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6차 인왕산 정기 산행기 - 산행대장 이민영
• 일시: 2023년. 1월 7일
• 날씨: 흐림
• 산행 코스: 경복궁역 - 인왕산 - 청운동 문학도서관 - 통인동 - 내자동 - 세종문화회관 - 시청 - 남대문
• 뒤풀이: 막내회집
• 참가자: 경환, 인섭, 거훈, 세우, 학희, 길래, 은수, 창선, 재일, 효용, 민영 (대장)
뒤풀이: 일기, 병욱, 모철, 광호
2023년 첫 산행을 인왕산으로 잡았다. 미세 먼지로 날씨가 상쾌하지는 않으나 적설량이 적당히 쌓인 겨울의 흐린 인왕산은 조선시대의 화가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 그림을 연상시키는 그대로였다.
오르는 등산로가 눈으로 제법 미끄러워 적당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걸어 오르는 다리를 단련시킨다.
쌓인 눈으로 눈사람이 몇 개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큰 눈사람은 입에 신용카드를 물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1시간 남짓 걸어 정상에 도착한 후 가지고 온 간식과 음료수 등을 나눠서 즐긴다.
오르는 가운데 대화 중 기억이 나는 것을 올려본다. 창선이 왈, 젊은 애들이 대화를 나누는 중에 부산에서 제일 잘하는 고교야구팀이 ‘부산고’와 ‘부산제일고’라고 하면서 광주의 광주고와 광주제일고를 비교 하드란다. 그래서 틀린 걸 지적해주었냐고 하니, 그들의 논리가 매우 강하고 설득력이 있는듯해서 조용히 있었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내가 얼마 전에 음식점에서 30대 회사원들이 주고 받는 대화가 생각이 났다. 대화 주제는 베트남에 사이공과 호지밍시가 따로 존재한다고 한 것이었다. 나는 그냥 모른척하지 못하고 사이공과 호치밍시는 같은 도시이며, 베트남 통일 후에 사이공 이름이 호치밍으로 바뀐 것이라고 한 마디 해버렸는데, 나의 설명에 대한 젊은 이들의 반응은 싸늘하였었던 기억이 났다. 창선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늙어가면서 젊은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드는 것에 대해 이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머리 정리가 된다. 누구 말대로 늙어가면서는 입은 닫고 지갑은 열고 …
인왕산 정상에서 출발해서 부암동 창의문 방향의 성곽을 따라 내려간다.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차기도 하고 조심 조심 꽃발을 디디며 걸어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한양도성 부부소나무’가 서있는데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이어져 있는 ‘蓮理支’ (연리지)로 두 몸이 한 몸이 된 영원한 사랑으로 비유한다고 써있다. 할배들이 이걸 보고 제각기 한마디씩하며 엔도르핀이 올라가고 있었다.
성곽 아래에 도착하여 창의문 가기 전 우측 아래쪽에 청운동 멋진 자락에 있는 ‘청운문학도서관’에 들어가본다. 이구동성으로 이런 훌륭한 장소에 멋지게 지어진 한옥건물의 도서관을 칭찬한다. 누구는 여기서 공부를 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도 하고 …
청운동 아랫길로 내려가면서 보니 시간이 아직 넉넉해서 남대문까지 걸어가자고 의견이 모아진다. 청운동, 통인동, 사직동, 내자동, 세종문화회관 뒷길, 새문안길, 동아일보 건물, 그리고 시청앞 광장을 지나 남대문 시장 골목 초입에 있는 오랜 단골 막내회집에 다다른다. 오후 2시 10분전인데 음식점 입구에 십 여명이 줄을 서있다.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좌석이 부족해서 모철, 경환, 인섭 등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뒤에서 선자 사장을 도와 음식과 술을 나르는 서빙을 하였다. 한 20분이 더 지나자 끝에 있는 테이블이 비어서 전체 인원이 자리를 같이 하여 첫 산행의 뒤풀이를 제대로 하였다.
886차 뒤풀이에는 남중의 참여도가 높아서 분위기가 더욱 뜨겁다. 복잡한 가운데서도 오랜만에 15명의 산우들이 모여 뒤풀이를 즐기고 만원의 행복으로 마감하였다.
회계보고:
2023년 수입 471만원 (회비 470만 + 18공 이월 1만)
886차 뒤풀이 지출 42만원
수입 총 42만원
l 만원행복 15만원
l 산우회 지원 8만원: 6만 (6명) + 2만 (산행기)
l 19공 대장 지원 19만원
886차 후 잔액: 471 – 8 = 463 만원
첫댓글 신년산행 공기는 좋지 않았지만 잘 즐겼소이다.
뒤푸리자리 확보실패로 서서음주도 하였지만 나름 재미있었소.
불만! 19공회장님이 회비도 많아 내놓고, 또 엄청난 뒤푸리 비용을 부담하셨네여.
앞으로는 뒤푸리비용은 무조건 1/N로 합시더~
참고로 카카오페이를 활용하믄 1원단위로도 나누어 송금할 수 있음.
2023년 19공 대장의 첫 산행으로 인왕산 잘 다녀왔읍니다.
산행인원도, 이야기꺼리도, 뒷풀이도 풍성하고 즐거웠읍니다.
2023년 산행도 이번 산행처럼 풍성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산행대장이 뒷풀이 잔액 부담은 안됩니다.
새해 첫 산행에 대한 19공 대장의 마음의 표시로 생각하고 다음 산행부터는 지원금 외에는 항상 1/N로 합시다.
혹시 제가 손주가 생겨 한턱 낸다면 예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