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에 설악산 무박산행에서
한울타리 회원님들은 많은 경험을 얻은바 있었다.
그때 그기분을 바탕으로
오늘도 생기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저녁 10시반에 상록수에서 만났다.
안다는것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서로 낯이 익고 수인사를 하고 묵례도하고
출발 직전의 모습들이 그렇게 보기좋다.
오늘 참가인원이 삼십여명 남짓
드디어 포항으로 출발했다.
용인 휴게소에 도착하여
회장님이직접 정성껏 마련한 오리훈제를 안주삼아
뚜꺼비 몇마리 잡으니
맛이 쫄깃쫄깃하고 담백한지라
너무나 좋았다.
좀 얼큰한 기분으로 다시금 버스에 올라 출발을 서둘렀다.
자정에 소등하고 남동쪽으로 내달렸다.
몇번을 휴게소에서 쉬어가며 졸음운전을 쫓았다나.
이렇게해서 자는둥 마는둥 하면서
포항 내연사 근처에 당도하여 만두떡국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어둠속에서 화기애애하게 빙둘러 앉아 식사를 하니 속이 든든했다.
먼둥이 터오고 새벽 5시반에 산행이 시작되었다.
원래 이곳은 문화유적이 유난히 많고 유서깊은 곳이다.
30여년전에 한차례 산행한바 있어
어렴풋이나마 폭포와 내연사의 옛추억을 되살리며 내연사에 도착했다.
산행코스는 A와B 코스로 나누어 일단은 내연산 삼지봉까지 갔다가
콘디션 여하에 따라
주봉인 향로봉(930M)에 오르느냐
그냥 삼지봉(710M)에서 하산하느냐 결정하기로했다.
이곳 내연산은
보경사~문수암~삼지봉~향로봉~매봉~수목원~전망대~삿각봉~우척봉~연화폭포~보경사
회귀코스면
10시간 남짓 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는 향로봉에서 아니면 삼지봉에서 은폭포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보경사는 신라진평왕때 지명법사가 중국에서 불경과 8면 보경을 가져와 못에 묻고 지은절이다.
원진국사공적을 기리는 원진국사비
원진국사의 사리봉안인 원진국사부도
그리고 오층석탑,적광전,대웅전,탱자나무,숙종대왕 친필각판등 문화재로
지정된 유물이 즐비하다.
절을 중심으로 등산코스가 나있어
폭포이름 또한 불교스러운 점이 많다.
상생~보현~삼보~잠룡~무풍~관음~연산~은폭~시명~복호폭(1~3) 차례대로 12폭포다.
그중에서 연산폭포가 가장 웅대하고 암벽이 멋떨어진다나?
새벽공기 마시며 냇가옆 오솔길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는 무척이나 좋았다.
고비마다 땀을 훔치며 폭포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에
넋을 잃고 오르고 또 올랐다.
오르막길내내 나무사이 사이로 난길하며
주위에 둘러쌓인 나무
그리고 기이한 암벽들이
오랜새월속에서
조화롭게 마치 동양화의 한폭을 연상케한다.
산죽 또한 길 양옆으로 바람결에 살랑거리고 있다.
이렇게 도착한곳이 삼지봉이다.
여기서 일부 선행하신분들은 먼저 떠나고
난 후미에서 올라오는 나머지 분들을
격려도 할겸 그표정 하나하나가
사못 궁금하기도하고
여러 흥겨운 스토리들이 재미날것같아
보고 듣고 갈 요랑으로 남아있었다.
회장님,부회장님,총무님,한무리의 후미분들이
오늘따라 생각보다 너무 생생하게 아니 그이상인듯했다.
흐뭇한 기분으로 축하주몇잔 나누고
하산할분들과 아쉬운 작별?
을 하고
앞서간 회원들을 따라잡기위해 발걸음 재촉했다.
그런데 표지판이 좀 허술했다.
향로봉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서
선택한 아래쪽길이 착오가 있어 향로봉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반대방향으로 향로봉 3.3K란 표지판을 보고서야
아쉬운맘 달래며 선행한분들과 도저히 만날수 없다는것을 알았다.
그런 주요길목이면 반드시 표지판이 있어야했다.
정상에서 만끽해야할 정상酒는 어쩌란말이냐~~~
앞선이들은 우릴 엄청 기다릴텐데 ~~~
이렇게 10여명이 패잔병같은 맘으로
때아닌 계곡산행을 하게 되었다.
앞서간 일행의 장한 얼굴들이 쭈~욱 떠올랐다.
일행중 무전기를 소지한 2명이 우리쪽에 같이 있었으니
연락할 방도가 없어 어찌할수가 없었다.
하산하다 구름다리에서 기념촬영하고
폭포수옆에서 폭포수 감상에 하염없는 시간을 보내고
內緣(?)의 眞味를 조금이나마 알것같았다.
그리고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에 온몸을 담구니
아! 신선이 따로 없다.
온갖 허물을 다 벗어버리고
갖은 허울도 함께 내던지고
묵은 생각과 한계를 짓는 썩고 낡은 것들도
함께 내벗어던지고서~~~
하산중 무선연락으로 B팀과 합류하여
마치 이산가족이 만나는 것같은 모습으로
한층 더 재미를 더할수 있었다.
보경사앞에서 막걸니 맛은 묵이랑 산나물이랑 술술술 넘어갔다.
이맛은 우리끼리 입닦기로 약속하며 입술을 훔쳤다.
2시가 거의 다되어 향로봉 으로 향했던 일행이 거룩한 모습으로 버스에 올랐다.
그 표정 하나하나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다.
월포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동해의 시원한 바다의 모습이 펼쳐지고
온몸에 갈증이 해소되는듯하고
망망대해를 굽어보며
회에다 그술맛은 이루 말로 표현키 어렵다못해 어지럽구나!
서로 주고 받는 우정의 술잔은 거칠줄 모르고
그 뒤맛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오늘의 산행을 뒤로하고
포항을 벗어나 안산으로 향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포항를 머얼리 벗어날수록
빗줄긴 더욱더 세어지고있었다.
마치 오늘의 열기를 식히듯이~~~
함께한 한울타리회원님 그리고 노블레스회원님
오래도록 오늘을 기억하길 믿으며
정상도 못올라간 토돌이가 아쉬움 달래며
이글을 남깁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마하살
첫댓글 꿈많앗던 동심으로 돌아간듯한 아니 마치 한마리의 학을 연상케하던 산행~~~
정말 황홀지경으로 산을 올랐던것같습니다, 이것이 무박산행의 묘미일까요 잠을못자 피곤함이보이는 면면들조차 그리아름답고 예뻐보이니, 그리고 여러훌륭한분들과담소나누며 오르는 산행은 정말 최고 길을 한참오르다보니 어느c f 속스님의 발자취를 따라걷는듯한 착각이 일정도로편안하고 아름다운산행이었습니다
넘 기분좋은 산행이였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기분이 계속 연이어지리라 봅니다
토돌이님이 계셔서 한울이 더욱 빛납니다 좋은글 남겨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정상도 구경 못한 관계로 아쉬움이 ~~~정상에서 아~~~
상황상황이 마치 같이 있는듯합니다
큰 보람입니다. 오시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어요!!! ~~~
저희 A팀에 합류하지 못해서 아쉬움은 있지만 토돌이님의 덕담과 밝은 미소가거웠습니다.생동감있는 글 솜씨가 항상 부럽네요.
이담에 백암산에서 못다한 정상주 마음껏 풉시다!!!ㅎㅎㅎ
토돌이님께서 함께 하셨더라면 더욱 황홀경이었을텐데 저도 많이 아쉬워요. 늘 넉넉한 웃음과 위트 넘치는 언변으로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 주시는 님이 계서 더 행복합니다 . 항상 좋은 글 올려 주심을 감사드리며....
운명의 작난이 ? 담 천태산은 또다른 능선길이 열리고 마치 북한산같은 느낌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