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모래폭풍이 몰아쳤습니다.
창문너머로 노랗게 모래가 뒤덮은 하늘을 보며, 서둘러 꽁꽁 창문을 닫고 창문틈이나 문틈을 테이프로 발라줍니다.
1년전 한국에서 공수해온 공기청정기도 틀었습니다. 오염도를 나타내는 불빛이 경고등처럼 새빨갛게 오전내내 돌아가네요.
오후에는 그나마 조금 나아져, 오늘 들어오신 손님들 무사히 사막에 들어가셨습니다..
이곳에서 살게 된 이후로 내가 여기서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살짝 든 때가
이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날이였습니다.
나름 모하멧(우리 남편^^)이 멋드러지게 짓는다고 지은 새집인데,
허술한 나무창문과 문틈으로 바람이 들어쳐, 아무리 신문지와 테이프로 막아도 금방 목구멍이 매캐해졌지요.
사막투어 손님이라도 오시면 들고 나는 사이, 온 집안이 모래먼지 범벅이였습니다.
그때 돌이 갓넘은 미도는 모래먼지를 마시고는 밤새 고열에 기침을 해댔답니다.
그 담날 병원에 가니, 이런~ 바하리아 아이들이 모두 병원에 모여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와 분리해 따로 살림집을 짓고, 샷시창문에 공기청정기까지 있으니, 호사스럽기까지 합니다. ^^
매일 바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오늘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려니, 무척 좀이 쑤신 모양입니다.
옷장을 죄다 뒤지고,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찾아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지만, ^^ 둘이서 생각보단 잘 놉니다.
역시 체력이 달려도 둘 낳기를 잘했어요. ^^
이렇게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날씨가 훌쩍 따뜻해질껍니다.
여긴 모래폭풍이 봄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개나리, 진달래 대신 모래폭풍...ㅋㅋ
모래폭풍뒤 사막 진짜 멋지답니다.
사람들이 다녀간 자취는 깨끗히 지워지고, 태고의 순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으~ 사막가고 싶습니다..
아이들이랑 가기에는 좀 먼거리에 아직 쌀쌀한 날씨라 마음만 보내야겠습니다. ㅜㅜ
이런~ 또 하늘이 조금씩 노래집니다.
오늘 사막가신 손님들께선 아마 절대 잊지 못할 사막의 추억을 안고 오시겠습니다.
최고조는 저녁식사 모래덮밥...
(모래덮밥은 농담입니다~ ^^ 수퍼울트라 만능 저희 가이드가 그럴게 둘리가 없죠. ^^)
그래도 그 보상으로 아침엔 진짜~멋진 사막 보신다니까요~
이번 겨울 작년 겨울보다 추워서 감기도 많이 걸렸었는데, 모래폭풍이 우째 반갑습니다.
빨리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