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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미국의 금융위기는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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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미국, 워싱턴 디씨 근교인 비엔나는 가을 이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다. 여름철 새벽에 요란하게 지저귀던 굴뚝새(Wren) 소리는 사라지고, 푸른 하늘, 따가운 햇살, 한풀 꺾인 매미소리가 가을의 단풍을 재촉 하고 있다. 겉으로는 평화스럽게 보이는 오늘의 미국은 심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8월 28일 태풍 구스타브(Gustav)는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 일대를 초토화하고, 텍사스 휴스턴일대를 강타했다. 수십여 명의 사망자와 200억 달러 상당의 피해를 가져왔다. 이러한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와중에 미국 금융위기가 강도 높은 지진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이 금융 지진은 천재가 아니라,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난 8년간 공화당 정권이 빚어낸 인재중의 인재이다. 금융 파동은 월가에서 일어나, 지금 미국 방방곡곡에 큰 후유증을 초래 하고 있다. 융자가 꽁꽁 얼어붙어, 경제위축을 가속시키면서 실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돈은 돌지 않고, 은행에서는 대 중소기업 융자를 중지하고 있다. 많은 미국 사람들이 돈을 꿀 수 없어 자동차도 살수 없는 민생고에 빠지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의 규모와 현황을 더듬어 보자. 1990년에 미국 금융계에서 다루 던 신용부채( credit market debt)는 2 조( trillion) 달러, 2008년 현재의 신용부채는 13조 달러로 신용부채 거래가 기하학적으로 늘어났다. 신용부채는 금융가에서 채권 등을 통해 거래한 빚이다. 빚과 빚으로, 빚을 포장해 새로운 금융상품이라는 ‘뻥’투기로 살아온 것이다. 미국 주택 융자의 규모는 12조(trillion) 달러. 담보 없이, 채무자의 갚을 능력에 대한 평가도 없이 빌려준, ‘묻지 마 융자( subprime mortgage)’는 총 융자금액의 10%가 넘는1.3조 달러라고 한다. ‘묻지 마 융자’는 여려 종류가 있지만 대개 융자초기는 매달 내는 융자금액을 적게 내고, 몇 년 후에는 이자가 치솟거나, 원금 융자잔액이 늘어나는 상품이다. 집값이 올라갈 때 는, 이융자로 집을 사고, 곧 팔아서 이익을 남겨왔다. 투기꾼이 몰려와 한때 미국 주택시장은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르곤 했다. 주택 버블은 오래가지 못 했다. 집값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2006년부터는 ‘묻지 마 융자’ 파동이 금융계로 몰려 왔다. 관련 통계를 보면, 이 묻지마 융자를 받은 사람 중, 무려 50%나 돈을 내지 못해 집을 차압을 당했다 한다. 어떻게 묻지 마 부실융자가 금융계 지진으로 변해,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투자회사(Investment Banks), 은행(commercial banks)들을 파멸 시키고 있는 것인가? 투자은행은 주택융자를 포장해 채권으로 미국과 전 세계에 팔았다. 소위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라는 금융상품을 발행해 팔았던 것이다. 베어 스턴, 메릴 린치, 리먼 부러더스같은 유명한 투자 회사들이 자기 기관의 이름을 걸고 CLO채권을 팔았던 것이다. 주택융자를 갚지 못하는 융자자들이 늘어나자, 이 채권은 부실채권으로 전락해 종국에는 거래가 동결 되었다. 부실 채권으로 손해를 보고, 돈줄이 말라붙은 투자회사들은 팔러 가거나 파산 했다. 베어 스턴은 JP. Morgan이 헐값으로 인수하고, 리먼 부러더스는 망하고, 명성을 올리던 메릴린치증권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Bank of America)에 팔려갔다. 주택융자전문은행 컨트리와이드(country wide)는 부실융자에 직격탄을 맞았다. 헐값에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이 인수했다. 1938년 미국 중산층의 주택 소유를 장려하기 위해 설립된 패니 매(Fannie Mae), 그 후에 융자를 늘리기 위 해 설립된 프레디맥(Freddie Mac)도 미 정부가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국영화 되었다. 패니 매, 프레디맥이 국영화되자, 그 회사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었다. 미국 국채처럼 믿었던 이 주식은 뮤추얼 펀드나 연금공단 등에서 늘 선호하는 투자의 대상이었다. 한국의 우리은행의 펀드도 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깡통 계좌가 되었다 한다. 금융파동은 투자은행과 주택융자기관들을 파괴하면서 이제는 상업은행으로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인디맥(IndyMac)은행은 이미 파산했고, 며칠 전에 워싱턴뮤추얼(Washington Mutual)이 미 연방예금보호국(FDIC)에 의해 차압당하고, 헐값에 제이피 모건에 넘겨졌다. 엊그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초대형 와코비아(Wachovia)은행이 FDIC에 차압당해, 씨디그룹(citi group)에 넘겨졌다. 이제는 자고 일어나면 어느 은행이 또 넘어가나 귀를 기울이게 된다. 보험회사도 망하고 있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AIG(American International Group)도 파산직전에 미 연방정부가 850억 달러를 대여 하는 구제절차에 들어갔다. AIG를 80% 소유하고, 14% 이자를 내야 한다는 조건으로 정부에서 구제를 했다. 하루아침에 AIG 주식은 휴지조각에 접근 하고 있다. AIG도 우량주로 연금공단 등, 은퇴준비계좌에서 선호 하던 주식이다. AIG는 불량채권을 보호하는 보험(Credit Default Swap) 사업으로 공격적인 성장 경영을 하다가, 늘어나는 부실채권 손해보상으로 회사의 현금이 고갈 된 것이다. 아직도 유통되고 있는 금융 파생상품(derivative)이 60조 달러 된다 한다. 금융파동은 미국을 공황으로 몰고 올 것이라고 걱정들 하고 있다. 왜 이런 금융위기가 왔는가.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eglitz)씨의 진단은 다음과 같다. .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정책위정자- Incompetence of Policy makers. . 금융기관의 도덕성 결여 Dishonesty of institutions 이 같은 결과로 신용이 완전히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금융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1929년 대공황 때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망하자 금융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루즈벨트의 금융정책중 하나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해 놓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감독기관들이 금융업계를 감독하는 정책을 세워놓았다. 다시 말해 안정장치를 마련했던 것이다. 1999년 당시 여당인 공화당의 Gramm 상원의원이 주도해, Gramm-Leach-Bliley Act라는 법을 만들어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이 서로 합쳐, 자기들 마음대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1929년 대공황이래 세워놓은 안정장치를 없애고,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장려 한다는 이상한 이념을 내 걸고, 모든 규제를 없애 버린 것이다. 이 법이 제정된 이후 신용부채 거래는 2조 달러에서 13조 달러로 늘어나고, 금융공학이라는 미명하에 거래 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금융상품인 파생상품들(derivatives)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이 정책위정자의 잘못으로 금융계는, 금융이 아니라 누구도 쉽게 알 수 없는 상품으로 사기극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워런 버펫(Warren Buffet)은 수차례나 금융파생 상품(derivatives)은 자멸의 폭탄(Weapon of Mass destruction)이라고 경고 했고 소로즈(Soros)같은 투자전문 갑부도 공화당이 초래한 금융시장의 파동이 세계금융업계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언론 매체를 통해 수차례 경고했다. 8년 전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 때 미국의 재정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지금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대통령일 때 공화당이 초래한 적자를 흑자로 만들었다. 그의 아들, 오늘의 조지 부시는 흑자를 9.6조 달러 재정적자의 나라로 만들어 망치고 있다. 금융은 무식하고 무책임한 정책으로 파동을 일으키고 부시 행정부는, 쓸데없이 전쟁에 돈만 쏟아 붓고 있다. 미국은 이 적자인해 중국에 5000억 달러, 일본에 5000억 달러의 빚을 각각 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알고 내가 좋아 하는 미국은 멀어졌다. 내가 소수 민족의 유학생으로 이 나라에 와서, 시민이 되고, 나의 미국 꿈을 이루었던 이 나라는 지금 금융위기와 중산층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공황이 미국을 파멸시키지나 않을까 걱정 된다. 미국은 국민들의 잠재력이 많은 나라이다. 지금처럼 이 난국에서 올바른 지도자들이 나오기를 갈망 해보기는 미국생활 50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비엔나에서 조선형 <필자소개> 1959년 한국외국어대 영어학과 졸업/63년 미 템플대학교 석사(공업 경영)/65년 미 펜실바니아대학교(UPen) 와튼스쿨 MBA/70년 미 피츠 버그대학교 박사(컴퓨터과학) /67- 73년 피츠버그교육구 전산실장/ 73-79년 펜실바니아 주정부 문교부 국장,차관 /79-81년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 운영담당 부총장/81-99년 미 Wang Laboratorie 부사장으로 입사, 이후 18년간 일본 및 한국 현지법인 사장 을 역임/71-75년 미 피츠버그대 교수/75-79년 미 펜실바니아대 해리스버그분교 교수 /79-81년 미 벤틀리대 대학원 교수/93-04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00년~현재 (주)프리씨이오 Founding Partner/05년~현재 연우포럼 국제자문단 회장/현재 미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거주 /저서: <소프트웨어공학>, <정보기술의 기반구조 구축과 활용>, <정보화사회의 길목에 서서> 등/ 이메일: seon.cho@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