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틱낫한 스님 저
*열넷
나비를 쫓아서
< 나는 무슨 꿈을 뒤쫓고 있나? >
P.155~ P.157
🌱붙잡으려는 집착이 우리를 달리게
만듭니다.
우리는 미래로 달려가느라 현재의 순간에서
달아나고,
우리 자신으로부터 달아납니다.
우리의 진짜 집에서 달아나고,
우리 조상,
우리 부모,
우리 문화로부터 달아납니다.
우리 안에는 굶주린 아귀와 정처 없이
떠도는 영혼의 씨앗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처럼 달아날 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삶이 베풀어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생 달아나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가끔은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이유로
달아나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구름이나 나비를 쫓아
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혹은 직위, 학위, 명성, 돈을 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베트남에 전해내려오는 설화 중에
판관이 되기 위해 과거를 보러 가는 서생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거를 보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서생은
피곤하고 허기가 져 어느 도인의 집에서
잠시 쉬어가길 청했습니다.
도인은 삶에 지쳐 기진맥진한 젊은이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시나마 눈 좀 붙이시오.
좁쌀죽을 조금 끓이리다.
죽이 다 되면 드시구려.”
젊은이는 바로 곯아떨어졌습니다.
꿈속에서 그는 과거에 급제하고,
왕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부마가 되었으며,
법정 최고의 판관이 되어 막대한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외세의 침략을
받았는데 그때 그는 군대를 이끌고 나가
싸우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군사전략에는 능하지 못했기에
싸움에서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꿈속에서 소리를 지르자 도인이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깨웠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여전히 오두막 안에
누워 있었습니다.
도인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죽이 다 되었소.
일어나서 같이 한 그릇 듭시다.”
죽 한 그릇을 끓이는 짧은 시간 동안 서생은
온갖 풍상과 고락을 겪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급제하고,
공주와 약혼하고,
높은 지위에 올랐습니다.
또는 침략군에 맞서 싸웠으나
패배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좁쌀죽 한 그릇을 끓이는 동안
일어난 것입니다.
서생은 소스라치게 놀라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꿈이 뭐지?
나는 무엇을 뒤쫓고 있는 걸까?
나를 붙잡는게 무엇일까?”
서생의 꿈은 깨어나서 자신의 인생행로를
재점검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자리에 고요히 앉아서 성찰하고
이처럼 자문해볼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껏 나는 어떤 집착 놀음에 빠져
있었는가?
과거에 내가 집착하고 뒤쫓던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움켜쥐고 집착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나비를 뒤쫓고 있는가?
아니면 구름을 뒤쫓고 있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멀어지고,
우리의 집에서 달아나도록 만드는 원인은
너무나 많습니다.
영적 스승 덕분에 잠에서 깨어나면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때입니다.
우리는 이미 방황할 만큼 방황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삶을 파괴할 만큼
파괴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뿌리로,
우리의 조상에게로,
우리의 참된 집으로 돌아올 때입니다.
평화로,
행복으로,
자유로 돌아올 때입니다.
🌱여전히 무언가를 필요로 하거나,
행복하려면 반드시 무언가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허둥대며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아직도 성취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뜻입니다.
연꽃은 연꽃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연꽃은 굳이 수선화가 있고,
수선화 속에 연꽃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꽃이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는 사슴이고 물고기이고 다람쥐이며,
다람쥐와 사슴,
물고기는 곧 우리입니다.
우리가 겪는 괴로움은 사슴, 물고기,
다람쥐가 겪는 괴로움입니다.
삼라만상의 본성이 곧 우리 자신의 참
본성임을 알아차릴 때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마하반야바라밀
이 수행의 인연공덕으로
보리사 뜨락에 아이들 웃음이 가득하기를
이 수행의 인연공덕으로
아침에 한 사람을 기쁘게하고
저녁에 한 사람의 슬픔을 거두어 줄 수 있기를
이 수행의 인연공덕으로
세세생생 부처님법 만난 은혜 갚고 살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연아 합장정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