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멸망의 원인說
1000년전 폭발 때 화산재가 지금도 日북부에 5㎝ 쌓여있어 "또다시 터진다면 대재앙 올 것"
백두산 화산이 수년 안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본지 6월 19일유사(有史) 이래 가장 큰 화산 폭발을 일으켰으며 한 왕조(王朝)를 멸망시킨 산이 있다.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화산 폭발이 임박한 백두산 때문에 긴장하는 곳이 바로 북한 정권이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에 따르면 백두산의 폭발은 우리 민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원전 1~2세기 폭발로, 부근에 살던 동이(東夷)족, 즉 한민족이 재앙을 피해 중국 산둥(山東)으로 대규모 이동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백두산은 1000년 뒤인 10세기 다시 폭발했다. 이것이 발해의 멸망과 관련 있다는 설(說)도 있다. 물론 발해는 926년 망했고 백두산 폭발은 946년이나 947년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어불성설이란 반론도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당시 백두산에서 타다 남은 나무를 대상으로 탄소 연대 측정을 해보면 화산 폭발이 926년 이전으로 앞당겨진다고 한다. 즉 백두산 폭발과 발해 멸망이 상관이 있다는 얘기다.
- ▲ 연합뉴스
현재 일본 북부에는 두께 5㎝가량의 화산재가 쌓여있는데 이것도 백두산 폭발의 여파다. 수만 년 전에 더 큰 폭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산은 꽤 있으나 기록이 있을 리 만무하다.
백두산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규모의 화산들도 폭발할 때마다 인류에게 큰 재앙을 줬다. 1세기에 발생한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은 백두산 폭발과 비교하면 훨씬 소규모였지만 고대 도시인 폼페이를 완전 붕괴시켰다.
18세기에 터진 아이슬란드의 라키화산은 유럽에 이상기후를 유발했다. 이 폭발로 인한 화산재 분출량은 백두산 폭발의 40분의 1 이하였지만, 프랑스혁명의 사회적 배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두산 폭발에 가장 근접한 규모는 1815년의 인도네시아 탐보라산에서 일어났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유럽까지 날아가 하늘을 잿빛으로 만들었다. 태양의 복사열을 막았고 그해 여름이 실종됐다.
이로 인해 유럽은 대기근이 일어났고, 비슷한 시기 유럽인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백두산은 10세기 이후에도 소규모 폭발을 계속했다. 최근에는 1903년에 폭발했다는 기록이 있다.
백두산을 휴화산(休火山)이라 하지만 알고 보면 백두산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화산의 80%는 땅을 이루는 판(板·plate)과 판이 만나는 경계선에 있다. 일본이나 칠레 같은 경우다. 백두산은 경계선이 아닌 판 내부에 있다.
전 세계 화산의 5%만이 바로 백두산 같은 열점화산이다. 열점(熱點)이란 '뜨거운 점'이란 뜻이다. 따라서 이 부근의 지진은 지각끼리 부닥칠 때 일어나는 게 아니라 화산 활동으로 일어나는 지진으로 봐야 한다.
백두산의 화산성 지진은 마그마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다. 이 화산성 지진이 잇따르는 것이 화산 폭발의 전조(前兆)다. 또다시 1000년 전 같은 폭발이 일어난다면 지금도 같은 피해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우선 수십㎞ 내에 있는 지표면이 초토화된다. 용암이 흘러내리고 화재가 발생한다. 천지(天池)를 둘러싼 산이 무너지면 수십 억톤으로 추정되는 물이 일시에 흘러내려 압록강, 두만강에 홍수가 난다.
하늘로 올라간 화산재는 한반도는 물론 주변 국가에까지 화산재비를 뿌려댈 것이다. 폭발 당시 북서풍이 분다면 화산재는 북한의 함경도 쪽과 러시아 극동 지역, 일본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다.
북풍이 분다면 강원도까지는 화산재가 날아온다. 단, 화산에 의한 지진이 남한까지 내려올 가능성은 적다. 구조적 지진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갱이가 작은 화산재는 지상 위 10㎞ 이상의 성층권까지 올라가 제트 기류를 탄다.
화산재는 동쪽으로 세계를 돌며 태양을 막을 것이다. 이 화산재는 잘 떨어지지 않고 세계를 괴롭힐 것이다. 윤 교수는 "주변 국가의 과학자들이 준비하면 폭발이 언제 올지 상당 부분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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