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따른 식수 대책으로 제시한 ‘강변 여과수’에 대해 서울시가 이전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한강에서는 타당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간접취수 도입을 위한 기초조사 보고서’ ‘간접취수 도입을 위한 타당성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인 2004년 8월28일 시정보고회에서 “당면한 국민적 관심이 수돗물을 마음놓고 마시는 것”이라며 “양질의 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간접취수방식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가 2005년 서울 광나루에서 간접취수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홍미영 의원실 제공> |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에 따라 2004년 7월 용역을 발주, 2005년 2월까지 팔당대교~행주대교 구간(둔치 12개 지역, 구리시 토평·하남시 미사리 지구)을 대상으로 간접취수 도입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 광나루, 양화 지구가 ▲시설부지 공간확보 ▲시설확장성 및 인근 정수장과의 연계 방안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의 두께 및 산출성 면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암사정수장과 가까운 광나루지구를 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최적지로 판단하고 용역을 발주해 2005년 3월~2006년 8월 수직관정 5개를 박아 간접취수를 시험실시했다. 그러나 간접취수로 얻어지는 물의 양이 예상했던 1일 30만t의 20분의 1에 불과한 1만5000여t으로 추산됐다. 암사정수장의 1일 취수량 160만t에 비하면 0.9%에 불과해 대체 상수원으로서 무의미한 수준이다. t당 생산원가도 암사정수장(77.16원)보다 1.44배 높은 110.98원으로 나타났다.
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한 ‘범한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 사무소’는 보고서에서 “개발 용량이 당초의 안전한 상수원 개발 목표에 크게 미달되므로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2006년 7월6일 열린 ‘간접취수 타당성조사 용역 전문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현재의 간접취수량으로는 대용량의 취수원을 필요로 하는 서울시에 적용하기 곤란하다”며 사업 중단에 동의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현재 이후보 캠프의 대운하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관련 조사 결과를 이명박 당시 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 간접취수는 서울시의회에서도 논란이 됐으므로 이전시장도 (실패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간접취수 기존 정수장의 직접취수 방식과 대비되는 것으로 하천 부근에 관정을 박아 자연여과된 하천수를 끌어올리는 취수 방식.
▲ 강변여과수 강 바닥의 모래·자갈층을 흐르며 자연정화 과정을 거쳐 간접취수된 물.
〈김재중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