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常用漢字
----교재----
한라대학교 ( )대학 ( )과
학번 : ( )
이름 :
참고 자료
* 오형민(吳亨珉)의 이야기 한자여행
http://hanja.pe.kr
* 개인사이트 --즐거운 한자학습, 과제학습란 참고 요.
http://hsldream.com
*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 김종혁, 학민사, 1996
* 홍순래,『破字(파자)이야기』, 학민사, 1995
* 홍순래,『한자수수께끼』, 생각하는 백성, 1997
* 김상홍, 한국한시의 이해, 박이정,
* 박정도, 『한문과 생활』, 박이정, 1998
* 기타 도서 및 인터넷 자료
## 한자 공부의 필요성에 대하여
오늘날 왜 한자를 공부해야 하는가? 이는 우리의 언어․문자생활에 있어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말의 언어체계는 우리말과 한자어가 상호 보완적인 체계구조를 지니고 있다. 순수한 우리말은 국민학교 2~3학년만 되더라도 일상적인 언어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사용할 수가 있지만, 대부분의 이성적이고 사고를 요하는 개념적인 말들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고 배우는 지름길로써 한자에 대한 학습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선인들의 문화유산을 향유하고 나아가 동양문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도 한자학습은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한자어에서 온 우리말도 상당수 있다. 이러한 우리의 언어현실속에서 보다 쉽게 한자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한자를 공부함으로써 우리말의 어순과 비교하여 다양한 ‘한자어의 짜임’을 이해하여 익히면 더욱 쉽게 익혀 나갈 수 있다.
필자는 한자를 공부하는 주 목적이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수많은 한자어의 이해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우리 국어의 언어현실에 사용되는 많은 한자어휘의 이해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한자를 공부하면 또 다른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날로 황페해져가고 삭막해져 가는 오늘날, 명심보감이라든지 논어․맹자 등 한문에 나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 담겨있는 글을 공부함으로써, 심신수양을 하고 올바른 덕성을 갖춘 참된 인간형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 나아가 수천년간 내려오면서 쌓여진 선인들의 예지가 담겨 있는 옛글인 한문을 통해 익힘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데 있어 올바른 삶의 지표를 세워주고 생활의 도움을 얻을 수가 있다.
오늘날 다소 늦은감이 있으나 한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한자능력 검정시험을 치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있으며, 기업체에서도 입사시험이나 승진시험에 있어 한자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는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서 영어나 일어 못지않게 한자실력이 중요시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실례이다. 더구나 일본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경제대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이러한 외국어의 학습에 있어서도, 앞으로의 한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되리라본다.
## 왜 한자어를 사용하여야 하는가?
우리는 그동안 한때 한글전용을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흔히 말하는 대학 졸업하고도 신문 하나 못본다고 말들을 해왔다. 왜 그동안 한글전용을 수없이 부르짖어 왔지만, 오늘날 한글전용이 쉽사리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일까. 단순하게 한자․한문숭배의 사대주의 사상에 물들었다고 해야 할 것인가?
이는 우리말의 언어․문자 체계상 순수한 우리말의 사용만으로는 우리의 언어문자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굳이 우리말만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는 갓쓰고 도포입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한자 또는 한자어의 사용시에는 의미파악이 명확하게 되고 또한 쉽게 의미전달이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는데 있다. 이러한 한자어나 한자로 쓰여진 문장이나 낱말의 이해에 있어서,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한자에 관한 지식이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없이 의미파악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한자에 대한 학습이 없는 학생이나 일반인의 경우 한글로 쓰여진 글을 본다면,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야경, 야식, 야간행군, 야뇨증, 야광, 야음, 야학---등 夜(밤 야)자가 들어간 한자어들이다. 이를 한자를 알고 있는 일반사람들은 쉽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학생이 ‘夜’자 및 한자에 대한 이해없이 위에 적은 낱말들의 정확한 뜻을 안다는 것은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쉽게 이해시키자면 ‘밤의 경치’, ‘밤에 먹는 음식’, ‘한밤중에 걸어가는 것’, ‘밤에 오줌이 마려운 증세’, ‘밤에 빛나는’, ‘밤의 어둠 또는 밤에 마심’, ‘밤에 열리는 학교’ 등으로 바꾸어 놓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한글전용은 한자학습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진다’는 필자의 말이 逆說的(역설적)말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순수한 우리말에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이성적이고 사고를 요하는 지적인 어휘들은 한자어로 되어 있어, 이러한 개념을 나타내는데 있어서는 한자어를 사용하여 나타내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언어현실이다. 물론 이 점에 있어서는 국어의 순화가 지속적으로 되어야 하겠지만, 문제는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사전에 나와 있는 수많은 한자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일상생활에 쓰이는 한자어조차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자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임을 필자는 단언할 수 있다.
혹자는 한자는 쓰기에 불편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알지 못한 우물안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다. 오늘날에 들어와서는 대중매체의 발달로 말미암아, 작가가 아닌 보통사람의 경우에는 쓰기(창작과 같은 짓기활동)의 개념보다, 읽기(독서와 같은 책을 읽고 독해하는 활동) 개념이 우리 문자생활에 주된 생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수없이 많은 책과 신문 잡지 등 활자화된 매체들과 접하고 있다. 따라서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의 성격을 띤 경우에 쓰기에는 불편함을 느낄런지 몰라도, 많은 言衆(언중)들이 읽기(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에 있어서는 한자의 사용이 이해를 돕는데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컴퓨터의 발달로 쉽게 한글을 한자로 바꿀수 있게 되어 손쉽게 한자로 나타낼 수가 있게 되었다.
또한 한자어는 조어력이 축약력이 뛰어나서 새로운 외래어의 개념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라든지, 날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는 오늘날 우리말로 나타낼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을 나타내는데 있어, 절대적이라 할만큼 뛰어난 위력을 발휘한다. 굳이 외래어를 써야 하는 경우라면 가급적 우리말로 나타내되, 마땅한 우리말이 없을때 억지의 우리말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보다, 이미 일반사람에게 익숙해져 있는 조어력이 뛰어난 한자어로 대치하여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 우리말․한자․한자어
사실 우리말의 특성으로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어휘는 모두 우리말로 다 되어 있다. 먹다, 자다, 가다, 아름답다, 바위, 나무 등 이러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어휘는 국민학교 2~3 학년이면 거의 다 알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이나 일반인이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잘 모르는 낱말이 주로 한자어임은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요즈음에는 외래어의 남용에 따라 모르는 외래어도 상당수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자어를 손 쉽게 익히는데 있어서 2천자 안팎의 한자를 익히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수많은 영어단어를 익혀서도 영문 한 구절, 영어회화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것에 비한다면, 한자는 어느 정도만 익히더라도 국어의 한자어 이해에 상당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문을 잘 모른다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한자를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은 대다수의 중고등학생이 영어단어는 부지런히 외면서 한자에 관해서는 놀랄정도의 무지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더더욱 딱한 것은 그러한 무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인문계 고교에서 전교에서 학업성적이 손가락 안에 드는 학생이 東亞日報社(동아일보사)의 한자를 읽지 못하는 현실에 울어야 하는지 웃어야 하는지 모를 정도이다.
몇 해전에 일본에 간 운동선수들이 점심시간에 점심을 굶었다는 기사가 나온적이 있다. 사연인즉 일본어는 당연히 못하고 食堂(식당)이라고 쓴 한자를 못 읽어서 식당을 찾지 못해 굶었다는 말이라고 하니 그 얼마나 딱 한 일인가.
다시 예를 들어본다. 역시 몇년 전에 영화 제목 가운데 「敵 그리고 사랑이야기」라고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빙 둘러서서 “저게 무슨 자니” 하면서 서로가 수군수군 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고등학생이 敵(적 적) 자를 못읽는다는 사실은 어찌보면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될는지 모른다. 진짜로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한자는 우리의 글자가 아니니 몰라도 당연시하고 있는 학생 아니 일반인이 있다는 현실이다.
잠시 딴 이야기를 해보자. 오천석 씨가 엮은 노란손수건 시리즈에 나오는 이야기다. ‘아버지의 손’인지 하는 제목의 글이다. 내용인즉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아버지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평상시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약을 잡수시곤 하던 아버님의 죽음을 의아하게 여긴 아들이 현장에 가보니, 아버지가 심장에 이상을 느껴 약병을 깨뜨리려고 땅바닥에 메치는 등 애를 쓰다가 결국은 약병의 마개를 열지 못해서 약을 못 먹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들이 병을 들어 살펴보니 그 전에 먹던 약병과는 달리 안전약병이라 해서 ‘눌러서 여십시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아들은 비로소 아버지가 글자를 읽지 못하는 까막눈이어서, 그 억센 손으로 병을 열려고 애썼지만 결국은 못열고 죽어간 사실을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병원 의사도 약병을 여는 설명을 약병에 씌여 있어 당연히 안 해주었던 것이니 아버지가 글자를 알지 못해 죽게된 원인을 알아낸 아들의 슬픔이 어떠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위에 나오는 이야기는 실지로 있었던 일이다. 이와 유사한 일이 우리가 살아가노라면 한자를 읽지 못해 아니 한자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위태로운 일에 빠지지 않게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 漢字와 漢文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자와 한문의 정확한 뜻의 구분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고쳐져야 한다. 대학생이건 일반인이건 난 한문을 잘 모른다고 상당히 부끄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옛날에 20~30년간 또는 평생을 한학에 몰두한 사람들도 한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문이란 글자 그대로 한자로 쓰여진 문장을 가리킨다. 그러니 수많은 한문을 그 어찌 잘 알 수 있으랴. 한문을 잘 안다는 사람은 옛날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놓더라도 좔좔좔 해석해 나가야 하고, 어느 산간에 씌여진 비문을 해독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 전문적으로 漢學(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 요즈음 일부 뜻있는 젊은이들이 한학에 몰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다. 나이드신 뛰어난 한학자들의 뒤를 이어나갈 새로운 신진 한학자들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필자도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한문을 잘 모른다. 하지만 한자를 모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일년에 한두번 구경할까 말까하는 그런 한자, 옛날 古書(고서)에나 나오는 한자를 모를 경우에도 그리 부끄러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옥편을 찾아보면 될테니까 말이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년에 한번도 쓰이지 않을 낱말이나 특정한 책에 나오는 말을 모른다고 해서, 우리말을 잘 모르는 못난 사람이라고 한심하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필자는 일반의 보통사람들이 한자를 배워야지 한문을 배워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한자와 한문을 서로 떼어 놓을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한문학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맹목적인 한문교육이 아닌 한자학습에 비중을 둔 한자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한자를 낱글자로 익히는데 있어서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한문의 문장을 통한 한자의 학습이 이해를 쉽게하여 학습의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또한 한문 속에 담겨있는 선인들의 예지와 교훈적인 좋은 글귀를 배움으로써 우리의 지혜를 쌓고 나아가 심성을 수양하는데 더 없이 좋은 내용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자에 얽힌 파자, 자원, 부수, 한자어의 짜임, 고사성어 등을 위주로 한다면 굳이 문장위주의 교육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한자학습을 흥미롭게 진행시켜 나갈수 있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한자교육을 위한 한문교육이 이루어져야 하지, 한문을 위한 한자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부 중고등학교나 학원에서 한문학습에 있어서 글자의 음과 뜻 등 한자에 치중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문의 문법사항(허자의 쓰임이라든지, 문장 유형 등)에 치중하여 실생활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어, 학생들이 한자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한문은 딱딱하고 골치 아픈 것으로만 알고만 있어 한자학습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단언할 수 있다.
따라서 중고등학교의 한문교육에 있어서는 한문교육이 아닌 한자교육에 치중해야하며, 대학 또는 그 이상에서의 전문기관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문교육(한학)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다소 엉뚱한 주장일런지는 몰라도 중학교에서의 교과 명칭도 한문이 아닌 한자학습으로 바뀌어져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주장하는 바는 한문은 몰라도 한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아야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자를 공부함으로써 우리 언어,문자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 나오는 수많은 한자어에 대한 이해와 학습에 있어 편리함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한문교사들의 그릇된 한문교육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한자를 가르쳐 한자어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중고등학교의 한자학습의 주된 목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한자학습이 아닌 한문문법에 관계된 학문적이고 난해한 한문문형에 대한 한문학습이야말로, 학생들에게 한자학습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외면하는 데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중고등학교에 있어서 한문수업은 한자학습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대학에서는 한문 문장을 통한 한자학습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물론 명심보감이나 채근담 사서삼경 등에 담겨있는 내용을 통해 심성함양 및 선인들의 교훈적이고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도록 해야겠다.
따라서 한문은 한학이나 국학분야에 뜻을 두신 일부의 사람들에게 맡기고 이 분들의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고전 국역사업 등의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 한자학습에 대하여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자학습을 초등학교에서부터 조기에 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일제하의 억압하에서 우리말의 사용을 금지당하고 일어사용을 강요당하다가, 광복후에 우리의 언어문자 생활에 대한 냉철한 시각을 지니지 못하고 무분별한 한글전용을 앞세웠다. 따라서 몰아내야 하는 일어는 말할 것도 없이 한자까지도 내몰았던 일이 한때 있었다. 하지만 한문이라면 몰라도 한자는 우리의 풍요로운 언어생활을 위해서 한자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서도 당연히 사용되어져야 한다.
요즈음은 나라의 발전으로 인한 각 가정의 경제적 형편이 나아져서 그 어느 부모도 자식교육에 열성적이지 않는 부모는 없는 실정이다. 또한 벽지나마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오늘날의 실정에서 한자의 학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학부모는 없다.
사실 한자는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면이 있기는 하다. 여러 교과목중 한문의 성적이 나쁜 학생치고 다른 과목의 성적이 썩 좋은 경우가 드물다. 이는 한자지식이 어휘력 등 여타의 과목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머리의 좋고나쁨의 영향보다 노력의 결과여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한자를 학습시키는데 있어서의 문제점이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오늘날 민주화 바람을 타고 자율적인 학습이다 뭐다 해서 학생들의 학습에 있어서도 강제성을 띤 교육방식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억지로 시켜서 욕먹는 교사가 되기보다 좋은것이 좋다는 식으로의 교육풍토가 조성되어 가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이다.
한자학습에 있어서는 파자, 자원, 부수, 한자어의 짜임, 고사성어 등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이 따라야 하겠지만, 한자학습의 특성상 다소 얼마간의 반강제적인 학습이 이루어져야한다고 본다. 옛날의 서당의 학습방법을 떠올려보자! 학교에서의 한자학습에 발맞추어 가정에서의 한자학습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야 하겠다. 현재의 괴로움보다 십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하지 않겠는지 자문해본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여보자. 필자는 영어조기교육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임을 밝힌다. 영어는 외국어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영어공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영어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필수과목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들 한자교육만큼 중요할 수는 없다. 漢字를 모른다는 것은 한자어를 모른다는 것이고 나아가 언어문자생활인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게 된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잘 모른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보통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漢字만큼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필자는 영어교육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언어문자생활에 대한 관심이나 비중보다 경시하자는 것 뿐이다. 물론 큰 뜻을 가진 이들은 누구보다도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될 것이다. 대학이상으로 진학해 외국의 원서를 보거나 사업상 외국인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영어공부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화로 나아가는 현 추세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맹목적인 한문공부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을 영어공부에 빠지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문을 한학자나 국학자에게 맡기자는 것처럼, 영어는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만 학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말을 순화하자’. ‘외래어를 남용하지 말자’ 등등의 말을 들어오면서도, 우리말의 언어․문자생활에도 제대로 익숙하지 못한 나이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슨 영어공부를 시킨다는 것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언어와 문자를 가볍게 보게 될 것이다. 영어 나부랑이나 섞어쓰면 똑똑한 학생이라고 추어올리는 현실 속에서 우리의 말과 글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 한글전용의 문제점
우리는 그동안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왔지, 한글을 사용함에 있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 해왔다. 그러나 완벽한 언어나 문자가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각 민족마다 언어나 문자정책에 있어서 불합리하고 잘못된 점(문제점)을 찾아내서, 보다 편리한 언어․문자생활이 되도록 하고자 힘쓰고 있다.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나타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어렵고 잘 쓰이지도 않는 어려운 한자어를 衒學的(현학적)으로 사용하는 일부의 사람들도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대중화되고 일반화된 알기쉬운 한자어까지 국어순화의 미명하에 고쳐서 어색한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언중(言衆)의 언어현실을 무시한 맹목적인 한글숭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언어의 사회성이 있어서 어느 일 개인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냈다고 하여 하루아침에 言衆(언중)이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게 되겠지만, 새로운 신조어의 남발은 우리의 언어생활을 더욱 혼란상태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일부 개그맨이 만들어낸 말들이 급속도로 일부사람들의 언어생활에 쓰여질 때가 있지만 이는 방송매체의 힘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 언중이 어떠한 말을 수용하여 사용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언어와 거기에 따른 문자의 표기는 오랜 세월을 거쳐서 시대에 따라 변천해왔다. 이러한 신생-성장-사멸의 언어의 歷史性(역사성)과, 어느 일개인의 힘으로 언중의 사용하는 언어에 변혁을 가져올 수 없는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하고, 단시간내에 어떤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힘으로 언중의 언어현실을 도외시한 급격한 변혁은 止揚(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한자와 관련지을 때 한글사용에 있어 문제점으로서는 띄어쓰기의 문제라든가, 동음 이의어, 순수 한글에 부족한 논리적 이성적 사고를 표현하는 언어 등의 처리에 있어 순수한 한글을 사용할 때 어의파악에 다소의 어려움이 있다.
한자(한자어)는 오랜 한문화권의 영향으로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완전동화되어 우리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우리의 언어현실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순 한글외에 상용한자 2천자 정도와 그 한자의 조합으로 이루어내는 한자어를 어느 정도 익혀야 우리 언어․문자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이다.
또한 한글전용을 주장하지만 언중의 언어현실에 있어 순우리말은 비속어로 전락하고, 한자어를 사용하면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여지는데서도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겠다. 한문화권의 영향으로 식자층에서 한자어 사용이 많다보니 언중들의 인식이 우리말을 사용하는것을 천하게 여기고 한자어사용을 당연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말 자체가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어휘가 많고, 논리적․이성적․철학적인 사고를 나타내는 말은 주로 한자어를 빌어 사용해왔으므로, 한자어의 사용은 양반 등 식자층의 언어현실에서 많이 쓰여 일반 언중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는지 모른다.
예를 들어 소젖보다는 牛乳(우유)라는 말로 한자어를 사용함으로써 미화시키고 있으며, 웃어른에게 나이라는 우리말 사용보다 年歲(연세)나 春秋(춘추)의 말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자녀가 “오줌누러 간다”나 “똥누러 간다”라고 말을 하면 小便(소변)이나 大便(대변)으로 또는 化粧室(화장실)-便所(변소)에 가는 것으로 언어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 언어현실이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肛門(항문)이란 한자어 대신에 ‘똥구멍’이란 순 우리말을 사용한다면 무식하고 교양없는 사람으로 천시당하는 현실이다.
어찌보면 표준어 사정의 원칙 중 하나인 사회적 요인인 교양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이, 우리말 사용보다 한자어로 미화시켜 사용하는 언어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글전용,한자병용,한자혼용에 대해서
우리의 언어문자 정책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그리하여 현재는 한글전용이라기 보다 표면적으로는 한자를 병용이나 혼용해서 쓰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고교에 한문교과가 있고, 문법책에 나오는 주된 용어가 한자어로 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신문 등에서 한자를 사용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겠다. 하지만 언어문자 정책에 있어 논쟁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한글전용과 한자병용 한글혼용에 대해서 먼저 그 개념을 알아보자. 한글전용은 ‘한자를 사용하지 말고 한글로만 모든 것을 적자’는 것이고, 한자병용은 ‘한글 옆에 ( )를 하고서 한자를 적어 넣어 주자는 것’이요, 한자혼용은 ‘한 문장내에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쓰자는 주장이다.’
예문으로 살펴보자.
한글전용: 나는 학교에 간다.
한자병용: 나는 학교(學校)에 간다.
한자혼용: 나는 學校에 간다.
이는 각 개인이 손으로 필기하는 경우가 아닌 활자화되어 표기하는 문자정책의 경우이다.
국어교과의 영역은 ‘말하기․쓰기․읽기․듣기 ’의 영역으로 크게 나누어 진다. 여기서 언어영역은 말하기와 듣기요, 쓰기 영역은 읽기와 쓰기로 나누어진다. 또한 말하기와 쓰기는 표현이요, 읽기와 듣기는 이해영역이다. 이 중에서 작가의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책을 본다든지 신문을 읽는다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현보다는 이해영역의 읽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문자 정책도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글전용이냐 한자병용이냐 한자혼용이냐의 문제는 해결되리라 본다. 민족주체성을 내세우기보다 우리의 실생활에 가장 편리함을 줄 수 있는 곳으로의 언어 문자 정책이 이루어져야 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한글이냐 한자냐 구분짓는 양분법은 더 이상 그만두어야 한다. 우리말에 있어서 한글과 한자는 서로 대립된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상호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기초적이요 일상적인 말들에 있어서는 우리말을 쓰고, 우리말에 없는 이성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나타내는 데 있어서는 한자어를 적절히 사용하면 될 것이다. 또한 말의 뉘앙스가 있어 같은 뜻의 말이라 하더라도 ‘아빠․아버지․부친’ 등 때와 장소에 따라 쓰임이 달라질 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말과 한자어는 대립하는 상극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자정책 비교
우리는 한자의 불필요성을 주장하고 한글전용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언어
문자정책에 있어서는 한자를 떼어 놓고서는 그들의 언어 문자생활이 거의 불가능 하게 되어있다. 그들의 문자인 がな(가나)부터 한자의 획을 떼어내서 만들어진 글자인 만큼 한자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한자를 그들의 문자생활에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불편을 느끼기는 커녕, 오늘날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알 수 있듯이, 한자의 사용은 문명의 이기와도 같아서 적절하게 배워서 활용하면 우리의 언어문자 생활을 훨씬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자를 배우기 어렵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것이라고, 혹은 맹목적인 한글전용의 국수주의에 빠져서 한자를 도외시하고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비유를 들자면, 마치 자전거나 자가용이 있는데도 운전기술을 배우지 못해서 걸어가는 것과 다를바 없다.
우리 모두 생각해 보자. 한글전용으로만 이루어진 우리의 책과 똑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의 책이 있다고 가정할 때, 어느 나라의 책이 읽기에 편하고 이해의 정도가 나아질 수 있는지---
일본의 중고등학생과 일반인들이 책읽는 속도와 내용파악 정도를 우리의 중고등학생과 일반인과 비교한다면, 부끄러운 이야기이고 기분이 나쁜 이야기가 되겠지만, 일본에게 뒤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는 漢字의 장점이 시각성이 뛰어나서 빨리 읽고, 뜻 글자이기 때문에 쉽게 의미 파악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본의 문자정책을 살펴보자. 일본어에 있어서는 ‘나는 학교에 간다’를 ‘私は 學校に 行く.’로 표기하고 있다.<단 이 경우에 學자가 아닌 略字(약자)인 ‘학’자를 쓴다. 일본에서는 學의 한자를 반드시 이 略字(약자)로써 나타내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어의 경우에는, 우리말의 대명사는 말할 것도 없고 동사 형용사의 용언에 있어서까지 漢字를 사용해 표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본어의 문자수가 음절문자로 되어 있어 발음할 수 있는 음절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뜻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즉 변별을 위해서 부득이 한자를 사용하여 정확한 뜻을 나타낼 수 밖에 없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뜻글자인 한자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읽기에 있어 훨씬 빠른 이해의 전달을 가져오고 있다.
또한 일본은 히라가나와 가다가나의 이중적 문자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의 문장은 히라가나로 적고, 외래어표기나 의성․의태어 표기 등에 가다가나로 적어서 표기하고 있다.
우리말도 국민학교의 경우 외래어 표기를 고딕으로 나타내고 있으나, 보통의 인쇄매체 글에서는 구분없이 쓰기 때문에 외래어의 남용을 부채질하고 나아가 뜻을 제대로 모르기도 한다. 어필(APPEAL)이 호소나 항의의 외래어임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으며 마찬가지로 백신(VACCINE)이 외래어임을 모른다. 그런가 하면 한자어인 流言蜚語의 경우 ‘유--언 비 이 어’라고 길게 발음해서 외래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우리의 한글도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새로운 한글필기체를 만들어 외래어 표기 등에 활용해 나타낼 수도 있겠다.
<흥미있는 '한자학습‘을 하자> --요약
우리의 언어문자 생활에 있어 漢字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초적이고 일상적인 말들은 순수한 우리말로 되어 있으나, 이성적이나 사고를 요하는 말들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어 相補的인 언어체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고 배우는 지름길로써 漢字에 대한 학습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선인들의 문화유산을 향유하고 나아가 동양문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도 한자학습은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한자어에서 온 우리말도 상당수 있다. 이러한 우리의 언어현실속에서 보다 쉽게 한자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한자학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자를 배움으로써 한자어에 대한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언어․문자 생활에 편의를 도모할 수가 있다. 이러한 한자를 학습하는데 있어서 字源, 部首 지도, 六書法, 漢字語의 짜임 등을 활용한 한자학습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자를 이해하고 외우는 데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에 대다수의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한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한자학습을 재미있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破字의 원리를 활용한 '한자수수께끼'식의 학습방법을 주장하고 있다. 破字란 한자를 깨뜨리고 합쳐서 살펴보는 문자유희의 성격을 띤 것으로, 그 속에 字源, 部首 지도, 六書法 뿐만 아니라 기발하고도 해학적인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적인 희열감을 맛보게 해주고 있다.
漢字라면 딱딱하고 골치 아프다고 지레 외면하는 오늘날의 청소년들의 한자학습에 있어서, 파자의 원리를 활용한 한자수수께끼 학습법이야말로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는 파자를 단일파자․다자파자․파자점으로 살펴본 '破字이야기(학민사.1995)라는 책을 출간한 바가 있으며, [한자 수수께끼] (백성.1997)을 출간한 바 있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한자수수께끼는 구비전승 되어온 것이다. 여기에 파자의 원리를 활용한 창의적 한자수수께끼 등 한자와 관련있는 해학적 표현을 덧붙여 흥미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파자에 관한 자료는 필자의 인터넷 사이트 hsldream.com의 ‘즐거운 한자학습’란에 올려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1. 한자의 특질--形,音,義(漢字의 三要素)
形-한자는 表意文字이기에 문자의 뜻을 나타내는 어떤 형이 있다. 이러한 한자의 形의 특질을 이용하여 편집한 것에 字典이 있다. 字典은 부수에 의해서 배열구분되고 있다.
音-한 글자가 여러 발음이 되기도 하고, 다른 글자들이 같은 발음으로 나기도 한다. 따라서 보다 음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四聲이 발달하게 되었다.
義-漢字의 意味를 義라고 한다. 본래의 의미를 나타내는 原義, 본래의 의미로부터 전용된 轉義(引伸義), 字音이 같거나 또는 유사한 관계로 그 자의 原義와 관계없이 다른 字의 의미를 빌어서 나타낸 假借義 등이 있다. 한자의 뜻을 우리말로 새긴 것을 訓(새김)이라 한다.
1) 表意文字-- 수많은 뜻글자인 한자 때문에 중국이 망한다라는 말이 있어왔지만, 한때는 한자를 없애고 로마자화 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넓은 국토의 중국이 여러나라로 쪼개지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는 뜻글자인 漢字를 사용하는데 있다. 한자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로, 글자 속에 글자의 생성원리 및 문화사․사회사가 담겨져 있다.
2) 單音節語-- 一音節이 一單語를 이루고, 동시에 하나의 뜻을 나타낸다. 발음에 한계가 있어서, 많은 말에 같은 발음이 중복되어 혼란이 일어날 수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사성이나 複字가 발달하게 되었다.
중국어에 있어서 四聲(사성)은 뜻의 변별력을 위해서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한자가 5만 자이니 10만 자이니 하지만, 옥편 뒤를 뒤져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실제 발음할 수 있는 글자의 음절 수는 500~600개 밖에 안되기 때문에, 중국사람들은 부득이 각 글자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사성이라는 방법을 써서 뜻의 변별력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자는 옥편에 200~300 개의 한자가 나열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마'라고 발음하면 대체 어떤 자를 발음했는 지 상대방이 알아 들을 수가 없을 것이다. 중국어의 '마'의 발음에는 사성을 무시한다면 여러가지의 뜻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한자어에 두자 내지 세자 이상의 글자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뜻의 변별력을 가져오기 위해 가급적 單字(단자)인 한 글자보다는 복자[두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木, 沐, 目, 牧--의 경우 그냥 '목'이라고 발음하면 어떤 자인지 모르지만, 沐浴(목욕)이라고하여 가급적 복자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어에서는 뜻의 변별력을 두기 위해서 사성(높낮이)을 쓰고 있고, 1음절의 낱말보다도 2음절 이상의 복자어의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자어에는 2음절 이상의 낱말이 많은 편이다.
2. 漢字(한자)의 原理-六書法
한자의 글자를 만드는 원리는 "상형, 지사, 회의, 형성"이고, 그 運用原理(운용원리: 활용의 원리)는 "전주, 가차"이다.
漢字의 구조로 설명되는 六書는 한자의 생성부터 발전과정에 이르기까지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한자의 체계적인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분석 방법이다. 중국에 있어서 한자의 구조를 최초로 분석 연구한 사람은 後漢의 許愼이다. 그의 [說文解字]에서 당시 사용되고 있던 9,353字를 文字의 공통된 형체에 근거하여 540部로 분류하고, 자형구성의 설명으로 六書의 구성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六書法에 대한 올바른 이해야말로, 글자가 생겨난 字源을 이해하고 한자를 쉽게 이해하는 한자학습에 있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의 모양을 그대로 본따 만들어진 '상형(象形)'과 상징적 부호로 약속을 해서 만들어진 '지사(指事)'는 독체자(獨滯字)로 '文'에 해당된다. 또한 의미와 의미가 결합되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 '회의(會意)'와 소리부호․의미부호를 합하여 만들어진 '형성(形聲)'은 합체자(合體字)로 '字'에 해당된다. 글자 상호간의 의미를 연결, 해석해 주는 활용 원리가 전주(轉注)이고, 가차(假借)는 새로운 개념의 글자를 새로 만들지 않고 유사 연결성이 있는 기존의 글자를 차용해 쓰는 활용 방법이다. 즉, 象形․指事, 會意․形聲의 네 가지는 글자를 만드는 원리에 해당되며, 轉注․假借는 글자의 운용(활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간략하게 살펴본다.
① 象形文字
象形者, 畵成其物, 隨體詰 , 日月是也(둘째는 象形으로, 象形이란, 物象을 그려냄에, 그 물체의 굴곡에 따랐던 것인 바, 日과 月이 바로 그것이다)
象形(상형)자는 그림으로 사물의 모양[形]을 본떠서[象] 만든 최초의 글자로 日,月,山,川,子,女,馬,鳥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을 간략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가 만들어 낸 최초의 글자는 상형문자이었을 것이며, 한자 형성에서도 상형자가 처음으로 글자를 만들어내는 造字(조자)의 원리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큰 멧돼지를 잡은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멧돼지를 잡는 그림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② 指事文字
"指事者.視而可識,察而見意,上下是也(보아서 알 수 있고, 자세히 살펴 보면 그 뜻을 알아 낼 수 있는 것인 바, 上과 下가 바로 그것이다) 指事(지사)자는 무형(無形)의 추상적인 개념[事]을 가리키는[指] 데 사용되며, 象形으로 나타낼 수 없는 추상적인 '上, 下'처럼 본래의 상징적인 의미 그대로 부호화 한 것이 있고, '本, 末'처럼 상형자에 기초를 두고 의미를 표시한 것이 있다. 이는 상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개념은 한정되어 있음에 반해서, 인간의 생활이 점차로 발전함에 따라 보다 정확하고 많은 개념을 필요로 하게 되어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지사(指事)의 개념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지나친 상징적 부호의 난발은 이해, 숙지의 어려움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③ 會意文字
會意者, 比類合誼, 以見指 , 武信是也(네째는 會意이다. 會意란, 事類를 나타내는 字를 함께 놓고(比類), 그것들의 意義를 합하여(合誼), 이로써 새로운 뜻을 나타내게 되는 것인 바, 武와 信이 바로 그것이다)
회의는 "이미 있는 뜻글자[意]를 모아[會] 만들어진 글자이다."는 의미로 이미 만들어진 象形자나 指事자를 합하여, 그 의미와 의미를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글자이다. 여기에는 多,休,明,名,男 등을 들 수 있다.즉 저녁[夕]이 계속되기에 많다[多]는 뜻으로 쓰이고 되었고, 사람(人)이 나무(木)아래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연상해서 休(쉴 휴)자를 만들어 냈으며, 日자와 月자를 합쳐 밝다[明]라는 한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名(명)자 또한 저녁[夕]이 되면 어두어 보이지 않으므로 찾기 위해 불러대기에[口] 이름의 뜻을 지닌 名자가 나오게 되었다.
④ 形聲文字
形聲字, 以事爲名, 取譬相成, 江河是也(形聲인데, 形聲이란, 사물로써 名을 삼고 비슷한 소리를 취하여 이루어내는 것인 바, 江과 河가 바로 그것이다)
점차로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상형․지사․회의 등의 글자 만으로는 수많은 개념을 표현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形聲자는 이미 만들어진 글자의 모양[形]과 소리[聲]를 합쳐 한 글자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形聲자는 그후 수많은 한자의 생성 및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고, 오늘날 한자의 대부분 8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곧 漢字를 만드는 원리 가운데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체계적인 정리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바로 형성의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이 한자 이해의 핵심인 부수자(部首字)인 것이다.
형성자로 이루어진 글자는 주로 부수(部首)부분은 뜻을 나타내며 다른 부분은 음을 나타내고 있다. 搖(흔들 요)․遙(멀 요)․ 謠(노래 요) 등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부수로 된 ‘扌(재방 변)’자는 손과 관련되어 흔드는 뜻으로, 辶(책받침)자는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 뜻과 관련되어 멀다는 뜻으로, 言(말씀 언)자는 입으로 말하는 자와 관련된 노래의 뜻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소리를 나타내는 동시에 뜻도 겸하고 있으며, 그 글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淺․ 賤․錢․殘 등의 자에는 공통적으로 戔(전)자가 들어가 있다. 여기서 부수는 氵․貝․金․歹 등으로 역시 뜻을 나타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戔자 역시 ‘천․천․전․잔’의 음을 나타내고 있지만, 부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고 조그마한’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자세한 것은 部首(부수)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형성문자에는 여러유형이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左形右聲 좌형우성 搖(흔들 요)․謠(노래 요)․遙(멀 요) 淸,請,晴,情
* 左聲右形 좌성우형 頭(머리 두), 旺(성할 왕)
* 上形下聲 상형하성 管(대롱 관), 芽(싹 아)
* 上聲下形 상성하형 裳(치마 상)․常(항상 상), 盛(성할 성), 釜(가마 부)
* 內形外聲 내형외성 問(물을 문), 輿 (수레 여)
* 內聲外形 내성외형 圍(둘레 위), 閣 (누각 각)
⑤ 轉注文字
轉注者, 建類一首, 同意相受, 考老是也(다섯째는 轉注이다. 轉注란, 聲類가 同類인 字를 一文으로 세우고, 聲類가 同類인 字가 모두 一文의 義를 받아 파생되는 것을 말하는 바, 考와 老가 바로 그것이다)
轉注(전주)자는 이미 만들어진 글자를 가지고 글자의 본 뜻에서 類推(유추)하여 다른 뜻으로 派生(파생)․轉用(전용)하여 활용하는 원리이다.
전주는 "굴러서 바뀌거나{轉} 변화되어 달라지다{注}"는 의미로 본래의 의미에서 변화되어 달라지는 개념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곧 서로의 의미를 설명, 해석해 주는 방법입니다. '늙다'는 의미로 서로 통용되는 '老'와 '考{후에 과거부터 떠져 생각한다는 '상고하다'의 의미로 변화}', 음악{악}을 하면 즐겁고{락} 좋아한다{요}는 의미 변화의 '樂'<발음의 변화는 관계 없음> 등입니다.
轉注의 개념은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원리가 아니라 기존의 글자를 의미 변화로 활용하는 원리입니다. 곧 더 이상의 한자를 만들지 않더라도 새로운 개념을 담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쉬운 예로 자전(字典) 속의 대부분 漢字가 뜻이 몇 가지씩 나열되어 있는 것은 轉注의 개념이 많이 가미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樂:음악 악 > 즐거울 락(樂園:낙원) > 좋아할 요(樂山樂水:요산요수)
說:말씀 설, 기쁠 열(不亦說乎:불역열호: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달랠 세(遊說:유세) 老:늙다 로 > 익숙할 로
行:십자로,통행로 > 길을 따라가다. 행하다.
好:어머니가 자식을 안고 있는 모습 > 보기가 좋다고 좋을 호.
⑥ 假借文字
假借者, 本無其字, 依聲託事, 令長是也(여섯 째는 假借이다. 假借란, 본래 그것을 나타내는 字가 없는 것에 대하여, 同音字를 찾아 그것에 그 뜻을 寄托하는 것인 바, 令과 長이 바로 그것이다)
가차는 뜻 그대로 "빌려 쓰다{假,借}"는 의미로 기본적으로 발음이 같은 개념을 빌려쓰거나 글자 모양을 빌리는 등 외국어의 표기에 사용하고 부사어적 표현{의성어, 의태어}에도 가차의 개념을 사용합니다. '그을리다'는 의미의 발음과 연사(連詞)의 의미 발음을 통용하는 '然', 달러 화폐 모양 그대로 사용하는 '弗', 아시아의 음역 '亞世亞', 의젓하고 버젓한 모양의 의미 '堂堂' 등입니다.
假借의 개념 역시 전주(轉注)의 개념 이상으로 한자의 활용면에서 가장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곧 漢字가 表意文字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를 확실하게 해결해 준 개념입니다. 다시 말해 외국과의 문자적 소통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현재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많은 외래어 표기 가운데 이 가차의 개념을 사용한 용어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假借자는 글자의 원래 뜻과는 상관없이 음이나 모양이 유사한 글자를 가지고 다른 글자를 대신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데, 주로 지명․인명 등의 외국어를 표기할 때 쓴다. 假借(가차)자는 글자의 원래 뜻과는 상관없이 음이나 모양이 유사한 글자를 가지고 다른 글자를 대신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데, 주로 지명․인명 등의 외국어를 표기할 때 쓴다.
모양(形)을 빌린 경우: 弗(아닐 불) > 弗(미국의 돈인 달러)
소리(音)를 빌린 경우: Buddha(붓다) > 佛陀(불타)
Coca cola(코카콜라) > 可口可樂(가구가락)
France(프랑스) > 佛蘭西(불란서)
Namas Amitabha(범어)>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
한자는 表意文字(표의문자)이기에 새로운 개념이 생겨날수록 무수한 글자가 만들어져야 하는 불편함이 있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기 위하여, 轉注(전주)․假借(가차)문자는 이미 만들어진 한자를 활용하고 있다.
3. 品詞轉成
君君臣臣父父子子.
人人人人人(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노릇을 해야 사람이지)
상기 예처럼, 漢文에서 각각의 한자는 문장에 따라 각기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으나, 그 글자꼴은 변함이 없기에 유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똑 같은 글자가 품사가 달라지는데 따라 다른 뜻이 나오고 있다. 交友(교우)의 경우 '벗을 사귀다'로 友자가 '벗'의 뜻으로 명사로 쓰이고 있지만, '友直'의 올바른 해석은 '정직한 사람을 벗삼다'로 友자의 쓰임이 '벗삼다'로 명사에서 동사로 전성되어 쓰이고 있다. 이처럼 漢文에서 모든 漢字가 품사가 바뀌게 되는 경우에도 글자꼴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예외: 慾.欲, 座.坐, 魚.漁)--]
이에 반해서 우리말은 대부분 품사가 바뀌면 한문의 경우와 반대로 글꼴이 변해서 쉽게 알아볼 수가 있다. [먹다.먹기.먹음]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글꼴이 달라지고 있다. 국어에서도 예외가 있기도 하다. ‘높이’의 경우에 ‘책상의 높이가 얼마냐?’(명사), ‘하늘 높이 날아 오르다’(부사)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예외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거의 변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우리말의 경우와 한문의 경우는 서로 반대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영어에 대해서 살펴보자. 영어의 경우에 있어서는 우리말에 가까운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상당수가 품사가 변한다 할지라도 한문의 경우에 있어서처럼 글자꼴이 변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名前動後(명전동후)란 말이 있듯이 명사는 앞쪽에 동사는 뒤쪽에 액센트가 있는 것으로 구별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present의 경우 ‘선물(하다), 현재의, 출석하다’ 등 한 글자꼴이 다양한 품사로 뜻을 지니고 쓰이고 있음을 볼 수가 있겠다.
4. 한문의 일반적 특성
① 한문의 어순은 우리말과 다르다
한문은 어순에 있어서 우리말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말은 ‘내가 책을 읽는다’처럼 ‘주어 + 목적어 + 서술어’의 순으로 되어 있지만, 한문의 경우에 있어서는 영어와 같은 ‘我讀書’와 같이 ‘주어 + 서술어 + 목적어’의 순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我’는 ‘나’라는 주어요, ‘讀’은 읽는다는 뜻의 동사요, ‘書’는 책이라는 명사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의 경우도 우리의 어순과는 달리 쓰이고 있다.
따라서 한문문형에서 파생된 여러 한자어가 그대로 우리의 어순속에 쓰여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책을 읽는다가 ‘書讀’이 아닌 ‘讀書’이요,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가 우리말의 어순대로 하자면 ‘備有患無(비유환무)가 될 것 같지만, 有․無는 특수동사로 취급되어 그 뒤에 목적어나 보어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문이나 한자어에 있어서 외국어처럼 우리말과 다른 특징을 잘 이해하고 학습을 해야 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중 1학년 시절 ‘나는 학교에 간다’를 영작하라고 하면, 필자는 'I SCHOOL GO'이라고 쓰고 단어를 틀리지 않게 썼다고 옳게 잘했다고 좋아했던 적이 있다. 지금 이 순간 전국에서 영어를 이제 막 배우면서 필자가 했던 대로의 길을 걷고 학생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어느 정도 공부를 했던 필자가 그러한 일이 일어났던 이유는, 영어공부를 하면서 우리말과의 비교가 되는 공부를 하지 않았던 데 있다고 하겠다. 영어교사가 관계대명사 용법을 아무리 설명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우리의 국문법에는 관계대명사가 없으니 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국문법과 비교하면서 학습해 나간다면, 한층 학습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한문의 공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익숙하게 써 왔으니 우리의 어순과 같은 것으로 암암리에 착각에 빠질 수가 있다. 한문은 또한 한자어는 우리의 어순과 다른 것임을 인식하고 한자학습에 임해야 하겠다. 자세한 것은 뒤에 나오는 ‘한자어의 짜임’을 살펴보시기 바란다.
② 한문은 영어에 비해서 시제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앞뒤의 문맥에 따라서 해석해야 될 경우가 있다.
③ 옛 한문의 경우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기에 끊어 읽기에 따라서 각기 다른 뜻이 나올 수가 있다. 따라서 문서나 법조문 같은 데에서는 이두식 표기를 곁들임으로써 보다 정확한 뜻을 나타내고자 했다.
④ 한문은 개별 한자가 문장안에서 쓰이는 위치에 따라서, 그 의미가 명사․동사․형용사․주격․소유격․목적격 등으로 바뀌는 孤立語(고립어)이다. 그러므로 우리 말에서 볼 수 있는 조사나 어미변화가 없다. 어찌 보면 품사 전성이 활발하게 일어나기에 해석상에 많은 어려운 점이 있게 된다. 우리말로는 ‘꽃’ ‘꽃피다’ --등등으로 글자꼴이 바뀌는 데 비해서 한문에 있어서는 ‘花’자로써 위치에 따라 명사도 되고 동사도 되는 것이다. 讀書百遍義自見(독서백편의지현)이란 말을 한문해석에 국한시켜 본다면, 뜻을 잘 모를 경우에 품사를 바꿔가며 여러 가지로 해석해 보면 올바른 뜻이 떠오른다는 것을 뜻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에 반해 우리말은 ‘添加語(첨가어)․부착어․교착어’라고 하여 조사나 어미의 활용이 많은 편이다.
5. 한자어에 관해서
漢字語는 우리의 국어사전 중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논리적․조직적․이성적인 어휘로 造語力과 縮語力이 뛰어나다.(예를 들어 엘리베이터를 우리말로 하자면 '사람이나 물건을 태우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쇠뭉치 통'이라고 하여야 하겠지만, 이 경우 한자어로 昇降機라고 간편하게 나타내고 있다. 또한 '헬리콥터'를 우리말로 하자면 복잡하겠지만, 한자어를 사용하여 북한에서는 直昇機로 부르고 있다. 또한 高校入試를 高入으로, 入學試驗을 入試로, 高等學校를 高校로 한자어를 편리하게 줄여쓰고 있다.)
이처럼 한자어를 사용하여 간편하게 사용하거나, 새로운 개념이나 뜻을 표현하는 데 유용하게 나타낼 수 있으며, 앞으로 점차로 늘어나는 새로운 개념의 낱말을 나타내는데 있어서도 漢字를 사용하여 보다 편리함을 가져올 수 있다.
순수한 우리말이 기초적이고 일상적인 낱말이 많음에 비해서, 한자어는 이성적이고 사고를 요하는 낱말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여 언어사용에 있어 우리말이 지닌 단점을 보완하여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말과 한자어는 우리의 언어생활에 있어 상호보완적인 면도 있다. 같은 뜻이라 할지라도 언어가 갖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고려한다면, '한글전용' '한자병용' '한자혼용'을 떠나서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우리의 언어문자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이러한 한자어는 作亂>장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완전 同化되어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고 많이 알기 위해서는 상용한자 2000자 정도의 정확한 음과 뜻을 알고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임에도 불구하고 차지․생각․잔치․주검 등등과 같이 우리말 가운데에는 한자어처럼 느껴지는 우리말도 상당수가 있다.
외래어임에도 불구하고 어감상 한자어처럼 느껴져 사용되고 있는 말로 어필(appeal: 항의,호소)이나 데마고기(demagogy:사실과 반대되는 선동적인 선전), 백신(vaccine)의 등의 예를 들 수가 있다. 이러한 외래어에 있어서는 새로운 개념 등 우리말에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선별해 사용되어야 하며 무분별한 외래어의 濫用(남용)을 해서는 안되겠다.
또한 본래 한자어나 거의 漢字로 표기하지 않고 우리말처럼 쓰여지는 글자로 於此彼(어차피), 甚至於(심지어), 乃至(내지), 其必코(기필코), 其於이(기어이), 其於코(기어코), 瞥眼間(별안간), 大槪(대개), 大綱(대강), 亦是(역시) 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 있어 유식한 체 하느라 漢字로 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정도로 우리말화 되어 쓰이고 있다.
또한 한자어에서 온 우리말로는 天動(천동>천둥), 假家(가가>가게), 作亂(작란>장난), 長鼓(장고>장구), 雪馬(설마>썰매), 이 生(이 생> 이승), 저 생(生)> 저승), 초생(初生)달>초승달 ---등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덧붙이자면 외래어에 있어서는 남용을 해서는 안되며, 외국어는 가급적 사용을 금지하며, 국제화 추세에 맞추어 새로운 개념 등 우리말에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선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6. 漢字語의 짜임에 대하여
막연하게 한자어는 다같은 것으로 알고 있기 쉽다. 하지만 한자어는 우리말의 어순과 다르게 여러 가지로 쓰이고 있다. 한자를 학습하는 주 목적이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여 언어․문자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볼 때, 한자어의 짜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모르는 한자어가 나왔을 때 낱낱의 한자의 뜻을 알고 있다면, 다음에 드는 예에 포함되니 여러 가지로 바꾸어서 대입시켜 보아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선택하면 되겠다.
또한, 나아가 한문의 문장을 해석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자어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 한문의 문장을 이루기 때문이다. 한자가 서로 조합되어 다르게 쓰이는 한자어의 짜임을 예로 들면서 살펴본다.
① 對等(대등)․竝列(병렬)의 구조
이 경우는 두 한자어의 관계가 상호 대등․병렬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이다. 이 경우 같은 뜻의 개념끼리 이루어진 것도 있고, 서로 반대되는 뜻의 개념으로 이루어진 예도 있다. 예를 살펴보자.
父母(부모), 兄弟(형제), 多少(다소), 前後(전후), 黑白(흑백), 是非(시비:옳고 그름), 利害(이해), 呼吸(호흡: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 鬚髥(수염:입의 위에 난 것과 입의 아래에 난 것), 沐浴(목욕:머리감는 것과 몸씻는 것), 身體(신체:몸의 세로 부분과 가로부분), 魂魄(혼백:양의 넋과 음의 넋), 土地(토지), 山河(산하), 粗惡(조악), 伸縮(신축:펴는 것과 오그라 듬), 平和(평화), 陰陽(음양), 社稷(사직: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 나라의 기초), 可否(가부:옳고 그름), 鳳凰(수컷 봉,암컷 황) 등을 들 수 있다.
② 修飾(수식)의 구조
이는 우리말의 語順(어순)과 일치하여 한자의 뜻만 알고 있다면, 이해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예를 살펴본다.
白雪(백설:흰 눈), 靑山(청산), 老人(노인), 人蔘(인삼:사람같이 생긴 삼), 歸路(귀로:돌아가는 길), 暗香(암향:그윽한 향기), 精讀(정독:자세하게 읽음), 多讀(다독:많이 읽음), 新築(신축:새로 지음), 流水(유수:흘러가는 물), 長江(장강:긴 강), 急流(급류:빠르게흐르는 물), 英語(영어), 妻家(처가), 古書(고서) 등을 들 수 있다.
③ 述語(술어) + 目的語(목적어)
이 경우의 예도 상당수 많이 보이고 있으며, 한문문형의 해석에 있어서도 많이 쓰여지고 있다. 즉 이 경우에 있어서는 앞에 주어성분의 명사만 붙이면 그대로 한문의 문장으로 성립되고 있다. 이 경우는 앞의 것은 용언(동사나 형용사)으로 뒤의 것을 체언(대명사나 명사)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해석은 앞의 것을 ‘A’라고 하고 뒤의 것을 ‘B’라고 할 때, ‘B를 A하다’ 라고 해석하면 된다. 예를 살펴본다.
讀書(독서:책을 읽다), 禁煙(금연:연기를 금하다), 反共(반공:공산당을 반대하다), 勝共(승공:공산당을 이기자), 容共(용공:공산주의를 받아들이는--), 修身(수신:몸을 닦다), 齊家(제가:집안을 다스리다), 治國(치국:나라을 다스리다) 平天下(평천하: 천하를 평정하다), 作亂(장난), 握手(악수:손을 잡다), 觀光(경치좋은 곳을 보다), 作文(작문:글을 지음) 解夢(해몽:꿈을 풀이하다), 克己(극기:자기를 이기다), 克日(극일:일본을 이기자) 등을 들 수 있다.
④ 述語(술어) + 補語(보어)
이 경우의 예는 우리말과 어순이 다른 경우이다. 먼저 서술어가 나오고 뒤에 명사꼴이 나오고 있다. 해석은 앞의 것을 ‘A’라고 하고 뒤의 것을 ‘B’라고 할 때, ‘B(으)로 A하다, B에 A하다’라고 해석하면 된다. 예를 살펴본다.
歸鄕(귀향:고향으로 돌아가다), 歸家(귀가:집으로 돌아가다), 昇天(승천:하늘로 올라가다), 銘心(명심:마음에 새기다), 登山(등산:산에 올라가다) ----
또한 이 경우 有․無, 多․少, 難․易 등의 자에 대한 해석을 나중에 하고 있으며, 뒷부분에 목적어 성분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본다.
* 有․無(유무): 無消息(무소식:소식이 없다), 有備無患(유비무환:준비가 잇으면 근심이 없다), 無識(무식:아는 것이 없다), 有識(유식).
* 多․少:(다소) 多讀(다독:읽는 것이 많다), 少數(소수:수가 적다)
* 難․易:(난이)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소년은 늙기가 쉽고 배움은 이루기가 어렵다)
⑤ 主語(주어) + 述語(술어)
이 경우의 예는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고 있으나, 우리말의 어순과 일치하여 그대로 순서대로 풀이하면 된다.
日出(일출:해가 뜨다), 日沒(일몰:해가 지다), 地震(지진:땅이 흔들리다), 天動(천동:하늘이 움직이다. 나중에 천둥으로 바뀜), 天高馬肥(천고마비: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 이 경우 天高와 馬肥는 대등병렬관계로 맺어져 있다)
⑥ 助字(조자)
이밖에 어떠한 글자의 뜻에 붙어 보다 뜻을 명확히 만들어 주거나 부사로 만들어 주는 경우에 속한다. 예를 살펴본다.
然(연):突然(돌연:갑작스러움), 自然(자연:저절로), 忽然(홀연:문득,갑자기),
乎(호): 斷乎(단호:결심한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하는 모양)
如(여): 缺如(결여:모자라거나 빠져서 없음)
⑦ 認定(인정)
이 경우의 예들은 肯定(긍정)이나 否定(부정)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예를 살펴본다.
不(불): 不常(불상>불쌍으로 변했으며, 常(상)하지 못한 즉 보통[常]보다 못한 경우에 쓰인다)
非(비): 非常(비상:보통보다 뛰어난 의미로 쓰인다), 非凡(비범:범인이 아닌 뛰어난 재주를 지닌 경우에 쓰인다), 非僧非俗(비승비속:승도 아니요, 속인도 아닌 유유자적한 생활을 일컫음) 주로 不자는 용언의 앞에 쓰이고, 非자는 체언의 앞에 쓰인다.
未(미):未知(미지:알지 못하는), 未來(미래), 未熟(미숙:덜익은, 완전하지 못한), 未完(미완:완성되지 못한), 未安(미안:편안하지 못하고 거북스러운), 未成年(미성년), 未盡(미진:아직 다하지 못한), 未着(아직 이르지 아니한) 등이 있다.
可(가): 可憐(가련:불쌍하다,가엾다), 可能(가능:할 수 있는, 될 수 있는), 可望(가망:가능할 듯한 희망), 可矜(가긍:가엾고 불쌍한) 등이 있다.
⑧ 접두사가 붙은말
이 경우의 한자어들은 ‘맨발, 맨주먹’ 등 우리말이 아닌 한자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 진 말들이다. 純,準,眞,被,王--의 예를 들 수 있다.
純所得(순소득), 準決勝(준결승), 眞面目(진면목), 被壓迫(피압박), 王姑母(왕고모:大姑母(대고모)라고도 하며, 할아버지의 자매를 일겉음) 등이 있다.
⑨ 접미사가 붙은말
이 경우의 한자어들은 ‘피투성이, 상처투성이’ 등 우리말이 아닌 한자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 진 말들이다. 的,風,化,席,行,狂--의 예를 들 수 있다.
開放的(개방적), 西洋風(서양풍), 民主化(민주화), 敬老席(경로석), 春川行(춘천행), 野球狂(야구광) 등이 있으며, 이밖에 氏(씨), 哥(가) 등이 붙어 접미사로 사용되고 있다.
⑩ 雙聲(쌍성)․疊韻(첩운)
이 경우는 크게볼 때는 대등․병렬구조에 포함시킬 수 있다. 단지 이 경우는 음의 운율적인 면을 고려하여 따로 살펴보았다. 쌍성이란 우리말로 보자면 글자의 초성을 비슷한 글자로 맞추는 것이며, 첩운은 우리말로 보자면 중성과 종성을 맞추는 것이다.
#쌍성의 예
*蜘蛛(지주):거미를 가리키며 지주의 초성의 음이 모두 ‘ㅈ’자로 시작되고 있다.
*鞦韆(추천):그네 타는 것을 나타내며 초성이 모두 ‘ㅊ’으로 시작되고 있다.
*躑躅(척촉):철쭉꽃을 가리킴.
*躊躇(주저):머뭇거림을 나타냄.
#첩운의 예
*從容(둉용>종용>조용):古語(고어)에서는 둉용으로 ‘용용’으로 음을 맞추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구개음화와 동음생략을 거쳐 조용으로 음이 변화하였다.
*燦爛(찬란):‘광채가 번쩍번쩍하고 빛남’의 뜻을 지니고 있지만, ‘안안’으로 운자를 맞추고 있다.
*鉏鋙(서어):서로 맞지 않고 어긋남. ‘어어’의 운자를 맞추고 있다.
*卓犖(탁락):卓越(탁월)과 비슷한 뜻으로 ‘악악’의 운자를 맞추고 있다.
*玲瓏(영롱):이 경우 우리말로 보면 ‘영옹’으로 중성이 다소 맞지는 않지만 첩운에 해당된다.
⑪ 成語(성어)
이 경우는 한자어의 짜임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편의상 나누어 보았지만, 말이 생겨난 유래를 알고 그대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예는 헤아릴 수 없지만, 간략하게 살펴본다.
*杞憂(기우):杞(기)나라 사람의 근심[憂]으로 ‘하늘이 무너지면 어떻하나’라고 근심했다는 데서 쓸데없는 근심걱정을 이르는 말.
*矛盾(모순):창과 방패.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어긋나 맞지 않음.
*他山之石(타산지석):‘다른 산의 쓸모없는 돌멩이도 내 옥돌을 가는데는 유용하다’라는 뜻의 말이 줄어 이루어진 말로 다른 사람의 그릇된 점을 거울삼아 잘못됨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는 뜻으로 쓰인다.
⑫ 相互結合(상호결합)
이 경우는 앞에서 살펴본 모든 한자어의 구조가 상호 결합하여 쓰여지고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어떠한 결합에 수식의 쓰임이 덧붙여져 많이 쓰여지고 있다. 앞에 나온 성어의 짜임에서도 많이 보여지고 있다. 예를 살펴본다.
*治山治水(치산치수):‘산을 다스리고 물을 다스린다’로 ‘술어+목적어’의 구조가 병렬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顯微鏡(현미경):顯微(현미)는 ‘작은 것을 나타나게 하는’의 ‘술어 + 목적어’의 구조에 鏡(거울 경)을 수식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傾國之色(경국지색):傾國(경국)은 ‘나라를 기울이게 하는’의 ‘술어 + 목적어’의 구조에 色(색)을 수식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經世濟民(경세제민):經濟(경제)의 원말이다.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술어 + 목적어’의 구조가 수식 내지 병렬의 주조로 되어 있다.
*寡德之人(과덕지인):寡人(과인:임금이 자신을 낮추어 하는 말)의 원말로 ‘술어 + 보어’로 볼 수 있으며, 다시 수식구조로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漢字語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한자에 대한 음과 뜻을 알아두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7. 部首에 대해서
部首는 한자의 부분이면서[部], 字意의 의미를 함축한 으뜸이 되고[首] 있다. 수많은 漢字의 字形속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정 부분을 뽑아내어 분류한 것으로 수많은 한자들의 공통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許愼은 그의 [說文解字]에서 당시 사용되고 있던 9,353자에서 540개의 부수를 분류해서 언급하고 있다.(오늘날은 214개의 부수) 오늘날 아직 부수 자에 대한 명칭의 통일도 이루어지지 않은 자가 상당수 있으며, 책에 따라 부수의 종류도 220자 안팎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部首는 글자의 자획 구성상 놓이는 위치에 따라 '변․방․머리․발․엄․받침․몸․제부수' 등으로 호칭된다.
이러한 부수는 특정한 뜻을 나타내기에 부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여러 한자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수변(冫)의 경우 ‘차가운-’의 뜻을 담고 있다. 寒,冬,凍,凋--등 차가운 뜻이 글자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렇게 주로 部首 부분이 뜻을 담고 있지만, 부수가 아니면서 소리를 나타내는 동시에 일정한 뜻도 겸하고 있는 글자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戔(적을 전, 쌓일 전)’자의 경우 부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淺․賤․錢․殘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작고 조그마한'의 뜻을 공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다른 예로, 부수자가 아닌 亢자는 쉽게 이루기 보다 '굳세게 저항하고 반대하는'뜻을 지니고 있다. 抗,航,伉,沆--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한자를 쉽게 배우고자 한다면, 字源․六書法에 못지 않게 무엇보다도 部首자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자를 나누거나 합쳐서 살펴보는 문자유희를 가미한 破字를 곁들여 공부한다면, 한층 재미있고 즐거운 한자학습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부수에 대한 자세한 것은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김종혁,학민사,1996)를 참고하시거나, 필자 사이트(hsldream.com)의 部首요약 정리를 참고하기 바란다. 뒤에 상세 서술함.
8.漢字의 필순
*한자의 필순(쓰는 순서)의 대략적 원칙을 살펴보자.
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
예)川
② 위에서 아래로 쓴다.
예)言
③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로 같은 모양의 경우에는 중앙부터 쓴다.
예)光,小,樂,
단,연결된 것의 중앙을 꾀뚫는 획은 나중에 쓴다.
예)事,中,乎,母,忄(심방변),火
④ 가로획과 세로획이 겹칠 때는 가로획부터 쓴다.
예)十,木
또한 삐침과 파임이 겹칠 때에는 삐침부터 먼저 쓴다.
예)文,父,交
⑤ 바깥을 외워싸는 획은 둘레부터 먼저 쓴다.
예)國,內,
아래를 에워싸는 획은 나중에 쓴다.
예)化,北,世
⑥ 받침의 경우에도 나중에 쓰는 것이 원칙이다.
近,速,
단, 題(제),超(초),趙(조)의 경우와 같이 획수가 많은 경우는 받침을 먼저 쓴다.
⑦ 기타 특수한 경우
예) 左,右,有,臣,方,戶,虎,上,色,戈,收
9.한자어에 관해서----(1).
*漢字語(한자어)는 우리의 국어사전 중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논리․조직․이성적인 어휘로 造語力(조어력)과 縮語力(축어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를 우리말로 하자면 ‘사람이나 물건을 태우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쇠뭉치 통’이라고 하여야 하겠지만, 이 경우 한자어로 昇降機(승강기)라고 간편하게 나타내고 있다. 또한 ‘헬리콥터’를 우리말로 하자면 복잡하겠지만, 한자어를 사용하여 북한에서는 直昇機(직승기: 곧바로 올라가는 비행기)로 부르고 있다. 또한 高校入試(고교입시)를 高入(고입)으로, 入學試驗(입학시험)을 入試(입시)로, 高等學校(고등학교)를 高校(고교)로 한자어를 편리하게 줄여쓰고 있다.
이처럼 한자어를 사용하여 간편하게 사용하거나, 새로운 개념이나 뜻을 표현하는 데 유용하게 나타낼 수 있으며, 앞으로 점차로 늘어나는 새로운 개념의 낱말을 나타내는데 있어서도 漢字를 사용하여 보다 편리함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순수한 우리말이 기초적이고 일상적인 낱말이 많음에 비해서, 한자어는 이성적이고 사고를 요하는 낱말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여 언어사용에 있어 우리말이 지닌 단점을 보완하여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말과 한자어는 우리의 언어생활에 있어 상호보완적인 면도 있다. 같은 뜻이라 할지라도 언어가 갖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고려한다면, ‘한글전용’ ‘한자병용’ ‘한자혼용’을 떠나서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우리의 언어문자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이러한 한자어는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완전 同化(동화)되어 변해왔으며, 이는 ‘天’자를 ‘천’이라고 발음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밖에 없음을 보아도 잘 알수가 있다. 중국에서는 ‘ 티엔>텐’으로 일본에서는 ‘덴(てん) ’으로 발음하고 있음을 볼 때 한자어의 발음은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맞게 우리말화 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장난’이라는 말은 한자어 作亂(작란:어지러움을 만들다)에서 유래되었다. ‘작란’의 발음이 힘들기에 같은 콧소리 계열로 자음동화현상이 일어나 ‘장난’이라는 말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고 많이 알기 위해서는 상용한자 2000자 정도의 정확한 음과 뜻을 알고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자어에 관해서----(2).
순수한 우리말임에도 불구하고 차지․생각․잔치․주검 등등과 같이 우리말 가운데에는 한자어처럼 느껴지는 우리말도 상당수가 있다. 사람들에게 ‘시체와 주검’ 중에서 어느 말이 우리말이고 한자어인지를 물어보면 대부분이 바꿔서 대답하고 있다. 주검은 ‘죽다’의 어간인 ‘죽’에 명사화 접사 ‘엄’자가 붙어 ‘죽+엄 > 주검’으로 변한 글자이다. 무덤이 ‘묻다’의 어간인 ‘묻+엄> 무덤’이 된 것과 똑같다. 이에 반해 시체는 屍體(시체)로 ‘주검 시, 몸 체’자로 이루어져 있다.
외래어임에도 불구하고 어감상 한자어처럼 느껴져 사용되고 있는 말로 어필(appeal: 항의,호소)이나 데마고기(demagogy:사실과 반대되는 선동적인 선전), 백신(vaccine)의 등의 예를 들 수가 있다. 이러한 외래어에 있어서는 새로운 개념 등 우리말에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선별해 사용되어야 하며 무분별한 외래어의 濫用(남용)을 해서는 안되겠다.
본래 한자어나 거의 漢字로 표기하지 않고 있어 우리말처럼 쓰여지는 글자로 於此彼(어차피), 甚至於(심지어), 乃至(내지), 其必코(기필코), 其於이(기어이), 其於코(기어코), 瞥眼間(별안간), 大槪(대개), 大綱(대강), 亦是(역시) 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 있어 유식한 체 하느라 漢字로 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정도로 우리말화 되어 쓰이고 있다.
또한 한자어에서 온 우리말로는 天動(천동>천둥), 假家(가가>가게), 作亂(작란>장난), 長鼓(장고>장구), 雪馬(설마>썰매), 이 生(이 생> 이승), 저 생(生)> 저승), 초생(初生)달>초승달 ---등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한자어 중에는 뜻의 구별을 위해서 2음절 이상의 어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신 의 한자는 무수히 많다. 新申信身神臣迅腎辛----. 따라서 그냥 ‘신’이라고 하면 무슨 뜻의 ‘신’자를 발음했는지 알 수가 없으나 ‘체’자를 붙여 身體(신체)라고 하면 ‘아! 우리의 몸을 말하는구나’라고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게된다.
참고로 중국어에서는 이러한 혼란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 두 자 이상의 낱말외에 뜻 구별을 위해 말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四聲(사성)으로 구별하고 있다.
덧붙이자면 외래어에 있어서는 남용을 해서는 안되며, 외국어는 가급적 사용을 금지하며, 국제화 추세에 맞추어 새로운 개념 등 우리말에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 선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10.‘한자음의 발음’에 대해서 ---(1)
한자어의 발음은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오는 동안에 우리말 음운조직에 완전히 동화(同化)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음운조직에 맞도록 한자음이 동화하는 데에 있어서도 일정한 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변화의 과정에서 크게 변하여 완전하게 달라진 것도 있지만, 한자의 음은 음절의 초성이나 중성이나 종성의 어느 한 음운이나 두 음운이 우리말의 음운에 맞게 변화되어 왔다.(갈’자에서 초성은 ‘ㄱ’, 중성은 ‘ㅏ’, 종성은 ‘ㄹ’자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工(장인 공), 空(빌 공, 하늘 공), 功(공 공), 攻(칠 공, 공격할 공), 貢(공물 공), 恐(두려울 공)’의 한자 독음은 모두 ‘공’이며, 또한 글자속에 모두 ‘工’자가 들어가 있어 ‘공’의 음을 나타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江(강)자는 어떠한가? 왜서 한자에 ‘工’자가 들어가 있는데 ‘공’자의 음으로 불리지 아니하고 ‘강’자의 음으로 불리고 있는가? 여기에서 ‘공’의 음에서 중성인 ‘ㅗ’가 ‘ㅏ’로 변하여 ‘공>강’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가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본다. ‘可(가할 가), 歌(노래 가), 苛(풀 가,독할 가), 軻(가기힘들 가)’ 등은 모두 한자의 음이 ‘가’이다. 하지만 河(물 하)자에서 볼 수 있듯이 可자가 들어가 있지만, ‘가>하’로 초성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참고로 이는 일본어에서도 유사하다. 한자어로 ‘학교’가 일본어로는 ‘がっこう’(갓꼬오)로 우리말의 초성인 ‘ㅎ’ 이 일본어에서는 ‘ㄱ’으로 변하고 있음을 볼 수 있겠다.
또 다른 예로 戔(적을 전, 쌓일 전)자가 들어가 이루어진 한자의 음을 잘 살펴보자. 賤(천), 踐(천), 淺(천), 錢(전)으로 ‘전’과 ‘천’으로 초성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겠다.
한자의 육서법 가운데 이러한 형성(形聲)자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형성자와 관계된 여러 음들이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오면서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변천해 왔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자음의 발음에 대해서----(2)
‘天’자의 한자어 독음의 변천을 살펴보자. 天자를 중국에서는 오늘날 ‘tien’ 티엔>텐이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0년대의 불과 백년전인 독립신문에서만도 ‘天’자의 음을 ‘텬’이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서당에서 ‘하늘 텬(天), 따 디(地)’를 하던 것을 생각해보자. 이러하던 것이 오늘날 국어의 簡易化(간이화)로 인한 음운변화가 일어났다. 즉 간편하고 쉬운쪽으로 음운변화가 일어나는 ‘ㅌ>ㅊ’의 구개음화를 거쳐, ‘ㅕ >ㅓ’의 단모음화가 일어나 오늘날 ‘텬>천’으로 쓰고 있다. 여기에서 보면 天의 독음인 천은 중국의 ‘텐’하고는 거리감이 있지만, 불과 100여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天자의 발음과 거의 비슷한 발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의 한자음 발음은 시대에 따라 우리말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발전되어 왔다. 그 결과로 지구상에서 天자를 써 놓고서 ‘천’이라고 발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따라서 한자어는 발음만으로 본다면 거의 우리말과 다름이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철저하게 우리말 음운 조직에 동화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미 한자어의 발음은 우리말화되어 우리의 언어생활에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한자음의 발음에 관하여--(3)
우리의 한자음의 발음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경우에도 그들의 음운조직에 맞게 동화시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天 자를 てん ‘덴’이라고 발음하고 있는데, 중국의 발음인 ‘텐’이나 우리의 ‘텬>천’이나 일본의 ‘덴’ 발음이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일본어의 한자발음이 우리의 한자어 발음과 유사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을 다이도오료(だいとおりょう)로, 선생을 센세이(せんせい)로, 대한민국을 다이깐민꼬꾸 (だいかんみんこく) 등 한자음 발음에 있어서는 거의 유사함을 보이고 있다.
단지 우리는 한자음을 음독하는데 반해서 그들은 한자를 읽는 방법이 다양하여 音讀(음독) 또는 訓讀(훈독)으로 읽어 우리보다 훨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날 일(日)자 하나를 놓고 보면 우리는 항상 어느 글자로 어디에 쓰이건 ‘일’로 읽지만, 일본에서는 낱말에 따라 복잡하게 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쓰이는 예를 들어 살펴보자.
日本 일본 니혼(にほん) 닛뽄 (にっぼん) に,にっ
每日新聞 매일신문 마이니찌(まいにち しんぶん) にち
朝日新聞 조일신문 아사히 (あさひ しんぶん) ひ
상기 예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日」 자의 발음이 「니,닛,니찌,히」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즉 일본어의 발음은 그들 나름대로 음으로 뜻으로 복잡하게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발음할 수 있는 음절의 가지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51자의 기본자에 약간의 탁음과 촉음이 첨가되는) 부득이 뜻의 변별력을 위해 한자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로써 보면 우리의 독음은 일부의 몇 자가 다르게 읽혀지는 예외는 있지만, 거의 일정하게 읽혀지고 있어 우리가 일본의 경우보다 한자학습에 있어서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자음의 발음에 있어서 우리가 훨씬 편리한 언어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인다면 분명한 사실은 일어의 읽는 방법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우리말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日’자에 관해 살펴보자. 원래 국어의 ‘희다’ 라는 말은 「」에서 나왔다.(참고로 살펴보면 ‘블’[火]에서 ‘붉다와 밝다(불의 색채와 불은 밝으니까)’가 ‘플’의 색깔에서 ‘푸르다’는 뜻이 나오게 되었다)
즉 ‘’는 [日]의 해이다. 한자로 살펴보아도 잘 알 수가 있는데 한자의 白(흰 백)자는 日(날 일)의 한자 ‘日’의 윗 부분에 한 획을 더해서 이루어진 것을 보더라도, ‘日’에서 ‘白’이 나왔음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면 朝日新聞(조일신문)의 일본식 발음의 ‘아사히(あさひ)’에서 ‘日= 히= ひ’의 관계가 성립함을 볼 수 있다. 즉 일본식 훈독발음의 ‘히’는 우리말의 ‘’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히’로 변한 것임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왜서 「日」을 ‘히’라고 발음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옛날부터 내려온 대로 쓰고 있는 것일 뿐이다.
다른 예로 다시 들어보자. 일본어로 말(낱말,단어,문장---)을 言葉이라 해서 ことば(고또바)라고 적고 있다. 즉 こと(고또)는 漢字의 「言」으로써 ‘말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こと(고또)라는 말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우리말에서는 잘 찾아 볼수는 없지만 ‘잠꼬대’에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누구나 잠꼬대가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다. ‘잠자면서 하는 말’의 뜻이다. 즉 우리말의 ‘꼬대’가 일본에 건너가서 こと(고또)로 변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예를 들 수 있겠지만, 자세한 것은 서정범 교수님의 글이나 기타의 책들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한자음의 발음에 관하여--(4)
처음에 중국의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를 고조선때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 당시에는 한자의 음을 발음하는데 있어서 중국사람이 발음하는대로 그대로를 흉내낸 똑같은 발음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를 지나 조선조에 들어올 때쯤만 하더다도 한자음의 발음이 우리말 음운조직에 크게 동화되어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마치 오늘날 외국어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외국어가 외래어로 나아가서 우리말화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bitamin 바이타민> 비타민으로 발음하기 쉽도록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알맞게 동화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lamp 램프>남포의 경우에서처럼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동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한자음의 발음에 있어 우리말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가는 것을 인위적으로 돌리려고 한 때가 있었으니 그 것이 바로 세종때 쓰여졌던 東國正韻式(동국정운식) 表記(표기)이다. 동국정운식 표기란 동국정운에 규정된대로 당시에 속화된 한자어의 발음을 중국사람들이 발음하는대로 고치려고 했던 표기방식을 뜻한다.
일부에서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목적이 그 당시 문란해진 한자음의 발음정리를 위하여 한글을 한자음의 발음부호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세종 25년에 훈민정음의 창제후 용비어천가의 試用(시용) 등 3년의 기간을 거쳐 세종 28년에 반포를 하게 되는데, 불과 1년 만인 세종 29년에 중국의 「홍무정운」을 본따서 만든 운서인 「동국정운」을 완성한데서 보아서 알 수 있듯이, 한글의 창제 목적이 어디에 있던 간에 한자음의 발음정리를 염두에 둔 것만은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었음을 볼 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주장은 훈민정음의 御旨(어지)에 나오는 “나라말씀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와로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어리석은 백성이 제 뜻을 실어 펼 수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어여삐여겨 스물 여덟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라”는 자주정신․애민정신․실용정신의 창제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말에 필요없는 순경음(ᄝ,,ᅗ,ᅗ:이중에 만 우리말의 표기에 쓰임)이라든지의 글자를 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며, 겉으로 드러내지는 아니 했지만 훈민정음을 이용하여 그당시 문란했던 한자음의 정리 즉 당시의 현실음이 아닌 이상음인 동국정운식 발음으로 중국사람이 발음하는대로 쫓아가고자 했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말의 음운조직을 무시한 인위적인 것으로 언중의 언어생활을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어서(언어의 사회성), 결국 성종때부터는 쓰이지 않게 되고 우리말은 우리말 나름대로의 음운조직에 맞는 음운변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여담으로 만약에 동국정운식 표기가 강제로 쓰여져서 오늘날까지 내려 왔다면 우리의 언어현실은 발음하는데 있어 현실음과 동국정운식 표기의 이상음(중국사람들의 발음을 쫓아가고자 했던 발음)과의 이중적인 언어․문자생활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좋은 점은 중국어 공부하는데 있어 발음에 큰 신경쓰지 않고 쉽게 배울 수 있겠다.
사실 중국어는 우리말과 다른 높낮이에 따라서 뜻이 달라지는 四聲(사성:평성,상성,거성,입성)이 있지만,(우리말도 임진왜란 전까지 이러한 사성점이 표기되어 있었다) 우리말은 발음할 수 있는 음절수가 무한에 가까울만큼 많기 때문에, 굳이 뜻의 변별력을 위해 높낮이에 따른 사성을 씀으로서의 뜻의 변별력을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이러한 사성은 안 쓰이고 있으며 옛날의 사성중 상성발음은 오늘날 장음으로 변해서 쓰이고 있는 현실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상성이었던 바 ‘사:아람’과 같이 오늘날 길게 발음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우리말에 이러한 높낮이를 인정하거나, 반드시 장음과 단음을 구별해써야 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필자의 견해로는 우리말에서 현재 사성은 완전히 없어졌고, 장단의 구별도 거의 하지 않고 문맥에 따라 뜻을 변별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어느 누가 ‘눈[雪]이 내린다’를 발음하는데 있어 창밖에 ‘누-우-우-니 내린다’ 하면서 장음으로 신경써서 발음하는 사람이 있는지---, 여태까지 국어 시험문제에 영어의 인토네이션「억양」시험문제는 나온적이 없으며, 일부에서 장단을 묻는 문제는 출제되고 있으나 필자의 견해로는 언중의 언어현실을 감안해서 아주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혹자는 ‘잘 한다’를 발음하는 경우 보통의 높낮이로 ‘잘한다’와 [자-아-ㄹ 한다]의 비꼬는 투로 길게 발음하는 경우를 들어 국어에서 높낮이로 뜻의 구별을 들고 있지만, 이는 억지의 예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자음의 발음에 관하여--(5)
중국어에 있어서 四聲(사성)은 뜻의 변별력을 위해서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한자가 5만 자이니 10만 자이니 하지만, 옥편 뒤를 뒤져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실제 발음할 수 있는 글자의 음절 수는 500~600개 밖에 안되기 때문에, 중국사람들은 부득이 각 글자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사성이라는 방법을 써서 뜻의 변별력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자는 옥편에 200~300 개의 한자가 나열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마’라고 발음하면 대체 어떤 자를 발음했는 지 상대방이 알아 들을 수가 없을 것이다. 중국어의 ‘마’의 발음에는 사성을 무시한다면 여러가지의 뜻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한자어에 두자 내지 세자 이상의 글자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뜻의 변별력을 가져오기 위해 가급적 單字(단자)인 한 글자보다는 복자「두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木, 沐, 目, 牧--의 경우 그냥 ‘목’이라고 발음하면 어떤 자인지 모르지만, 沐浴(목욕)이라고하여 가급적 복자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어에서는 뜻의 변별력을 두기 위해서 사성(높낮이)을 쓰고 있고, 1음절의 낱말보다도 2음절 이상의 복자어의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자어에는 2음절 이상의 낱말이 많은 편이다.
11.한자음의 표기에 관하여
우리말의 글자는 세종대왕 창제시 28자에서 현재는 자음 14자 모음 10자의 24자이다. 하지만, 이들 24자가 조합하여 나타낼 수 있는 음절의 종류는 24자가 모아쓰기를 함으로써 엮어내는 음절수는 무려 12,768 자에 달하고, 실제 사용자수는 1,831자에 이르러 한글의 기계화에 불편을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한때 일부 한글학자들 사이에서 가로풀어쓰기 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였지만, 오늘날 과학기술의 힘은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 전동타자기,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스, 전자 출판 등으로 인하여 인쇄화하는데 있어서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어찌보면 우리말은 음절의 발음만으로도 충분히 뜻의 변별력을 가져올 수가 있다. 특이한 경우에 뜻의 변별이 다소 어려운 점도 있지만, 앞 뒤 문맥에 의해 거의 다 뜻의 차이를 알아낼 수가 있다.
단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한자가 아닌 한글로 표기할 때도 표기상의 여러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으로도 쉽게 뜻의 차이를 알아내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다음의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① 된소리나 거센소리 등의 표기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가 있겠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원수(김일성 원수)와 원쑤(미제 원쑤)를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公約(공약)아닌 空約(공약)이 되고 말았다’의 경우에도 ‘공약아닌 꽁약이 되고 말았다’로 시도해볼 수 있겠다.
② 이중 복자음을 사용하여 나타낼 수가 있다. 옛날에 ‘쓰다--書(글씨를 쓰다), 다---用(사용하다), 苦(입에 쓰다), 冠(머리에 쓰다)’로 사용했던 것처럼 오늘날 되살려 쓸 수가 있겠다.
③ 이 밖에도 ‘한[大, 多], [一]’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의 ‘아래 아’를 사용한다든지 해서 표기상의 변별을 가져 올 수 있겠다.
* '한자음의 변천' 요약
한자의 발음은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 오는 동안에 우리말 음운조직에 완전히 동화(同化)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음운조직에 맞도록 한자음이 동화하는 데에 있어서도 일정한 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변화의 과정에서 크게 변하여 완전하게 달라진 것도 있지만, 한자의 음은 음절의 초성이나 중성이나 종성의 어느 한 음운이나, 또는 초중․중종․초종의 두 음운이 우리말의 음운에 맞게 변화되어 왔다.
예를 들어 '工, 空, 功, 攻, 貢, 恐' 은 글자속에 모두 '工'자가 들어가 있어 '공'의 음을 나타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江의 경우 ‘工'자가 들어가 있지만, '공'의 음으로 불리지 아니하고, ‘공'의 음에서 중성인 'ㅗ'가 'ㅏ'로 변하여 '공>강'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가 있다. 다른 예로, '可, 歌, 苛, 軻' 등의 음은 '가'이지만, 河에서는 '가>하'로 초성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참고로 이는 일본어에서도 유사하다. 한자어로 '학교'가 일본어로는 'がっこう'(갓꼬오)로 우리말의 초성인 'ᄒ' 이 일본어에서는 'ᄀ'으로 변하고 있음을 볼 수 있겠다.) 또 다른 예로 ‘戔’(적을 전, 쌓일 전)자가 들어가 이루어진 한자의 음을 잘 살펴보자. 賤(천), 淺(천), 錢(전), 殘(잔)으로 '전'과 '천'으로 초성이나 중성이 오랜 세월이 지나오는 동안에 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겠다. 한자의 육서법 가운데 이러한 형성(形聲)자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형성자와 관계된 여러 음들이 오랜세월을 거쳐 내려오면서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변천해 왔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시 ‘天'자의 한자 독음의 변천을 살펴보자. 天자를 중국에서는 오늘날 'tien' 티엔>텐이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0년대의 불과 백년전인 독립신문에서만도 '天'자의 음을 '텬'이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이 簡易化(간이화)로 인한 음운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ᄐ>ᄎ'의 구개음화를 거쳐, 'ㅕ >ㅓ'의 단모음화가 일어나 오늘날 '텬>천'으로 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天 자를 てん '덴'이라고 발음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한자음 발음은 시대에 따라 우리말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발전되어 왔다. 그 결과로 지구상에서 天자를 써 놓고서 '천'이라고 발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따라서 한자어는 발음만으로 본다면 거의 우리말과 다름이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철저하게 우리말 음운 조직에 동화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한자음의 발음에 있어 우리말 음운조직에 동화되어 가는 것을 인위적으로 돌리려고 한 때가 있었으니 그 것이 바로 세종때 쓰여졌던 東國正韻式(동국정운식) 表記(표기)이다. 동국정운식 표기란 {동국정운}에 규정된대로 당시에 속화된 한자어의 발음을 중국사람들이 발음하는대로 고치려고 했던 표기방식을 뜻한다. 일부에서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목적이 그 당시 문란해진 한자음의 발음정리를 위하여 한글을 한자음의 발음부호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세종 25년에 훈민정음의 창제후 용비어천가의 試用 등 3년의 기간을 거쳐 세종 28년에 반포를 하게 되는데, 불과 1년 만인 세종 29년에 중국의 [홍무정운]을 본따서 만든 운서인 [동국정운]을 완성한데서 보아서 알 수 있듯이, 한글의 창제 목적이 훈민정음을 이용하여 그당시 문란했던 한자음의 발음 정리 즉 당시의 현실음이 아닌 이상음인 동국정운식 발음으로 중국사람이 발음하는대로 쫓아가고자 했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말의 음운조직을 무시한 인위적인 것으로, 언중의 언어생활을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어서(언어의 사회성), 결국 성종때부터는 쓰이지 않게 되고 우리말은 우리말 나름대로의 음운조직에 맞는 음운변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는 외래어의 발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bitamin 바이타민>비타민, lamp 램프>남포의 경우에서처럼 발음하기 쉽도록 우리말의 음운조직에 알맞게 동화된 것을 볼 수 있다.
* 참고--일본의 한자음
우리의 한자음의 발음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경우에도 그들의 음운조직에 맞게 동화시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天 자를 てん '덴'이라고 발음하고 있는데, 중국의 발음인 '텐'이나 우리의 '텬>천'이나 일본의 '덴' 발음이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우리는 한자음을 음독하는데 반해서 그들은 한자를 읽는 방법에 있어 音讀(음독) 또는 訓讀(훈독)으로 읽어 우리보다 훨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날 일(日)자 하나를 놓고 보면 우리는 항상 어느 글자로 어디에 쓰이건 '일'로 읽지만, 일본에서는 낱말에 따라 복잡하게 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쓰이는 예를 들어 살펴보자.
日本 일본 니혼(にほん) 닛뽄 (にっぼん) に,にっ
每日新聞 매일신문 마이니찌(まいにち しんぶん) にち
朝日新聞 조일신문 아사히 (あさひ しんぶん) ひ
상기 예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日] 자의 발음이 [니,닛,니찌,히]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즉 일본어의 발음은 그들 나름대로 음으로 뜻으로 복잡하게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발음할 수 있는 음절의 가지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51자의 기본자에 약간의 탁음과 촉음이 첨가되는) 부득이 뜻의 변별력을 위해 한자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로써 보면 우리의 독음은 일부의 몇 자가 다르게 읽혀지는 예외는 있지만, 거의 일정하게 읽혀지고 있어 우리가 일본의 경우보다 한자학습에 있어서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자음의 발음에 있어서 우리가 훨씬 편리한 언어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部首(부수)에 대하여
먼저 한자수수께끼에 앞서 한자학습의 기본이 되는 부수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수많은 한자를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부수 및 육서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 본다. 그냥 막연히 한자의 음과 뜻을 암기하는 것보다 글자가 생기게 된 字源(자원) 및 변천과정을 다소나마 이해한다면 훨씬 재미있는 한자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破字(파자)의 원리를 활용하여 한자수수께끼를 통한 한자학습이야 말로 딱딱하고 지루한 漢字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즐거운 한자학습이 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설명에 있어서도 한자에만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더 한층 학습의 흥미를 느끼게 했다. 아무쪼록 즐거운 한자학습이 되기를 바란다. 부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은 본글에서도 많이 인용된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학민사 간) 책을 참조하기 바란다.
部首(부수)에 대해서 ---(1)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설명은 ‘옥편(玉篇)에서 글자를 찾는 길잡이가 되는 글자의 한 부분’으로 나와 있다. 부수란 주로 한자의 뜻을 나타내고 있는데, 한자의 구조인 육서법과 더불어 한자를 쉽게 배우고자 한다면, 부수(部首)자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할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수 자에 대한 명칭의 통일도 이루어지지 않은 자가 상당수 있다. 또한 책에 따라 부수의 종류도 220자 안팎으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漢字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삼위일체를 들자면, 部首(부수)․字源(자원: 글자가 생겨난 유래)․六書法(육서법)을 들 수 있겠다. 여기에 덧붙여 한자를 나누거나 합쳐서 살펴보는 문자유희를 가미한 破字(파자)를 곁들여 공부한다면, 한층 재미있고 즐거운 한자학습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부수의 위치란 글자의 자획 구성상 분류할 경우에 그 글자의 골격을 이루는 부분이다. 부수는 놓이는 위치에 따라 ‘변․방․머리․발․엄․받침․몸․제부수’ 등으로 호칭된다.
① 변: 부수가 글자의 왼쪽에 있는 것. 예)亻: 仙․休--
② 방: 부수가 글자의 오른 쪽에 있는 것.
예)刂: 劍(칼 검)--, 戈(창 과): 戰(싸울 전)․戍(지킬 수, 수자리 수)--
③ 머리: 부수가 글자의 위에 있는 것. 예) 宀 : 家--
④ 발: 부수가 글자의 밑에 있는 것.
예)灬(연화 발): 熙(빛날 희)․熱(더울 열)--
⑤ 엄: 부수가 글자의 위에서 왼쪽으로 걸쳐 있는 것.
예) 虍: 虎(범 호)․虛(빌 허)․處(곳 처)--
⑥ 받침: 부수가 글자의 왼쪽에서 밑으로 걸쳐 있는 것.
예) 辶: 道․通(통할 통)--
⑦ 몸: 부수가 글자의 글자를 에워싸고 있는 것.
예)口: 國․圓(둥글 원) --
⑧ 제부수: 자형(字形)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글자. 예) 魚․龍 --
部首(부수)에 대해서 ---(2)
대개 부수는 뜻을 나타내고 음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음의 경우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음을 나타내는 것 외에 글자의 뜻과 관련을 맺고 있는 경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戔(적을 전, 쌓일 전)자는 부수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작고 조그마한’의 뜻을 지니고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① 錢(동전 전): 쇠붙이가 작고 조그마하니까 ‘동전 전’의 뜻으로
② 淺(얕을 천): 물이 작고 조그마하니까 ‘얕을 천’의 뜻으로
③ 賤(천할 천): 재물이 작고 조그마하니까 ‘남에게 천하게 대접을 당하는’ 뜻이 나오게 되었음.
④ 殘(남을 잔, 잔인할 잔): 敗殘兵(패잔병: 싸움에 패하여 얼마 남지 않은 병정)의 낱말에서 보듯, ‘얼마 안되는’의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歹(뼈 발릴 알)의 부수 뜻에서 殘虐(잔학: 잔인하고 포악함)의 ‘잔인할 잔’의 뜻이 나오기도 한다.
漢字의 戔자는 마치 우리말의 ‘지’와 거의 흡사한 점이 있다. 우리말에서 ‘지’는 ‘작고 조그마하고 비천한’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이 때의 초성의 ‘’는 音價(음가:소리값)가 있었으며 그 예를 들어보면 다음을 들 수 있다.
1) 작고 조그마한 예로 ‘소[牛]+지’, ‘마[馬]+지’를 들 수 있다.
(송아지를 형태소 분석하면 송+‘아지’가 아니라 소+‘지’임) 古語(고어) 표기로는 쇼[牛]이지만 편의상 소로 표기했다.
2) 비천한 뜻으로 ‘싹+지(싸가지), 목+지(모가지)’로 쓰이고 있다.
亢자에 대한 예를 다시 살펴본다. 亢(목 항, 높을 항, 지나칠 항, 가릴 항, 겨룰 항, 굳셀 항, 올라갈 항, 거만할 항)자의 뜻을 살펴 보면, 쉽게 이루기 보다 ‘굳세게 저항하고 반대하는’뜻을 지니고 있다. 亢자는 부수자는 아니며, 부수가 아닌 字이면서도 음을 나타내면서 일정한 뜻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戔(쌓일 전, 적을 전)이 들어가 이루어진 자가 작고 조그마한 것을 나타내는 錢,賤,淺의 경우의 漢字와 같다고 볼 수 있겠다.
① 抗: ‘막을 항, 겨룰 항, 들 항, 높을 항’으로 扌[手]:손으로 막고 저항하는 것과 관계된 뜻을 지니고 있다. 예) 抵抗(저항), 抗拒(항거), 抗日鬪爭(항일투쟁), 抗告(항고:상급법원에 상소함), 抗辯(대항하여 변론함), 抗結核劑(항결핵제:결핵을 물리치는 약제).
② 航:‘건널 항, 배 항, 날 항’으로 흐름에 겨루고 저항하는 [거슬러 올라가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예)航海(항해), 航路(항로:배가 다니는 길), 航空(항공:항공기로 공중을 비행함).
참고로 杭자는 ‘건널 항’자로 航자와 同字(동자)로 쓰인다.
③ 伉:‘겨룰 항, 굳셀 항, 강직할 항, 교만할 항’으로 ‘亻’자가 붙어 사람의 속성과 관계된 뜻을 나타내고 있다. 예)伉行(항행:교만스럽게 행동함)
④ 沆: 넓을 항 예)沆茫(항망:강이나 호수가 광대한 모양)
⑤ 頏: 내려갈 항.(새가 아래로 향하여 낢) 예)頡頏(힐항:새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양, 대항하여 굴하지 아니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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