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낯선 곳에 처음 자면 약간 심리가 불안해져서 꼭 TV를 켜놓고 얕게 잠을 자다 푹 잠들 때 즈음에 TV를 끄고 제대로 잠을 잔다.
하룻밤을 그러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잠이 잘 온다.
꿈에서 먼저 TTC(Teacher Training Course)에 참석했다.
꿈이 계속 되더니, 말도 안 되게 "욕망의 불꽃" 내용이 겹쳐진다. 해괴하군.
자다가 골반 왼쪽과 왼쪽발이 불편해서 주무르다 잔 기억도 있다. 그러다 벨이 울리고, 피곤하니 잠은 더 자고 싶다.
조금 더 일찍 서둘러야 했는데 아침잠 많은 나는 너무 졸려서 비비고 뭉개다 아슬아슬하게 나섰다.
어제 한 번 봤다고 이제 표 사는 것이 수월하다.
그냥 내가 가고자 하는 역 요금을 확인하고,
그 금액을 누른 다음, 돈을 넣으면 끝이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쓰다보니 잊어버렸을 뿐, 생각해보니 똑같다.
그런데 우에노역! 참 복잡하다.
일본어 문맹인 나로서는 한자로 기억을 해서 찾는다.
이를테면 우에노는 상야(上野), JR야마노테선은
산수선(山手線) 이런 식이다.
같은 한자문화권이라 한자를 읽고 맞춰서 가는데
말은 못 한다. 아... 이런.
조금 늦게 도착해 옷을 갈아입는데, 수련실에서 옴 샨티샨티샨티가 들린다. 수업이 시작했구나.
수업 하는 곳은 스튜디오 요기 뉴욕의 A 수련실로 정원 55명인 곳이다.
정원은 이미 TTC 2개월 전에 꽉 찼고, 남자는 폴 선생님과 백인 참가생만 이렇게 두 명만 남자고, 나머지는 모두 여자다.
그리고 외국인은 나를 포함해 둘 뿐이다.
수련실 앞 게시판에는, 외국 선생님들(백인 선생님들)로 가득찬 연간 계획과 워크샵이 빼곡하고, 간혹 일본 선생님들의
수업 설명이 붙어있다.
외국에서 요가 문화를 접하게 되면, 두 가지를 느낀다. 첫 번째는 럭셔리, 두 번째는 일부의 문화.
물론 요가가 국민체조가 아닌 이상 당연히 일부의 문화이지만 첫째와 둘째과 함쳐지면 돈 있는 사람들 일부의 문화가 된다.
그리고 깊이 요가를 공부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마치 인텔리겐차가 되어가며 고상한 커뮤니티에 종속되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들은 나를 항상 깊은 고민에 빠뜨리고, 때로는 갑갑하게 만든다.
Chanting, Mantra, Yogic term, technical words. 이 모든 것은 더 분명하고, 깊어지고, 진실되기 위함이다.
그러지 않을 때는? 쉽게 말해 잘난 척이다.
요가 저널에서 몇몇 기사들을 따오고, 일본 현지 요가원들 소식, 지도자과정, 용품등을 광고한 잡지가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음식, 요가 일본 책들이 꽂혀 있고, 앞에는 책을 볼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있는데, 오늘 독서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모든 곳이 자연주의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바닥이 온통 나무인데 바닥에 온돌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난방은 공기를 덥히는 방식으로 하는데
히노끼로 추정되는 진짜 나무를 두껍게 써서 바닥이 차갑지는
않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업을 다 마치고 나서였다.
스탭 선생님이 일본말로 공지를 하더니 중앙에 마련된
매트를 닦을 물티슈를 갖고 가서 자신이 사용한 매트를
닦는다.
나도 따라 했는데 땀 흘린 것도 없고 해서 쓰윽쓰윽 닦는데,
다른 분들은 정말 매트 윤낼 정도로 열심히 닦고,
모든 물품을 깔끔하게 정돈해서 살포시 놓는다.
문화의 차이인가?
하긴 예전에 나도 수련할 때는 주변 머리카락까지 다 줍고
요가매트타월이란게 없을 때이니, 내 땀이 떨어지지 않게
수건 깔아놓고 수련하고 했는데.
요가의 여덟 단계에서 두 번째 niyama(권계)의 첫번째는
Saucha(사우차, 청결) 니, 요가수련자라면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을 청결히 해야 한다.
홀로 공부하고, 수련하다 직접 폴 그릴리 선생님에게 Yin 요가를 배우니 그 핵심이 명료해진다.
그리고 내 생각과 공통점을 발견하면 매우 즐겁다.
무엇보다 Meridian과 Fascia에 대한 깊은 이해는 내게 많은 도움을 준다.
Meridian은 타이요가마사지 공부를 통해 이해하고 마사지 하는 것을 통해 체험했는데, Muscular Meridian Theory와 연관된
Yin 요가자세의 target point 는 요가아사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했다.
Meridian, Taoism 이란 자체가 Paul 선생님이 중국 철학에 많이 영향 받았음을 알 수 있는데, 서양의 과학적 분석적 사고와
묘하게 어우러진다. 그래서 과학적 체계가 돋보이기는 하나, 에너지, 호흡, 명상에 대해 설명하시는 부분에서는 아직 큰
감흥이 오진 않았다. 예를 들면, "Space is empty. and opposite is true." 같은 것 말이다.
이 부분들에서는 갑가지 도트 선생님이 생각나며 그리웠다. 말하지 않는 웃음과 눈빛만으로도 더 많은 말씀을 하는 분이었다.
다리와 팔의 YIN YANG 메르디언을 적어주셨는데 타이요가마사지의 센라인과 거의 같다.
첫댓글 일본헬스장에선 덤벨이나 바벨 쓰고 난 다음에 물뿌리개에 담긴 소독액을 덤벨이나 바벨에 뿌린 후
수건으로 닦는게 기본 예의 더라고요 ㅎㅎㅎ 왜 이렇게 빡빡하게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이해 못할것도 아니더라구요 ㅎㅎㅎ
우와;;
닉슨의 차이나 방문이..어떤 의미를.....근데....전 양의 기운중 하나를 잃었군요...ㅠ.,ㅠ...영어는 다 알겠는데 한자는 하나도 모르겠는게...한자교육을 않받은 탓인지...ㅠ.,ㅠ...한자공부해야겠네요...국어문법도 몰라, 한자도 몰라...에휴....
영어를 다 아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음. 침으로 이완시키고 수술을 한다는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고 닉슨이 1972년에 중국을 방문해서 침 시술하는 것을 구경 간 이야기 입니다. 별로 중요한 건. ㅎㅎ
와우 멋지다~
남자가 둘...정말 요가는 여성의 운동인가싶어지다가도 유명한 요가나 필라테스 지도자에 남자가 많은걸 생각하면 아닌가싶기도.
그런데 원래 요가는 인도 상류계급이 수련하던거 아니었나요? 왠지 지금도 인도에서 제대로 된 곳이라면
하층민은 받지도 않을꺼같은 생각이...
아는 선배가 인도에서 1년 살다왔는데 들은 얘기를 생각하면 때리지만않을뿐 완전한 노예제도 국가라는 선입견이...
항상 외국수업참관기를 볼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즐거워보이세요!
요가를 철학과 종교까지 넓힌다면, 단지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뿐 아니라 바이샤와 수드라까지도 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계급 조차 인정받지 못 하는 대다수의 하층민을 고려한다면 요가가 모두에게 평등했다고 볼 수는 없네요. 게다가 수련으로 제한한다면 더욱 상류계급이 혜택을 받았겠지요. 하층민들이 수련한다면, 동굴로 들어가는 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바가바드기타에서 여성과 계급 밖의 하층민들도 요가를 하면 해탈 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현실은 인도조차 여성 요가 구루지가 나오기가 별따기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수련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이 유명한 지도자가 되는 일도 드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