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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쳤어님이 예전에 경험한거라고 올리셨는데
스크랩했다가 어제 발견하고 생각나서 끌어올려보아욬ㅋ
ㅋㅋ글쓴님너무 귀여우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고질방에 살짝 떴었는데 진짜 잘생기셨든데 ㅋㅋㅋㅋ
지금으로부터 일년전쯤 눈발이 내리는 추운 겨울날.
난 일본인친구를 만났어
지금도 그날은 절대 잊을수 없어..
난 고등학교때 msn 으로 일본인 친구사귀기를통해
일본인과 대화하기를 꿈꾸며 프로필을 만들었어
그래서 전세계인들의 메일을 받아봤었어
(터키 미국 중국 호주 앙골라까지 -_-)
대부분 중국인이 많았고
일본인에게 온 메일을 보면 거의다 변태아저씨들이었어 ㅠㅠ
그렇게 매일 실망스런 메일속에
어떤 일본훈남이 나한테 메일을 보낸거야
나이는 두살위 얼굴을 킹왕짱 꽃미남*-_-*
우린 1년정도 msn으로 간간히 대화했고
결국 그날이 온거지!두둥..
[나 2월에 한국 가요 ]
전에도 간간히 일본인을 만나 얘기하고 사진찍고
그런적은 많았지만
이번은 킹왕짱 꽃미남이기에
난 꽃단장 .. 까진 아니지만 나름 치마입고 부츠신고 앞머리도 새로 자르고 뭐 만족스러웠어 ㅋㅋㅋ
약속장소인 을지로 4가 역으로 룰루랄라 나갔어
난 도착해서 그를 찾았지만 그는 안보였어
그순간 날씨가 넘 추웠는지 을지로4가 계단입구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꽃미남을 발견했어
앗 사진에서 본 그 꽃미남 .ㅋㅋㅋㅋ
내가 이름을 부르자 그가 계단으로 올라왔어
근데 ....이...뭐...병...
난 그때 그분이 계단에서 덜 올라온줄알았어.
키가 160정도밖에 안되보여.....
갠찮아 일본인 키작은거 몰랐어?이해해..
근데 옷 어떡해?
이렇게 추운날 회색 추리닝 (비니루 )상의하나 입고있어..
(이때까지만 해도 회색추리닝인줄 알았어)
추리닝잠바 밑에는 발목까지도 안올것같은 일자 곤색바지..
읭?
그리고 160 신장에 맞지않아 맞지않아..신발왜케 커..
농구화 280mm는 되보여..너뭐야 .
신발 언제빨았어. 완전 더러워 누래누래
양말 누가 올려신으래 .
농구화위로 양말 올라와 .
가방은 태어나서 처음본 세상에서 제일클것만 같은 배낭.
목에는 피아노 덮개소재 이상한 목도리 .
나놀랬어.
나 집에 가고싶었어.
얼굴만 꽃미남이야 .
이거 심해
그때 .
[어디갈까요? ]
하는거야..그러면서 춥다면서...
세상에서 제일큰 그 배낭에서 장갑을 꺼냈어 .
양면 노란 목 장갑..
'끼지마. 끼지마!!!ㅜㅜㅜㅜ'
장갑끼더니 ...-_-
지도를 꺼내 .
[인사동 동대문 명동 남산 ]콕콕 찝어주며 여기 다녀왔대.
[을지로에서 동대문갔다가
동대문에서 인사동갔다가
인사동에서 남산 다녀왔어요 . 걸어서 ]
읭?????????걸어서??
"네??걸어서요??"
[네^^]
"왜요????"
[걸을수 있는 거리는 걸어서 다녀왔고 어제 경주 다녀왔는데 경주는 버스 타고 다녀왔어요 ]
걸을수있는거리ㅡㅡ!!인사동에서 남산까지 ㅡㅡ!!!
"아그래요..^^;; 그럼 어디 갈까요
왠만한데는 다 갔다 온거같으신데
혜화 가보셨어요? 거기 갈까요?"
난 그때 그냥 민토 들어가서 밥이나 먹고
차먹다가 얼른 집에와야지 이생각이었어..
그러자고 하더군.
그래서 난 택시를 잡으려고 했어.
정말 추웠어 ㅠㅠ
근데 ..
지도를 펴면서
[이쪽으로 걸어가면 되요 ]
하는거야 .
그렇게 해서 난
7센치 부츠를 신고 을지로에서 혜화까지 걸어갔어.
가는동안 사람들은 우리 두사람을 훑어봤어
"쟤뭐야 남자? " " 쪽빠리 패션죽인다 " "둘이 안어울린다 "
-_-!!!!!!빨리걷자...
1시간만에 혜화 도착 . 나 다리 아퍼.. 얼른 민토들어가자 .
"여기에요 . 들어가요~"
[저기..^^]
내팔을 잡는 그분.
[ 저 여기싫어요 .한국적인 면이 없어요 .비쌀것 같고 .다른데로 가요 ]
아ㅆ.. . 나추워...
"네 ...어디가 좋을까...."
우린그렇게 혜화골목을 30분째 돌다가
"부대찌개 어때요 햄도들어가고 라면 고기 소시지 .......한국 찌개요리에요"
[음...갑시다! ^^]
그래..민토들어갔으면 사람들도 많고 여기 가자 ..ㅜㅜㅜ
그분은 배가 고팠는지 정말 잘먹었어 .엄청 . 무지 .잘먹었어.
우리는 14000원 정도 음식을 먹고 나오는데
내가 그냥 계산을 했어 .
근데 나오면서 그분 갑자기 목에 걸려있던
정체불명의 동전지갑에서 일부러 구긴것같은 심히 구겨진
5000원 짜리를 나에게 건내는거야 .
더치페이 할거면 칠천원 주던가 .ㅋㅋㅋㅋㅋ
"아니에요 .제가 살게요 ."
[아.그럼 ...^^]
그러더니 다시 정체불명 지갑으로 돈을 넣는 그분
"이제 어디갈까요? 커피마시러 가요 "
[저 커피 못마셔요 . 써서..]
-_-
"아 그럼 차같은거 마실래요? 주스나 ? "
[차도..좀 ...]
-_-?
"그럼요? 뭐...뭐하지?"
[그냥 걷죠~^^]
웃지마 ㅡㅡ 또걷냐....
"제가 신발이 좀 아파서..동대문가서 구경하실래요?"
[그래요..]
전철역 입구에서 전철을 타려 내려가는데 이분...
또 걷재.....ㅡㅡ
걷는건 제발 혼자 걷지 왜 나만나서 이렇게 걷쟤!!!
ㅡㅡ 동대문 걸어가고있다..
"걷는거 좋아하세요 ?"
[아뇨 좋아하진 않아요 ]
뭐냐 너..
[한국에선 경주갔다 올때 빼고 전부 걸어다녔어요 .김포공항에서도 걸어왔어요 을지로까지 ]
"-_-???네??김포공항이요? 인천공항아니고? "
[인천공항에서 내려서 김포공항까지 오는 리무진 타고 내려서 서울까지 걸어왔어요 ]
"왜요??ㅡㅡ??"
[ 그게 더 싸요 . 서울까지 오면 너무 비싸서 ]
"아.........;;;;"
불길해불길해...뭔가 갑자기 이상해 ..
나무서워ㅠㅠ
동대문 도착한 그분과 나 .
두타 밀리오레 데리고 가서 옷이나좀 사라고 해야겠다 .
" 여기 들어가서 옷 구경 하실래요 ?"
[그건 좀...^^]
ㅡㅡ
"그럼 어디 가실래용? 밀리오레? "
[그냥 걷죠^^]
웃즈므르....웃지마라...웃지마....
우린 걷고있다 ..그때 옆에 길에서 김파는 사람이 보였어 .
[ 저 이번에 일본 돌아가서 아는 사람들한테 김을 좀 선물하고 싶은데 김을 어디서 사면 싸게 사나요?]
김산다고? 그래 김 싼데 데려다 주자 . 봉사하는거야!!^^
난 엄마한테 전활했어
"엄마 나여기 동대문인데 김 싸게 사려면 어디로 가?"
엄마가 을지로 4가에 중부시장에 김싸게 판댄다.
아놔 아까 살껄ㅡㅡ
"을지로로 가요^^"
[ 아 이쪽으로 내려가서 가야겠네요 ]
지하철을 가리키네 ..
그치 갈땐 지하철 타야지 다리도 아프고
[ 자 일로 올라갑시다 ]
엥 왜올라가 전철안타?
횡단보도 없어서 지하보도를 이용한것뿐
올라가서 걸어가자는 거였어 .
우린 또 걸었지 .
나 너무 춥고 치마밑으로 바람이 슝슝
새끼발가락은 얼어서 잘린거같애
ㅠㅠ
" 너무 다리아파요 우리 택시타요 "
[ 그건 좀^^]
웃지마...
난 그냥 무작정 택시를 잡고 타버렸어 .좋아.너무따뜻해 . 행복해
"제가 낼게요 걱정 마세요 ."
[ 이건 돈 어떻게 계산하는건가요?]
"요기앞에보이는 요 미터기에 나오는거로 내는거에요..
일본보다 많이 싸죠 ? 저기 말이 빨리달리면 돈이 금새 올라가고
천천히 달리면 좀 천천히 올라가고 그래요 ㅋㅋ"
내말이 끝나자 그는 을지로에 도착할때까지
그 미터기의 말의 발만 쳐다보면서 돈이 백원씩 올라갈때마다
[앗!]
[앗!또...휴]
.
.
.
[앗!!]
이런식? ㅡㅡ?
암튼 내려 시장에 도착.
딱봐도 일본인같이 생긴 그분이 시장에 들어서자
김 상점 있던 아주머니들이 모두 외쳤어
" 노리~야스이 ~ 코치코치 " ( 김 싸요~ 일로일로~~~)
그분은 신난 표정으로 김을 고르기 시작했어..
한국말을 전혀 할줄 모르는 그분을 위해 내가 아줌마랑 이래저래 해서 말을 했어
한박스에 만얼마 한다길래 그대로 전했지
[음..조금..^^옆가게로 가요 ]
그 시장은 가게끼리 엄청 붙어있어서 좀 미안하긴했지만
그래도 첫번째 가게에서 사는거 그래 그건 좀 아니지?
옆가게로 갔어 .
아까 내가 봤던 그 박스 말고
그냥 낱개로 나 고등학교 급식때 생선못먹는 아이들을 위해
대채용으로 나온
양반들만 먹는 그 김 ( 열장 들어있는..) 을 고르고 있는거야
"아 이게 맘에 드세요?
이거 한장씩 밥에 싸먹는거라 이게 편하겠다 안잘라도 되고 ~~
이걸로 하세요~ 아줌마 이건 얼마에요?
-그거 한박스에 ☆만원 !! 더싸게 해줄게 그걸로 사 ~~~
[ 옆가게로 가요^^]
읭? 그래 .
[ 저렇게 많이 필요없는데 조금 덜 들어있는걸 찾고싶어요 ]
아 그래?진작말을 하지 .
하긴 박스는 들고가기도 불편하고 ~~ㅋ
우린 옆가게 갔어
그 양반만 먹는김 10장짜리 들어잇는 그 김을
열개에 묶어서 파는걸 만지작 거리는 그분
"아줌마 이거 얼마에요?" " 그거 오천원 !"
음 그럼 요고 낱개 한개에 오백원인가 보다 .
"몇명한테 주실거에요?
[10명정도 되요 ]
"그럼 이거 오천원에 열개 들어있는거 한봉지씩 사드리면 될것같은데 "
갑자기 그의 표정이..
['0'][아니요 . 난 그렇게 많이 안살거에요 ]
그럼 뭐 어쩌자는거야 .빨리 사고 가자 ㅠ
우린 그런식으로 시장에 김을 파는 곳이란 곳은 전부 들렀다.
아줌마들은 전부 우리를 쳐다보며 욕을 해댔고
그분은 계속 다른곳 가자며 ..ㅡㅡ
난 나중에 너무 창피해서 일본인인척 하며 한국말을 모르는척을 해야했다.
ㅠㅠ
"여기가 마지막이에요 이제 없어요 "
[ 아까 거기는 한개에 500원 이었는데 다른가게는 450원이고 전부 다 달라요 .
ㅎㅎㅎ 조금만 더가면 더 싸게 팔지도 몰라요 ㅎㅎㅎ^^]
-_- 난 못참아이제
"저기요 . 제가 선물로 김 사줄게요 우리 여기서 사요 . 몇개 살까요?"
[아니요 아니요 .제가 살래요. ]
그는....450원짜리 김 열장짜리
그 .. 도시락 한번먹을때 ..뭔가 아쉬운것같은..
내 핸드폰보다 작은 그 작은김
열장들어있는 그 김을
3개를 골랐다 ....
"3명한테만 줄거에요?"
[아니요 .열명이니까 10장들어있는 이거 3개 사서
3장씩 드리면 10명한테 드릴수 있어요^^]
내 핸드폰보다 작은 그 김을 ...
3장을 .....
손으로 이렇게 준다고?? 낱개를?
한국갔다온 기념으로?
그는 아줌마에게 세개 라고 손가락을 펴보이며 얼마냐는 식으로
[으흥?]
했어
아줌마는 계산기로 450 x 3 을 하여서 1350원 이라며 계산기를 들어서
그에게 보여줘써
그는 아줌마의 계산기를 뺏더니 1000원이라고 치더니 다시
[ 으흥?^^]
...저기 .그만해 .천원에 해달라는거 심하잖아.
ㅠㅠ제발
아줌마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노노!!" "아니 3개 사면서 뭐하는거야 많이사도 깎아줄까 말깐대 !!"
난 일본인인척....
못알아들은 척했어.. ㅠㅠ
그는다시 1100원이라고 치더니
[으흥??^^]
아줌마는 다시 거절했고
결국 내가
"이거 제가 사드릴게요 "
빨리 사서 그 시장을 뜨고 싶었어.
[ 아니에요 아니에요!!곧 싸게 해줄것 같아요 ^^]
"아니에요 . 조금 사면서 이렇게 깎으면 안되요 "
[제 친구가 한국시장에선 이렇게 깎으라고 했어요 ^^]
......
친구....누구..니 ......ㅠㅠ
결국 그는 오랜실갱이 끝에
얼굴붉어진 착한 아줌마에게
김 3개를 1300원에 사고 웃으며 나왔고 .
나는 급하게 볼일이 생겨서 이만 가봐야 겠다고 했어
아니 서둘러 볼일을 만들어버렸어 . 나 한가했었어
그는 서운한 내색을 하길래 난 또 괜시리 미안함에
숙소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저 숙소 없어요^^ ]
읭??
"그럼 어디서 자요? "
[ 전철에서요 ^^]
읭?????????????????????
"오늘요? "
[오늘은 일단 내일 일본으로 돌아가니까
김포공항까지 가면 해가 질테고
김포공항안에서 잠을 자다가 인천으로 갈거에요.
김포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면 리무진 버스가 훨씬 싸거든요 ^^]
난 그때 그의 비닐추리닝 상의가 원래는 흰색이었음을 알게 됐고
그의 운동화가 닳고닳아 금새 발가락이 안녕? 할것같은걸 알게됐어
그는 여태껏 차비 900원도 아까워 그냥 걸어다녔던거고
그냥 건물같은데 들어가서 잠을 청하며
옷은 단벌로 그렇게 씻지도 않고 3일을 한국에서 보내고
김3개를 산후 아쉬워 하며 나와 헤어졌어
난 그날 을지로에서 집으로 오는 전철에서
내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고 앞으로 잘해주겠다고
오빠가 너무좋다고 처음으로 말했어 ..
그때일을 생각하며 찾은
내미니홈피의 그의 사진밑에는
왜이렇게 멋진훈남을 숨겨놨냐며 . .
친구의 부러움 섞인 댓글에
난 새삼 21세기 사진기술에 대해 생각하게되 ...
내친구들은 아직도 길에서 김을보면
이거 그 일본인 사다주라며 날 놀리곤해 . .
저도 좀 ㅠㅠ eunjeens2@naver.com
어디라도 조아요 좀올려주세요 ㅠㅠ 고질방!!! 조아요
저두여 ㅠㅠㅠㅠㅠㅠㅠㅠwowsr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