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들 가족들의 기도와 응원으로 지리학 여행 겸 농사 일정을 잘 마치고 돌아 왔습니다.
5학년 단독으로 5일간의 일정은 계획 단계 부터 큰 도전이었고 상상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작업 이었습니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있었지만 긴 시간인 만큼 상상력을 벗어나는 일들에 대처 할 수 있을지가 관건 이었고 이를 실행 할 수 있던 힘은 모든 일정을 믿고 지지해 주신 5학년 부모님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습니다.
경외심 (敬畏心)
새벽이라는 말이 무색 할 만큼의 한 밤 중에 산을 오르면서 이제는 더이상 이끌거나 떠밀고 올라가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순간 학생들을 경외심으로 맞이하라는 슈타이너의 말이 떠 올랐습니다.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공경하고 두려워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그 말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 하게 되니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담긴 힘과 의미가 다르게 다가 옵니다.
역학적 의미로써의 학생과 선생의 관계에서 인간대 인간으로 서는 순간으로 기억 될 것입니다.
힘든 일정 중에 단 한 번도 짜증을 내지 않고 가장 힘있게 걸어준 윤아
중력의 무거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시기 임에도 옅은 미소로 끝까지 함께 해준 한나
5일동안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우리에게 평안함을 안겨준 영준
본인의 한계에 직면하여 돌아보기를 통해 인내심의 끝을 연장시킨 수현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며 모두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힘을 유지함으로 인간의 성장을 확인 시켜준 기룡
다섯 명 각각의 모습에서 나의 성장을 경험 합니다.
천제단에서의 거친 바람은 그들의 머리카락 끝에 새겨지고,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여명은 얼굴의 빛으로 기억되며, 산을 내려 올때의 지친 발걸음은 발 끝 부터 뱃속 깊은 곳에 침잠합니다. 검룡소의 물 소리는 심장의 두근 거림 속에 자리하며, 또 한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짓누르던 배낭의 무게는 어깨를 지나 가슴 깊히 박히게 되고, 밤에 나누었던 친구들과의 대화와 동네 어르신들의 옛 이야기는 양쪽 눈에 각인 됩니다.
이렇듯 당장의 말, 글 그리고 행동에서는 보기 힘들 수 있으나 품고 있던 것들이 일상에 스밀 수 있게 기다려 준다면 언젠가 삶의 벽 앞에 서게 되었을 때 바람과 빛과 힘과 사랑으로 발현 되리라 확신 합니다.
가정과 학교를 벗어난 다른 공간에서의 경험이 가정의 온기, 학교의 예술작업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머지않아 그들이 우리의 상상력 너머에 존재함을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4일차 부터 ‘아~ 집에 가고 싶다.’ 라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나오더니 버스에서 내리자 매케한 공기 마져 반갑다며 서울에 도착함을 즐거워 합니다.
돌아 갈 집이 있기에 여행을 떠난 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 이었네요.
끝으로 5학년 친구들의 성장과 더불어 담임의 성장이 있었던 것은 모두 빛들이 존재 하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전하며 여행 중 있었던 일정들은 차차 빛들 카페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보름 달빛 맞으며 자야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시고!!
행. 복. 하. 세. 요.
첫댓글 아이들과 선생님의 성장이 동반된 여행이라니, 전해오는 글자취에서 밀려오는 감동이 전해집니다.
정말 멋져요. 이런 여행을 통해서 아이들이 더 멋지게 성장해 나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