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이 만발한 초가잠빌 지구라트 전경>
2007.2.9
초가잠빌의 지구라트(Ziggurat)(유네스코 문화유산)
사탕수수 밭을 지나고 유랑민들의 거주지를 본다. 이들은 이 벌판에서 거주하면서 사탕수수밭의 일꾼으로 일하기도 한단다. 이들이 집시인지 아닌지 알길이 없다. 적어도 집시는 이집트에서 건너온 유랑민으로 근본은 있는 사람들이다.
이란의 건물로는 최초로 1979년에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곳.
초가잠빌은 기원전 1250년에 엘람 왕국의 운타쉬 나피라샤 왕이 건설한 도시로 "두르 운타쉬(Dur Untash-높이 솟은 산)이라 불리던 도시이다. 1935년 유전 탐사 팀이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발견했다는데 기원전 640년 앗시리아의 침입으로 수사와 함께 파괴된 곳이었다.
지구라트란 높은 곳이란 뜻인데, 바벨탑 사건으로 설명되는, 신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초가잠빌의 지구라트는 서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구라트로서 현재 높이 28미터의 계단식 피라미드 모양으로된 규모이다. 기단은 1변이 105미터인 정사각형 모양이며, 네 모퉁이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다.
건물의 기단은 불에 구워 만든 벽돌, 위쪽은 햇볕에 말린 어도비 벽돌로 지어졌는데, 벽돌에는 온통 엘람어로 된 쐐기문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지구라트와 바벨탑의 사연들
기원전 3세기 바빌론의 신관이자 역사가 베로수스는 인간들이 원래는 한 민족이었으나 다음과 같은 사건 때문에 언어가 달라지고 다른 민족으로 나누어졌다고 기록했다. "최초의 사람들은 자신의 힘을 너무 믿어 신을 경멸하고, 자신이 신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오늘날 바빌론이 있는 곳에 높은 탑을 쌓았다. 이 탑이 하늘에 닿으려 할 때 갑자기 신이 있는 곳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해 탑을 무너뜨렸다.
탑의 폐허는 바벨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사람들은 이때까지 같은 언어를 사용했는데, 신은 이들로 하여금 다른 언어로 말을 하게 만들었다."
성경의 창세기에 있는 바벨탑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투스도 바벨탑의 규모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과연 바벨탑은 실재로 존재했을까. 신들이 인간의 도전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간의 언어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건설중인 탑을 파괴한다는 전설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로 사용된다.
그러나 바벨탑은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실제로 존재하는 탑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지구라트라는 이름의 건축물이 존재한다. 초가잠빌의 지구라트도 이와 같은 용도로 지어진 구조물이다. '바벨탑'은 바빌론에 지어진 지구라트의 하나일 뿐이다.
메소포타미아의 풍요로운 도시국가들은 기원전 3000-500년 사이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을 모시는 수백개의 지구라트를 만들었다.
바빌론, 우르크, 우르와 같은 주요 도시들은 도시 중앙에 거대한 지구라트를 갖추고 있었다. 현재 유적이 확인된 것만 해도 30곳 이상이라 한다.
이 지구라트에서 올려지던 특수 의식에 대한 섬뜩한 전설이 있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엄선된 한쌍의 남녀는 지구라트 위의 신전 앞에서 엄숙하게 결혼식을 올린다. 식이 끝나면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가족들은 신전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에는 두개의 관이 있는데, 이곳에서 신랑과 신부는 성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그들이 관속에 뉘어지면 수행원들도 독약을 마시고 부부를 따라간다. (이런 순장 제도는 고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곧 가축들을 죽여 제물로 바친 후 무거운 돌문을 닫는 것으로 의식은 끝난다.
이들의 성스러운(?) 죽음으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신들의 은총이 내려져 풍요와 영원한 삶이 보장된다.
홍수에 휘말리고 작열하는 태양의 불볕에 시달리는 세계에서, 인간이 신의 도움을 청하는 방법으로 지구라트를 만들어 신의 강림을 바라면서 높은 제단을 쌓아 인신공양의 제의를 드렸을 것이다.
유태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바벨'은 '신의 문'이라는 뜻이다. 바벨탑을 처음 발굴한 사람은 독일의 콜데바이다. 그는 1913년 바빌론을 발굴하던 중 도시의 중앙에 있는 거대한 탑 유적의 토대에서 기원전 229년에 새겨진 점토판에 따르면 탑은 7층이고. 바벨탑을 세우는데 모두 8천5백만개의 벽돌을 사용했으며, 건물의 규모는 가로와 세로, 그리고 높이가 약 90m에 달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한때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던 공중정원도 바빌론성 안에 있었다.
남아 있다는 30개의 지구라트도 거의가 무너져버려 원형을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까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은 우르의 지구라트인데, 밑변이 62.5×43 m, 초가잠빌의 105m에 비하면 규모는 적은 편이다.
초가잠빌의 지구라트도 내부에 11개의 신전이 있는데 원래는 22개의 신전을 지을 계획이었다가 왕의 사망으로 공사가 중단되었었단다. 누가 알리? 아득한 흙벽돌의 건물을 돌아보다가 왕과 제사장만 들어가는 아치형의 문을 바라보며 뜨거운 초가잠빌의 성안을 서성거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학생들이 몰려 들어왔다. 제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주로 많다. 테헤란에서, 또는 근처의 여러 지역에서 답사온 학생들. 그들은 카메라에 사진을 찍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우리를 찍고 우리는 그들을 찍으며 한동안 사람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가짜 베르사체 구두를 신고 착 달라붙은 원피스를 입고 눈화장을 진하게 한 멋쟁이 여학생. 히잡은 쓰게 하지만 화장은 해도 괜찮은지 많은 여학생들이 대개 눈화장을 하고 있다.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불량 학생들인 텐데도 예쁘기만 한 그들... 유적을 보는 것보다 재깔거리며 노닥거리는 일이 더 신명나는 모양이다.
강물이 밀려온 땅이었는지 유난히 예쁜 조약돌이 많았다. 하선생님 우리 이 돌 가져다가 그림 그려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귄 6학년짜리 해수는 이번 여행에도 돌그림 그리기에 신명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