을 해.
그 와중에, 이 새끼도 진짜 고스트 바둑왕이라니까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 흑의 싸움은 단순히 백의 하변을 부순다 만다의 문제가 아니야.
파란색 흑은 여전히 미생이지. 그리고 흑 171로 잇는다는건, 백이 흑 71을 따먹으면서 생기는
중앙 흑 대마들에 직결되는 문제야.
웃긴건 알파고가 여기서 지가 패를 만들어.
여전히 사활은 퍼렁 대마도 걸려있는데,
백이 패를 만들고,
지 팻감을 다시 방금 새로 생긴 백 176자리에 두면서
완전히 이세돌의 전의를 상실시키지.
" 나는 시발 없는 팻감을 만드는데 니는 시발 있는 팻감도 안쓰고,
계속 내 돌만 이용해서 팻감 새로 만드냐? 바둑 줮까치 두네 진짜 시발"
이런 거야, 시발 진짜 알파고 개새끼, 누가 컴퓨터 아니랄까봐 피도 눈물도 없는 기계덩어리 새끼.
홍민표 九단은 아예 "화가난다." 라고 말했어.
괴로움을 넘어서 이제 화가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라 개빡침 진짜,
결국 이세돌은 여기서 돌을 거둬. 다시금 패배하게 된다.
타이젬 형세판단이 100% 정확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직접 존나 파워포인트로 동그라미 찍는것 보단 낫잖아? (내가 편하다고)
어쨋든 좋게 끝나서, 흑 대마가 완생한다고 '쳐도'
상변에서 흑이 선수로 막아서 손해를 최소화한다고 '쳐도'
이미, 하변의 백만으로 55집에 해당이 되는데,
흑은 가장 큰 상변이 30집이 채 되지 않아.
여전히 중앙에서 타개해야 될 곳은 남아 있고.
사실 20집 이상으로 백이 유리한 상황에서
7.5집 덤까지 줘야하는 이세돌 입장에서는 정말, 1,2,국 때보다 더 뼈저리는 패배였을 거라고 생각해.
4. 총 정리
제 2국 만큼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알파고가 상대하는게 어떤 기사인지 보여준 대국.
"네가 상대하고 있는건, 나 이세돌이다." 라는걸 명확하게 보여준 대국.
자존심을 떠나서 승리 하나만 보고 하얗게 불태운
알파고 패 때리는 실력보고 멘탈도 태워버린
이세돌
- 1,2,3 국 중 가장 '자신 답게' 펼쳤던, 새로운 수도 돋보이고, 가장 머리가 잘 돌던
가장 승리에 가까웠을 대국을 펼쳤어. 물론 패하게 됐지만....
- 졌지만, 내용은 좋았던......
- 하변 침투 당시 시간은 초읽기 밖에 없었고. 초읽기도 하나만 남겨놓고 모두 써버린 다음 제대로 시작되는데.
그럼에도 하... 해설들도 놀랄 만큼 정확하고, 날카롭게 읽어갔다고 생각해.
물론 승리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변밖에 남지 않았지만, 누가 거기서......
하변에 침투해서 살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데서 이세돌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 아이러니 한건, 실수가 단 한번도 없었던 제 2국 보다,
악수가 있었음에도 승리를 바라 볼 수 있었던게 제 3국.
- 진짜 일단 패배하니까 정리할 말도 저런 정신승리같은 말밖에 안남긴 하는데......
- 홍민표 해설은 "괴롭다" 로 시작해서 "화가난다" 를 거친뒤, 이세돌이 돌을 던진후 한마디해.
"알파고는 완벽하다."
- 그리고 저 말이 너무 체감이 되고, 가슴에 와닿아서 나도 눈물찡함.
- 특히 종반에 있어서, 나는 유튜브 스트리밍 밖에 안봤지만, 이희성 홍민표 九단들이
모두 해설하면서 제시했던 가능성과, "왜 이세돌 九단이 이렇게 두지 않는거지?" 했던 수들을
대국 후 복기 해가면서, "아... 그러네, 될거 같은데, 안되네, 이세돌 九단이 맞다." 라고 했다는것.
(대사는 달라도, 의미는 같다.)
더 재밌는건, 그 장면들은 이세돌이 그때 마지막 딱 1분 초읽기 동안 행해진 하변의 악전고투였다는 것.
- 정말, "이세돌" 딱 세글자로 밖에 정리가 안된다.
알파고
- 알파고는 +100점이 아닌, 손해가 없을 국면을 만들기 위한 수를 쓴다는 생각은 여전해.
하지만 그게, 세걸음을 위한 한걸음 후퇴가 아니라, 잠깐 멈춰서 생각하다 한걸음을 걷고,
그 다음턴에서 바로 세걸음을 뛰는 것 처럼 느껴져. 굉장히 냉철하고 확신있지.
- 이건 손해를 안본다는 수준이 아니라, "네가 뭘 하든 내 손바닥 안이다." 같은 느낌.
- 그런데 많은 기사들이 알파고가 패를 굳이 만들지 않는 것을 보고 "패는 복잡하니 피하는 것이다." 라고 했지.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바둑을 둿었고, 전공도 개발쪽인 입장에서 보자면,
알파고는 자신이 앞으로 처할 수십수를 보면서 승률이 적을 순으로 경우의 수를 칼같이 쳐내.
알파고는 모든 수에 대한 국면을 계산하지 않아. 학습을 통해 일어날 일이 없는 수, 본적 없는 수,
없더라도 가능성 있는 수는 남겨두되, 의미 없는 가치가 적은 수와 국면은 칼같이 쳐내.
많은 사람들이 '경우의 수' 를 말하면서 바둑은 우주의 원자만큼 많은데 알파고가 어떻게????
하지만 알파고도 그걸 다 보는게 아님. 우리 생각보다 경우의 수, 그 양이 중요한건 아님.
이미 학습을 통한 경험적으로 알파고는 그 경우의 수를 굉장히 압축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쳐낸 뒤 남은 경우의 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국면에 대한 깊이(가치)를 더해 갈 수 있는 거지.
이 때, 패는 변수가 굉장히 많은 수야. 반복적으로 같은 장소를 때려야하기도 하면서,
그 장소와 비견되는 다른 구멍을 찾거나 만들거나, 변용을 해서 꾸준히 패를 유지해야지.
수 하나의 변수가 플러스 알파 만큼의 경우의 수를 만든다면,
패 하나의 모양은 플러스 오메가 만큼의 경우의 수가 만들어 질 수 있어.
그래서 '복잡할 미래'가 무조건 있을 패는 알파고는 약할 것이다라고 한거지.
앞서 말했듯이, 그 경우의 수가 가징 무한함이 중요한게 아니라, 알파고가 꺼릴 이유가 없어.
- 다시 말해 알파고는 그 패조차 알파고는 모두 계산하면서,
"굳이 패를 안해도 내가 이기는건 변하지 않으니, 난 패를 하지 않아." 라는 생각으로
제 1국, 제 2국 모두 패를 만들 상황을 내주거나, 패에 손을 내밀거나 하지 않아.
그런데 이번 제 3국에서 패를 직접 참여하고, 만들기도 했다는건,
그 패가 승리에 극명한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도 있고, (이세돌이 그만큼 밀어 붙였다는 이야기도 됨.)
자신이 지금까지 확실한 승리의 길을 그려가고 있다는 점을 다시 명백하게 확인시켜 준거지.
- "완벽하다." 라는 것이 바로 알파고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아직도 환상에서 못 깨는 저렴한 자좆심에 빠진 한국기원 몇몇 임원들이나, 무슨 개발했다고 기사 쓴
변호사분은, 아주 음모론을 만들려고 작정했는데.
클라우드 서버로 대국장의 알파고 뿐만 아니라 다른 알파고들이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는데.
ㅋ... 그게 필요가 없다고 시발, 알파고 이새낀 그냥 지 스스로 좆쩌는 놈임.
알파고의 학습과 알파고를 이길 방법
- 알파고의 학습은 모든 바둑인들이 해왔던 학습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단지, 우리는 '룰'을 배우고 시작했다면, 알파고는 '룰'도 스스로 학습했다는 차이지.
계속해서 대전해보고, 그 대전을 복기하면서 수정해 나가고, 다른 기사들의 기보를 되뇌이고.
그걸 토대로 또 둬보고. 이 과정은 바둑 배우는 사람들, 프로기사들도 꾸준히 반복적으로 공부해 나가는 거니까.
단지 컴퓨터였기 때문에 수십년, 수백년이 걸릴 시간을 완전히 압축해서 통달할 수 있는 거지.
시발 진짜 고스트 바둑왕.
-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파고는 쉽든 어렵든 모든 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1분 ~ 1분 30초 가량 걸렸어.
이게 중요하다.
1. 만약, 제한 시간이 엄~청 길어서 사람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봉수 까지 하는
한 대국단 3~4일이 걸리는 대국이라면 지금 보다 더 잘 비벼 볼 수 있을 거 같아.
2. 판후이 2단과 공식적인 전적은 5:0이지만, 비공식 속기바둑에서는 3:2였지.
짧은 시간동안, 정말 '경험과 직관'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최단 속기바둑이라고 한다면,
그런 조건에서는 알파고도 정말 불리 할거임. 모든 수를 확실하게 계산하지 못할 테니까.
향후 4국과 5국
- 사실 승리가 기대되진 않아.
하지만, 그 동안 은퇴얘기하면서 전적 떨어지고, 최근 커제한테도 씹히는 이세돌이
이 대국들로, 번쩍 뜨이고 훨씬 높게 올라갈 수 있는 반면교사가 됐으면 좋겠다.
암만 성격이 싸가지래도, 질 자신이 이제 생겼을 거임.
짧게 한다고 하는데 매번 말이 길어져서 스압이 되네......
재밌는것도 아닐거 같고, 이름처럼 심플&심플 하지 않아서 미안함.
내일 부턴 이기나 지나 별로 차이 없을 4,5국이니까
레알 초중종반 형세파악과 흐름만 하고 끝내려고 해.
지금까지 봐줘서 고맙고, 4,5국 남았으니 한판이라도 더 비벼보길 기도해주라.
- 훌리건 천국 -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ㄹㅇ 지도대국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ㅆㅅㅌㅊ
좋은 글 감사
오늘 일하느라 중간중간 보다가 백 148쯔음부터 본격적으로 봤는데 분석 고맙당 ㅋㅋㅋ 흐름이 짱짱 보이네.
참 막막한 바둑이었다.어떤 벽같은 게 느껴졌고 ㅠㅠ ,알파고 대 알파고 대국을 해서 그기보를 보고 싶다 그럼 그결과는 어떻게 될까?
알파고가 하는 '자기 학습' 중 하나가 자기가 학습한걸 토대로 가상의 자신과 끊임없이 둬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알파고 까면 나올텐데 그거 금액적으로 얼마나 할지도 궁금해진다. ㄷㄷ
굿 잘봣다
고맙다~ 잘 봤어ㅋ
바둑 잘 모르는데 열심히 읽어보고 갑니다. 스크랩 해도 되나요?
네
나도 바둑 잘 모르지만 마지막 하변에서의 패싸움은 뭔가 느껴지는 그런 바둑이었다..ㅠㅎ
개념돌은 황산이 강훌좀 달아줘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