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시기 국정농단의 실상을 밝혀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며, 박근혜 정권에서보다 심각한 이명박 정권의 악행들이 드러나고 있다.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전 사회적 공분을 샀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어, 그간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던 국가정보원과 군대의 각종 불법 행위들이 속속 밝혀지며 온 국민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는 불법 댓글 공작으로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각급 선거에 개입하고, 국민의 혈세로 관변단체의 시위를 사주했으며, 심지어 법원의 전산망을 공격하는 등 국기 문란 행위를 상시 업무로 하였다. 그간 이러한 불법 정치 공작은 그들이 집권하며 모든 정보를 통제해왔기에 제대로 드러난 적이 없었고, 민간을 중심으로 한 조사를 통해 '꼬리'만 나타나다가, 정권 교체 이후 '몸통'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명박근혜 시기 선진적 시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음모론이라 치부하던 자들도, 속속 드러나는 명확한 증거 앞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이명박은 모든 불법 행위의 '몸통' 중에서도 핵심이다. 그래서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현 정부의 관련 조사를 마땅히 해야 할 적폐 청산 노력으로 보고 힘을 싣고 있으며, 이명박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 또한 압도적 다수인 것이다. 반면 이명박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거슬러,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 "퇴행"이라느니 하는 표현으로 공격하며 뻔뻔하게 버티고 있다. 오늘날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든 장본인이 나라를 바로잡으려는 정부에 "퇴행" 운운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파렴치와 적반하장의 표본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이명박의 천인공노할 태도는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강력하게 제기되었던 이명박 단죄 요구는 2012년 양대 부정선거를 거친 후 박근혜 정권 하에서 주춤해졌다. 선거로 드러난 민심이라는 공세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 민심이라는 것들은 이명박이 꾸민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그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남에도 반성 없는 이명박의 뻔뻔한 모습은 전 국민적인 분노를 부르고 있으며, 시민사회의 이명박 단죄 여론이 활발해지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비롯하여 이명박 당시 여권을 구성하던 정치 세력은, 정부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적폐 청산 작업을 정치 보복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 이러한 주장은 국민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적폐 청산의 당위성에 공감하고, 그 주된 대상은 이명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명박을 엄정히 단죄하여 나라를 바로세우는 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정부는 지난 정권의 잘못이 있다면 가리지 않고 모두 밝혀내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사회 개혁도 이뤄야 한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국회의원 정수 절반에 한참 모자라며, 개혁에 협조할 몇 석의 진보정당 의석을 합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적폐 청산 작업이 한낱 정략적 거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넘어 적극적 요구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행동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 혁명으로 박근혜 독재 정권을 몰아낸 평범한 시민들이 이에 화답하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명박의 악행이 날마다 밝혀지며, 이명박을 구속 수사하고 법정에 세워 그 죄를 엄중히 물을 것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직접 행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10월 3일 발족한 '쥐를잡자 특공대'는 이명박 단죄를 촉구하기 위해 뜻 있는 젊은 직장인들의 주도로 생긴 모임으로, 직장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수십 명 규모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의 악행에 대한 엄정한 심판을 촉구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위와 퍼포먼스를 통한 '행동'을 추구한다. 이들 중 다수는 특별한 사회 운동 경력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로, 평범한 시민들이 기성 조직보다 먼저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쥐를잡자 특공대'는 지난 10일부터 행동을 개시했다. 서울 논현동 이명박 집 앞에서 이명박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토요일인 지난 14일에는 평범한 나들이를 포기하고 이명박 집 앞에서 피켓 시위와 함께 영산강에서 가져온 녹조 물을 대문 앞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쥐를잡자 특공대'에 따르면 이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이명박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시민들의 말대로, 최근 드러나며 화제가 되고 있는 국정 농단 사례 이외에도, 오래 전부터 비판받아온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 비리·방위산업 비리)과 공기업 민영화 등 정책 추진 과정에도 셀 수 없는 불법을 저지른 것이 이명박이다. 이명박 정권의 모든 것은 불법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철저히 이명박의 지시와 통제 하에 이뤄졌다. 이를 모두 법정에 세워야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이자 법치국가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노력으로 이명박의 불법과 악행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모든 불법행위 중 1할도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명박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고 실행하고 있을 것이다. 증거를 없애고 관련자와 입을 맞추는 것은 그 기본에 해당한다.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면 적폐 청산은 시작해 보기도 전에 미궁에 빠지고, 정치 공방 속에 새 정부의 국정 동력마저 약해질 것이다.
이명박을 신속히 구속하여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 이명박을 얼마나 빨리 구속하는지에 나라의 미래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기본이라고 하겠으나, 이는 이미 충분한 것으로 본다. 여기에 더하여 시민들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요구가 필요하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모두 국정을 농단한 반역자들이지만, 박근혜는 매주 백만 명 넘는 시민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와 직을 잃은 반면, 이명박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정권이 교체된 현 시점에 이명박에 대한 신속한 구속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명박을 엄호하는 정치세력의 훼방을 뚫고 진실을 밝히려면 시민들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
'쥐를잡자 특공대'는 이명박의 신속한 구속을 위한 시민 직접 행동의 첫 발을 떼었다. 이제 더 많은 시민들과 기성 시민사회 운동 조직이 화답할 때이다. 우리에게는 해결해야 할 너무나 많은 과제들이 쌓여 있지만, 이명박 문제는 이들 대부분을 관통할 수 있는 공통 문제에 해당한다. 이명박 심판 요구야말로 온갖 사회 개혁 요구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핵심 의제이다. 또한 이명박을 중심으로 한 수구 기득권 정치세력의 재건과 부활을 막아야 모든 개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쥐를잡자 특공대'는 이명박 구속을 위해 각지에서 1인 시위를 지속함은 물론, 다양한 퍼포먼스와 단식 농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쥐를잡자 특공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체와 크고 작은 시민 모임이 각자의 방식으로 행동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1년 전 뜨거웠던 촛불이 성공을 거두고 흔적도 없이 고요해진 시민의 광장이, 이명박 심판에 대한 요구를 중심으로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장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면 과도한 희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