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사는 20대후반. 생활심부름업체 콜센터 직원이예요.
새벽시간인데도 이곳은 활기가 넘치네요 ㅎㅎ 항상 심심할때마다 눈팅식으로 구경하다가 일하면서 겪은
재밌는 일화들이 생각나서.. 혼자만 알고있으려니 아깝기도하고..ㅎㅎ 한번 재미삼아 써보려합니다^^
우선 앞서 설명하자면 저희 회사는 생활심부름업체구요. 흥신소나, 뗴인돈받아드리는..;; 절대
아닙니다. 해***요 업체도 아니구요. 말그대로 생활심부름. 다양한 심부름들을 대신 해드리는 곳이예요~
아직 문을 연지 1년도 채안된 신생업체라 아직은 부족한것도 많고, 말도많고,탈도많고,ㅎㅎ 하지만
무척이나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이 넘쳐나는 우리 회사.. 사랑합니다~! ㅋㅋ
친구한테 얘기해주듯이 쓰고싶어서 저도 음슴체! ㅋㅋ 시작~
1. 황당+재미진 손님
- 로또좀 사다주세요
때는 꽤나 바빴던 토요일 오후 7시경.. 다급한 목소리의 남자고객이었음
다짜고짜 로또좀 사다주세요~!!ㅋㅋ 주소랑, 연락처 입력후 어떻게 사다드릴까요 고객님?
전화받는 입장에선 물론 자동으로 얼마어치 정도 사다달라는 말씀인지 알았음.
허나. 그 고객님은 그 다급한 와중에도 번호를 하나하나 다 불러줌. ㅋㅋㅋㅋ 난 곧이곧대로 다 받아적음.
어느새 고객메모장은 깨알같은 번호들로 가득하고..보통 1~2분이면 끝날 통화를 그 고객님과 10분이
넘게 번호들과 씨름을 함. 다 적고 보니 만원어치. 열게임. 번호만 60개였음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기사님께 오더내릴때도 똑같이 반복..ㅋㅋ 기사님 ...통화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사무실 쳐들어오셨음 ㅠㅠ 다시 붙어앉아 하나하나 알려드리고 다 받아적어가시고..ㅋㅋ
모든게 마무리된후. 약 2시간이 흘렀을 무렵. 문득 궁금해짐. 아까 통화했던 메모장 열어보며
추첨결과 검색해본결과 꽝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객님 지못미...
- 바퀴벌레좀 잡아주세요~!!
이때는 내가 주간파트를 하고있을때라 야간파트 언니에게 들었던 일화임.
새벽3시쯤 전화가 왔다함. 한가했던 시간이라 아주 정성껏 전화응대를 하던 언니에게
거의 울듯한 목소리의 여자분이 바퀴벌레를 잡아달라며..ㅋㅋㅋㅋ 집안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며 ㅋㅋ
보통 우리들이 집안일 심부름을 할경우엔 시간단위로 책정하거나 일의 강도에 따라 금액을 책정함.
근데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도 애매하고 일의 강도도 ㅋㅋㅋ 매우 애매함 ㅋㅋㅋㅋㅋ
언니는 곤경에 빠짐. 이것을 어찌 수습하고 진행해야하나. 딜레마에 빠지셨다고함.
하지만 그 고객님이 너무나 간절했기에. 일단 전 기사분들께 무전을 날림. 벌레 잘잡으시는분? ㅋㅋ
아 상상만 해도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전을 치고 한 3분간은 조용...했다고함ㅋㅋㅋ
그러다 어느 용기넘치는 기사분의 자진출동으로 그 고객님의 집에 바퀴벌레를 잡아드리러 갔다고함.
울먹울먹하며 참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거듭하는 고객님을 뒤로하고
바퀴벌레 시체를 고이든채 심부름 종료. ㅋㅋㅋㅋㅋㅋㅋ소요시간은 30분..-_- 꽤 긴 혈투끝에 잡았나봄.
- 31가지 아이스크림과 15가지 도너츠 사다주세요~!!
우리는 거의 업무의 50%가 음식심부름임. 일반 편의점이나 분식점, 일반음식집 등등 배달서비스가
안되는 매장이나 길거리음식등이 드시고 싶을때 우리를 많이 이용하곤 하심.
그때가 거의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었음. 폭풍쓰나미가 지나간후 기사분들이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있는사이 조용히 전화벨이 울렸음.
아직도 정확히 기억이남. 31가지 매장에서 판매하는 파인트사이즈에 총 3가지맛이 들어가는데
파인트로만 8개를 주문하셨음. 각각 다 다른맛으로. 정확히 24가지 맛임. ㅋㅋㅋ
게다가 그 31가지 매장 이름들이 다 으리뻑적거창하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무슨 갑자기
초등학교때로 타임머신을 탄듯 신들린 받아쓰기를 하고있었음. 거의 30분은 통화한듯함 ㅋㅋㅋ
그고객님은 못먹어본 맛이 많으셨던걸로 기억함. 거의 나와 만담을 나누었음. 베리베리 어쩌고랑요..
피스타치오 어쩌고랑요... 바람과 함께 어쩌고랑.. 아 근데 그거 맛있나요? 언니 먹어봤어요? 뭐가
들어있는거죠? -_- 음..글쎄요 그건저도 아직 안먹어봤음니다만.. -_-
드디어 24번째 이름을 다 적고난후 식은땀을 닦으며 끝인사를 하려던 나에게 그 고객님께서는
말씀하셨음. 그리구요 언니 그거 다 포장한다음에 던*도너츠 가셔가지구요. ㅜ&$#%^%&%@#
다행히 도너츠는 15가지였음. 울면서 받아적음. ㅠㅠㅠㅠㅠ 이미 한차례 로또사건을 겪었던 나로썬
그 고난과 역경을 다시 겪고싶진 않았기에.. 기사님께 매장가서 전화달라고함. 직원분과 실시간통화ㅋ
31가지 매장 직원분 죄송합니다. 던*도너츠 직원분도 바쁘신와중에 실례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숟가락이 10개밖에 안들어있다며 항의전화까지 상큼하게 걸어주셨던 고객님. 감사합니다ㅠ
2. 무섭+소름끼친 일화
아직까지 그런 흥신소나 불법심부름업체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찾는사람들이 있는걸 보니
아직 있긴 있나봄..-_- 우리도 생활심부름이라고 광고를 낸 까닭에 간혹 오해하고 전화가 많이 걸려옴.
이상하게 이런콜들은 왜 낮에 걸려오는지 모르겠음 -_- 대략 이런 검은마음을 지닌분들은 밤에 주로
활동하지 않으심? 왜 환하디 환한 낮에 당당하게 전화하시는 건지? ㅠㅠ 무섭게시링..
- 저기..죄송한데요.. 사람하나 뒤좀 밟아줄수 있나요?
- 제가 어떤사람 이름 알려줄테니까요 직장이랑 은행잔고좀 알아봐 주실래요?
- 집주소는 ***구요. 지금 거기 집에 있는사람 밖으로 데려나와 5시간정도만 잡아놔주실수 있나요?
- 핸드폰 통화랑 문자기록이랑 현재위치가 필요해요. 얼마면 되죠?
- 저기요 언니. 청산가리 사다줄수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섭소! 무섭단 말이오!
특히 청산가리 아줌마. 기억하고 있어요. 그르지마요 ㅠㅠㅠㅠㅠㅠ 나 뉴스에 나오고싶지 않아요ㅠ
3. 힘듬+기피대상
- 내일 누구누구 팬사인회인데요 이따 새벽부터 가서 줄좀 서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꽤 많이옴. 심심치않음. 시간대비 가격책정이라 요금도 상당한데 절대굴하지 않음 ㅋㅋ
날씨가 추워서도, 더워서도, 지루해서도, 그 어떤이유도 아니고 기사님들이 제일기피하시는 이유는
그 속에 섞여 줄서있기가 정말 싫다고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쪽팔림도 그런 쪽팔림이 없다며 ㅋㅋ
언젠가 한번은 멤버별로 사인받는 사인회 미리가서 예약번호 받는? 그런 업무였는데 줄서있는것도
곤혹인데 이름부르며 손들으라고 했다고함 ㅋㅋㅋㅋ 42번 닉쿤? 38번 우영? ㅋㅋ이런식으로 ㅋㅋ
기사분들 나중에 사무실오셔서 거의 울려고하심. 정말 진지하게 일에 회의를 느끼신다고..ㅋㅋ ㅠㅠ
- 강아지를 잃어버렸어요 빨리 찾아주세요~!!
아침산책나오셨다 잃어버리셨나봄. 나 출근하자받은 첫콜이었음 -_-
기사님들 총출동해서 공원을 뒤지고 뒤지고 또 뒤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가슴아프게도 못찾았음 ㅠㅠ 어디간거니 강아지야... 이름이 이브였나? ㅠㅠ
이른아침 때아닌 소동에 그날 하루종일 모두들 시름시름 앓으셨음 ㅠㅠ 찾았더라면 기분이라도
좋았을것을 ㅠ 마음이 아픔.
- 가슴사진좀 대신 찍어주세요~!!
이건 사상초유로 내가 직접 나갔던 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걸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내심 고민이 많았지만 정말 숨겨놓기엔 아까운 에피소드라...고심끝에
쓰기로함. 대신 모든게 익명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 직원이시라고 했음. 의사일수도 있고. 간호사일수도 있고. 암튼 직원분이심. ㅋ
매년마다 정기적으로 자체내에서 직원건강검진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 가슴사진이 첨부되야
한다고... 근데 본인이 수술을하셔서 보형물이 ㅠ 보인다고 ㅠㅠㅠㅠ 난처음 알았음 엑스레이에
가슴수술여부가 판독이 된다는 말씀? 놀랠 노자였음.
처음엔 거절했음. 두번째도 거절했음. 세번째도 거절했음. 근데 네번째 전화가 걸려왔을때 난 무너져
버리고 말았음 ㅠㅠ 너무도 간곡하고 애달팟기에 ㅠㅠ 다른직원들에게 결코 보이고 싶지 않다는
그 의지와 간절함이 와닿는듯했음..
사실 병원직원만 아니면 직원건강검진 지정병원에 따로 찾아가서 어찌어찌 수를 써볼수 있으셨겠지만
직장이 병원인걸 ㅋㅋㅋㅋㅋㅋ그안에서 무조건 해결해야하니 심히 괴로웠을듯 짐작은갔음..
동료들중 남친이 있는건지. 말많은 여자동료들이 있는건지. 암튼 같은 여자입장으로 정말 마음이 쓰여
긴급회의끝에 내가 직접 출동하기로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 1시간정도 기사님이 전화받으셨음ㅋ
거의 5분도 안되서 끝났던것같음. 오고가는 시간만 길었다뿐이지 정말 눈깜짝할새에 끝나버렸음.
출발전에 고맙다고 고맙다고 연신 인사하시는 그분을 보며 볼품없지만 보형물없는 내가슴이 참으로
자랑.....-_- 까진 아니고 뭔가 으쓱? 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그기분은?
쓰다보니 꽤 길어진것같아서.. 재밌자고 쓴건데 지루해들 하실까봐 이만 접겠음 ㅋㅋ
이밖에도 일화들은 너무나 무궁무진함! 하루하루가 전쟁이고 새로운 발견이고 은근 보람도 있음~
아직까지는 계속 적자지만 ㅠㅠ 더더욱 발전하고 성장하여 언젠간 서울뿐만아니라
더 먼지역이라도 그 어느곳이라도 우리의 서비스가 확장될수 있도록 노력하고 노력해야겠음~
그나저나 안하던 야간을 하려니 무척이나 졸림 ㅠㅡㅠ 야간타임 언니가 다음달에 결혼을 하셔서
지난주에 퇴사하심 ㅠㅠ 졸지에 내가 낮밤을 바꾸어 당분간만 야간을 봐주기로 하긴 했는데...
사람이 안구해져도 너~~~~~~~~~무 안구해져!! ㅋㅋㅋㅋ 미추어버리겠어!! ㅋㅋㅋ
일하기 정~말 편한데. 혼자 일하기 정~~~말 편한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ㅋㅋㅋ 혹시 알바자리
구하시는 분 계시면 따로 연락이라도...ㅋㅋㅋㅋㅋ
이만 쓸께요~! 뿅
원본 : http://pann.nate.com/b318169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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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한명이 동시에 먹어도 되죠 ㅎ
녹으면 마시면되죠ㅎ
바퀴벌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대박ㅋㅋㅋㅋㅋㅋㅋ
헉? 재밌겠다. 알바자리 있으면 내가 해보고 싶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중간까진 분명 남자였는데 가슴사진얘기보니 여자였어...?ㅋㅋ
2222 로또번호 받아적던 남자 어디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머릿속에서 뿅하고 언니로 바뀜
가슴사진 말할 때 글쓴분이 사상 처음 나가신 건이라고 써있어여 ㅋㅋㅋ 앞 얘기들은 그냥 다른 기사분들이 겪은 얘기들인듯!
31가지 아이스크림 전화받을때 언니라는 단어에 거기에서 여자란것을 인식
난 뭔가 재밌어 보인다 ㅋㅋㅋ 근데 매일 하려면 힘들 것 같아요ㅋ 그래도 뭔가 색다르고 지루하진 않을 것 같다...
음... 바퀴벌레 무서워하시는 분들은 집에 스프레이형 바퀴벌레약 사셔서 비치해 두시면 좋아요... 갑자기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하면 바로 스프레이약을 들고와서 뿌리면 그 자리에서 죽습니다. 살아 기어다니는 것보다 죽은 바퀴 처리하는 것이 더 쉽겠죠? ㅋㅋㅋ
리퀴드 이런거요?
바퀴벌레 약 한번 뿌리고 그ㄸ 죽지않았던 숨어있던 바퀴들은 약에 내성이생겨서 그뒤로는 약 효과 없다하던뎅..ㅜㅜ
곱등이 스프레이 뿌렸다가 자지러짐
네... 에프킬라 레이드 같은 거요... 바퀴가 나타났을 때 걔한테만 뿌리면 숨어있는 바퀴들한텐 영향이 안 미치지 않을까요? 암튼 여성분들에겐 집에 바퀴약을 비치해 두시는 걸 권해드려요..
얼쑤 취하는구나 우리한번 놀아봅세~ 하면서 약에취해 헤롱헤롱거리며 더욱더 쏘다니는 바퀴를 만날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짱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벌레 잡아주는거 진짜 좋네요.. 애벌레는 상관없는데 다리나 날개 달린거면 완전 미쳐서 ㅠㅠㅜ 전에 나방이 들어온 적이 있는데 엄지 손가락만한 큰게 들어와서 밤중에 2시간 동안 패닉+편의점에서 킬러 사와서 울면서 잡았어요 ㅠㅠ 그 와중에 고양이는 나방보고 신나서 손대려고 난리, 나는 울면서 말리고.. 끔찍한 기억이네요. 대학교땐 곱등이 때문에 2시간 넘게 화장실에 갇혀 있던적도.... 벌레 없는 세상에서 살고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