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8월 30일) 새벽에 노유상 장로님이 하나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제가 노유상 장로님을 알게 된 것은 가애교회를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노유상 장로님은 예장 합동측 교회의 장로님이셨으나
인근에 살고 있었으므로 우리와 항상 가깝게 지내셨습니다.
그때 장로님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면서
프로젝션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때 고가의 프로젝션을 구입하여
장로님은 전국의 군부대와 작은 교회들을 다니며
신앙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해주는 사역을 했었습니다.
그 사역을 하다 차가 구르기도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항상 웃으며 그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셨습니다.
그러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장사를 그만두고 온양에 집을 지어
병들고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을 집에 모시고 함께 기거하는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주를 위해 헌신하신 장로님이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하여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주를 위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장례식장에 갔다가 부인 권사님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돌아가시기 3일 전쯤에 꿈에서 천사가 왔는데
장로님을 보더니 "에이 더러워서 못 데리고 가겠네"하더랍니다.
권사님은 이런 꿈이야 힘이 없으시니 꿀 수도 있다 생각했는데
그리고는 운명하셨다가 찬송을 부르면 다시 살아나시기를
세 번이나 반복하시는 일이 일어나자
권사님은 아마도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해결하고 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장로님에게 무슨 회개할 일이 없느냐,
주님 앞에 가기 전에 해결할 일이 없느냐 물으셨답니다.
처음에는 회개할 것이 없다고 하시더니, 세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고 말했답니다.
하나는 부인 권사님과 관련된 일이고, 둘째는 큰 사위, 셋째는 큰 아들에 관한 일입니다.
장로님과 부인 권사님과는 잉꼬부부라 할만큼 평소에 싸움 한 번 하지 않는
금슬 좋으신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속으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장로님은 마음이 불편하시면 싸우지는 않는데 말없이 문을 잠그고 방 안에 계셨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문을 잠그기만 해서 권사님이 도구를 가지고 열고 들어가실 수 있었는데
어느 날에는 드라이버로 나사를 박아 도구로도 열 수 없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
그날 권사님은 아주 마음이 아프셨는데,
그 일에 대하여 장로님이 사과를 안하셨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위와의 관계로, 사위는 40일 금식기도를 하다 그 후유증으로 잘 일어서지 못합니다.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잘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
장로님 딴에는 아주 답답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매일 일어서라며 매일 큰 소리로 재촉을 했던 일이 마음에 걸린다고 하셨고,
셋째로 큰 아들은 외국에 선교사로 나가 있는데
성격 차이로 큰 아들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장로님은 부인 손을 붙잡고 "여보 내가 잘못했소"하고 사과했습니다.
둘째로 사위를 병원으로 데려오게 하여 사위에게 "여보게 내게 잘못했네"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에 있는 첫째 아들을 급히 들어오게 하여 아들에게도 잘못했노라고 사과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걸리는 세 가지를 모두 다 해결하신 후에는 다시 일어나지 않고 ,
장로님은 아주 평안히 그렇게 하나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얼마나 평안하신지 병원에 있는 아이들도 주무신다고 말할 정도로 그렇게 평안히 가셨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아니 이 정도로 못 데리고 가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이면
나는 어떻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음이 무엇인지,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일을 하나님께서 장로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리고 계시구나 생각했습니다.
평생 주님만 섬기다 하나님 나라로 가신 노유상 장로님.
이제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장로님이 보고싶네요....
그 따뜻한 웃음이 그립습니다.
2013. 9. 5. 송호영 목사
첫댓글 두렵고 떨리는 글을 읽으려니 부끄럽고 창피하네요 이정도가 더럽다고 하시면 저는 주여ㅡ 이죄인을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