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무조건 6.25와 공산주의를 나쁘게만 생각하는 다른 6.25를 다룬 책과는 달리 공산주의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염상진.. 김범준을 존경하고 있으며 사범학교를 졸업하고도 아버지의 바램과는 달리 농사를 짓다가 공산주의에 가담하고 입산하여 활동하다가, 경찰들에게 잡힐 위기에 처하자 여섯명의 대원들과 함께 자살...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염상진의 몸에서 경찰들이 목만 잘라내어 갔다.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경찰서 앞에 걸려지는 신세가 됨...
처음에는 객관적으로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다가 공산주의를 선택하게 되는 김범우.. 염상진의 학교 후배로서 염상진이 존경하는 김범준의 동생이기도 하다. OSS 첩보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김범우는 자신의 뛰어난 영어실력을 사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다리에 파편을 맞아 한쪽 다리를 절게 된 김범우는 열심히 걷는 연습을 하여 서 있을 때는 다리를 저는 걸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만큼 호전된 상태를 보였다.
부잣집 아들이면서도 모두 공평하게 살아가자는 공산주의에 가담하는 정하섭... 김범우가 공산주의 사상을 확실히 갖게 한 장본인이다.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무시하지 않고 항상 예우를 갖추었다. 신분이 미천한 사람도 자신과 같은, 공평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인격체로 존중을 해 주었다. 소화와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된다.
큰대, 이룰 치라는 뜻을 지닌 이름을 가진 하대치..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분이 높은 것도 아니었고 학식이 높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회의 부당한 신분제도에도 불만은 가졌었지만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지주들에게 대항하는 길은 공산주의 뿐이라 여기고 공산주의에 가담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해낸다. 다른 인물들이 거의 다 죽은 상황에도 하대치는 살아남았고, 염상진의 무덤을 보며 자신의 이름을 손자에게 물려주기 전까지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고 다짐한다.
열성적인 반공세력 염상구... 형인 염상진과는 반대의 길을 택하였다. 어렷을 적부터 형만을 위하는 아버지 때문에 형에 대한 미움을 키워왔고, 형이 공산주의를 택하자 열성적인 반공세력이 되어 염상진이 하는 일에 많은 차질을 빚게 한다. 많은 나쁜 짓을 일삼아왔지만 경찰서 앞에 내걸린 자신의 형인 염상진의 목을 보고는 청년단원들을 시켜 떼어내게 하고, 장례를 치러준다. 마지막에는 형제의 입장으로 돌아가 형인 염상진에게 형으로서의 대우를 해준 것이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칼을 잘 다루는 염상구는 형인 염상진은 상급학교에 보내주면서 자신은 보내주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자꾸만 나쁜길로 빠져들어 읍내 깡패들의 오야붕이 되어 청년단장이라는 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차곡차곡 모아놓은 돈들과 땅으로 인해 평생을 장사를 하며 어렵게 살아왔던 아버지의 소망중의 하나였던 부자가 되어 지주노릇까지 하게 된다.
굳세고 당찬 여인 외서댁.. 강동식의 아내 외서댁은 염상구의 아이를 낳게 되고, 죽은 남편을 대신하는 마음으로 입산을 하게 된다. 여자의 몸으로 힘든 입산생활을 하면서도 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굳센 모습을 보여주어 대원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되었다.
하얀 꽃 소화... 소화는 무당의 딸로 태어나 자신의 어머니처럼 무당을 길을 택한다. 정하섭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정하섭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염상구의 가혹한 매질로 인하여 유산이 되고, 다시 애를 가지게 되지만 그 아이는 감옥에서 낳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되고 어쩔수 없이 유모의 손에 아이를 맡기게 된다.
김범우의 벗 손승호... 월남한 손승호는 한때, 공산주의를 미워하게 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다시 공산주의 활동을 하게 된다. 월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여져서 수많은 의심과 불평등한 대우를 받은 것이 손승호가 다시 공산주의로 돌아서게 된 원인이다.
태백산맥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제각기 다른 성격과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공산주의를 나쁘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태백산맥의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이 공산주의에 가담한 사람들이다. 사람들 한명, 한명에게 견디기 힘든 아픈 시간들이 있었고, 이 책에선 그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살자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그런 공산주의 사상이 부자인 사람들에게는 나쁘게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부자인 사람들은 더 많은 재물을 원하고 자신이 모은 재물을 가져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자는 생각에 반대 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욕심이란 무엇 한가지를 얻으면 또 다른 것을 얻고 싶은 것이 심리이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하여 공산주의에 찬성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자인 지주들은 우익이 되고 소작농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좌익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사람은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좌익에 가담한 사람이든 우익에 가담한 사람이든지.. 그 누구에게나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서 그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산주의 사상이 나쁘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공산주의도 무조건 나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공산주의 사상의 원래 뜻인 모두가 평등하게 살자는 것은 바람직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기준에 따라서는 말도 안되는 불온한 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지 그것에 대해여 모든 사람들이 찬성할 수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찬성하더라도 반대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꼭 있게 마련이다. 그건 사람들 각자의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는 그 어떤 사상보다 공산주의 사상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대다수가 선택하는 것을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다. 소수의 생각일지라도 존중해 줘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의견에 반대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는 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공산주의를 택한 인물들의 생각과 심리를 태백산맥이라는 책으로 묘사하였던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작가 조정래가 지은 태백산맥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출판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게 하였고 지금은 뛰어난 문학작품으로서 저자 조정래도 뛰어난 문학가로 평가받게 하고 있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태백산맥이 출판 되었을 당시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북한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무섭다.... 나쁘다.... 뭐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우리와 똑같은 동포라는 인식이 한층 더 북한 사람들과 우리를 가깝게 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무조건 북한이 잘못이라고 쓰여져 있는 다른 책들과 달리 공산주의를 택한 사람들의 입장과 생각을 나름대로 존중하면서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 조정래는 편협하지 않고 우리 민족을 중심에 세워 생각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들 중에는 북한을 나쁘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이 태백산맥이라는 책을 읽고 인식을 민족 중심으로 좀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