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남을 축하할 수 있게 되다.
2024100916 안형준
부끄러운 기억을 꽤나 많은 사람이 보게 되는 이 공간에 게시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 정리해두고 싶었던 기억이기에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의 고3이라면, 하나쯤을 가지고 있을 입시에 관한 에피소드이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로, 삼학년 때는 특별히 1년 동안 세 명의 친구와 동고동락을 한다. 학기 초 때만 하더라도, 대학 입시를 앞둔 학년인 만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시 진학상담 때 부터였다. 우리 학교는 서울대학교를 많이 보내는 학교여서 서울대학교에 한정해서는 선생님들께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해주신다. 우리 방 총 네 명의 구성원 중 나를 포함한 세 명이 서울대 공대 진학을 희망하였는데, 우리 세 명은 모두 같은 과를 희망하였다. 저마다의 담임선생님을 통해 동일 과를 희망하는 자가 총 세 명임을 알게 되었고, 그 세 명이 우리 서로임을 취침 전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 이 사실을 마주한 우리 방은 애써 놀란 마음을 감추고, 모두 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모두가 웃지 못 할 결과를 마주할까봐. 혹여 그 주인공이 내가 되더라도 나는 나머지 둘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것이라 다짐했다. 결국 세 명 중 두 명만이 합격하였고, 내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진심으로 나머지 두 친구를 축하해주지 못했다. 어쩌면 질투까지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너무 싫고 괴로웠다.
대학교에 진학 한 후, 나는 곧바로 수능 준비에 돌입했다.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어느 덧 나의 생일이 있는 9월이 되었다. 고맙게도 여러 고등학교 친구들이 축하를 비롯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는데, 두 친구 중 한명도 있었다. 선뜻 먼저 연락을 해주기 정말 어려웠을 텐데, 해준 그 마음이 코끝이 찡해질 정도로 고마웠다.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과,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말과, 보고 싶다는 말이 있었다. 졸업 이후 곧바로 수능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나는 두 친구를 피하다시피 했다. 어쩌면 그 친구도 이를 느꼈을 텐데, 그럼에도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 다시금 일 년 전 내가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또 다시 다짐을 하였다. 나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이번에는 꼭, 반드시, 함께 재수생활을 걸어가고 있는 나의 친구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축하하기로. 그러지 못한 지난날의 내가 뼈저리고 치열하게 싫었기 때문에 이번 다짐은 기필코 지키고 싶었다. 그 덕분에 입시가 끝난 후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낼 수 있었다. 분에 넘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멋지게 재수 생활을 끝마친 나의 친구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타인과의 비교가 심한 한국사회의 특성상 타인의 성공과 자신을 비교하며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진심으로 남을 축하할 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미덕이다. 한때는 나도 그 미덕을 갖추지 못했지만, 조금은 부끄럽기도 한 일련의 경험을 통해 갖추게 되었다. 이는 나에게 매우 귀중한 경험이자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되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첫댓글 타인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은 쉽게 우러나오지 않죠… 당연한 말이지만 정말 진심일 때만 나타나는 마음이고, 저에게 있어 그런 진심은 정말 가까운 친지들에게만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적당히 친한 친구들한테는 아무리 겉으로 축하하는 척 해도 마음은 어떻게 안되더라고요.
그치만 정말 아주 가까운 친구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기쁨에 아주 잘,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형준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타인의 기쁨을 함께하길 잘 하는 편인가요? 입시의 경우엔 상황이 특수해서 그렇다치더라도, 재수 이후 형준씨가 모든 친구들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낼 수 있었던 마음가짐이 궁금해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런 진심어린 축하가 가능했나요?
중고등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특별히 나쁘거나 그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입시에서는 친구들이 모두 경쟁자이다 보니, 친구들의 성과에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본인의 모습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타인의 성공을 축하할 수 있게 된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형준 님의 미래에도 축하할 수 있는 일이 꼭 생겼으면 좋겠어요!
재수시절 친구들을 피하게 되었던 것은 단순히 질투 때문이었나요?
기숙사 생활을 1년동안 같이 했으면 많이 친해졌을 것 같은데 힘든 재수생활 속에서 그렇게 친한 친구들도 옆에 없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글에 형준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부분이 많아서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졌고. 형준님이라는 사람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게 된 기분이에요. 고3, 재수를 거친 입시과정의 힘듦에 매우 공감하고, 입시가 끝난 후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형준님이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타인의 성공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정신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자신이 탈락하고 나머지 2명이 합격한 상황에서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는 자기 자신이 너무 싫고 괴로웠다는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부분을 통해 형준님이 이미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시를 하며 진심으로 남을 축하하는게 정말 어렵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저도 입시를 겪으며 축하보다는 경쟁에 더 열심이었던 거 같아요. 돌이켜 보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만나서 서로 응원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높은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입시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경험인 것 같아요. 저는 원래 공부를 잘하던 친구들이 나보다 높은 대학에 가는 건 진심으로 축하해줬지만 저와 성적이 비슷했거나 제가 더 잘한 경우엔 괜히 질투나고 부럽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도 형준님과 마찬가지로 졸업 후 그 친구들과 다시 교류하며 이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친구들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끼면서 그 부정적인 마음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전 또 다시 그렇게 남들과 나를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제가 남을 축하해줄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그래서 남을 축하해주는 법을 깨달은 형준님이 멋있게 느껴집니다!
저도 고등학교 시험을 보고 나서 친한 친구가 저보다 좋은 등급을 받으면 부러워서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친구에게 제 등급에 대한 신세한탄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형준님의 글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남의 성공에 기뻐할 수 있는 마음을 갖추는 태도는 중요한 것 같아요.
서울대를 붙었던 두 친구 중 형준님을 축하해주셨던 한분께 형준님이 이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수 과정을 통해 진심으로 남을 축하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고3 때로 돌아가서 공대 합격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3학년 때는 특별히 3명의 친구와 동고동락을 한다고 하셨는데 1ㆍ2학년 때에는 어떻게 기숙사가 운영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자신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남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기란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저는 아직까지는 주변 모든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만한 배포를 지니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형준님이 글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다보니 이런 미성숙한 마음이 드는 듯 한데, 자신과 남을 비교하지 않는 형준님만의 마음가짐 혹은 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타인의 슬픔을 함께 공감해 주는 것보다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게 제일 어려운 과제인 것 같아요! 그래도 그 과제를 잘 해결해 내신 형준님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
자신의 상황이 안 좋을 때 남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등학교 경험을 통해 남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게된 형준님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혹시 입시가 끝난 지금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다시 연락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오히려 형준님과 반대의 입장이에요. 가장 친한친구들은 재수를 하게 되었고, 저는 가고 싶은 학교에 합격했었어요. 형준님의 글을 읽으니, 그 때 저에게 축하해준 친구들의 마음을 조금 본 것 같기도 해서 그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네요.
저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진심으로 남을 축하하는 법을 갖추고 싶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해준다는 다짐을 하더라도 실제로 그 상황에 놓이면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는 부분이 형준님의 생각이 잘 느껴져서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형준님 처럼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고3 입시에서 자신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남은 두 친구들은 원하는 대학에 갔을 때, 정말 마음이 불편했을 거 같네요. 혼자 뒤처진 기분도 들고,그 상황에서 친구의 성공에 진심으로 축하해 줄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후에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모습이 멋있는 것 같아요. 늘 느끼는 거지만, 경쟁이 과열된 입시과정에 마음이 힘든 학생들이 생겨나는 게 안타깝네요.
저도 저보다 높은 대학을 간 친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기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질투나 열등감과 같은 감정을 극복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자, 또 다른 성장의 기회인 것 같아요. 감추고 싶은 경험일수도 있는데 같이 공유하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게 대단해요. 저도 남과의 비교보다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미덕을 갖춘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수능 이후 재수를 하게 되었고 친구의 대학 입학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축하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속으로는 쓰린 마음이 있어서 공감이 되네요. 하지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을 진심으로 축하하려는 태도는 매우 본받고 싶네요!
하필 그 비운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도 제 친구들에 비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그 친구들이 노력한 것을 생각해보면 축하 받는 것이 마땅할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것이 보였어요. 그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일은 정말 어려웠지만 축하해주고 나니, 이렇게 쉬운 일을 왜 그때는 망설였는지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형준님이 남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게 되셨다는 글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네요.. 저도 남을 진심으로 망설임 없이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경희대에 합격하고 친한 전적대 동기들한테 이 사실을 말했는데, 그때 한 친구가 '남 잘 될 때 축하해주는 사람이 진짜 멋지다'며 쿨하게 박수쳐준 일화가 생각나네요. 또, 고등학생 때 제가 늦잠자느라 무단지각한 날이 있었는데, 그때 저랑 대화 몇마디도 나누지 않은 친구가 환호했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받은 일도 생각나요. 자신의 상황이 여유롭지 않을 때, 남을 축하하는 일은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타인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기 위해서는 제 상황과 상대 상황 등 여러 여건이 종합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입시 동안 똑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이 신기했어요. 저는 제가 쓴 과를 저 포함 4명이 썼지만 저만 면접을 보게 되었던 것이 기억나요. 그때는 어땠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글을 솔직하게 써주셔서 형준님의 진심이 더욱 잘 느껴졌어요. 이전에 남의 슬픔을 위로해주는 것보다 행복을 축하해주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후 저도 남의 행복을 더욱 축하해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는데 형준님의 글을 보면서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내 상황이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의 성공을 축하해주는 게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글을 읽으면서 내가 조건에 상관없이 남을 진심으로 돕고 축하를 해주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할까 고민하게 됐어요. 그런 마음을 가지게된 형준님도 대단하신거 같아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뤄낸 상대를 축하해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과 인내심 등 많은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형준님은 본인의 그러한 마음에 대해 기숙사 두 친구분과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있나요? 친구들도 형준님의 감정을 공감하고 있었을 지 궁금합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을 다해 축하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질투가 섞여서 제대로 축하해줄 수 없는 친구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오랫동안 수능공부를 하면서 이런 기분을 느끼고 그게 동기부여가 될 때 마다 질투가 저의 원동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계속 생각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하신 것 같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