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간 통권 662포 포덕 146(2005)년 10월호
작은지혜1
코드와 동귀일체에 관한 단상
김시완/대구대덕교구
우리는 경전 곳곳에서
동귀일체(同歸一體)란 용어를 만난다.
대신사님께서
『용담유사』<교훈가>에서
"한울님 하신 말씀 너도 역시 사람이라 무엇을 알았으며,
억조창생 많은 사람
동귀일체 하는 줄을 사십 평생 알았더냐"라 하셨고,
<권학가>에서는
"시운을 의논해도 일성일쇠 아닐런가
쇠운이 지극하면 성운이 오지마는
현숙한 모든 군자 동귀일체 하였던가",
<도덕가>에서는
"그러나 한울님은 지공무사 하신 마음
불택선악 하시나니
효박한 이 세상을 동귀일체 하단말가" 라고 하셨다.
동귀일체는
"모두 다 같이 돌아가서 하나로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천도교인이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건만
새삼스럽게 동귀일체를 끄집어 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기타를 잘 다루시는 몇몇 동덕님들의 바람으로
천덕송에 기타 코드를 써넣으면서
나름대로 조그만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동귀일체와 기타(Guitar) 코드(Chord)를 결부시키고 보니
흔히 하는 말로 생뚱맞다는 느낌이 전연 없지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코 그렇지만도 않다.
코드란 말의 원 뜻은
신호(암호 또는 부호)란 뜻인 데,
음악에서는 하모니(harmony : 조화, 일치, 화합, 융화),
즉 화음을 뜻한다.
코드란 말은
최근에는 자주 듣는 말이 되었다.
그것은 현정부, 즉 참여정부의 정치기조를
코드 정치라 표현하면서
코드란 단어가
우리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를 표현할 때 쓰는 코드와
음악에서 사용되는 코드는 부호란 뜻의 코드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 경우에 사용되는 코드는
화음(하모니)이란 뜻으로 사용된다.
음악에서 말하는 코드는
서로 다른 높낮이를 가진 두 개 이상의 음을
동시에 울리도록 하는 것이며,
두 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려서
더욱 아름다운 소리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음악 기법의 하나이다.
그런데 굳이 서로 다른 음을 형성하여
코드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음악에 있어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여러 가지 악기를 이용하여
이상적인 코드를 만들어 음악을 연주하였을 때는
그 화합과 조화를 통한 아름다운 음을 들을 수 있지만,
동일한 음이거나
동일한 악기를 이용하여
동일한 음을 연주할 경우에는
아무리 많은 사람과 많은 악기가 동원되었다 할지라도
매우 단조로운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코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음악에 있어서 코드가 만들어지는 데는
일정한 원칙이 있으며,
서로 다른 음이 그 원칙에 따라 잘 조합되면
이상적인 코드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의 음들이 동시에 울리면
듣기 거북한 소리로 바뀌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불협화음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불협화음이란
파괴된 코드인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악기이든
도(1)레(2)미(3)파(4)솔(5)라(6)시(7)도(8)레(9)...의 음계 속에서
세 개의 음을
도(1)미(3)솔(5),
파(4)라(6)도(8),
솔(5)시(7)레(9) 등과 같이
일정한 간격(3도)과 공식을 유지하여 동시에 울리면
이상적이고도 아름다운 코드를 형성하게 되지만,
세 개의 음이 도(1)레(2)미(3)이거나
파(4)솔(5)시(7),
도(1)파(4)솔(5) 등과 같이
동시에 울리는 서로 다른 음이
일정한 간격과 공식에 위배될 경우에는
듣기 거북한 소리가 된다.
앞에서 보는 도미솔 등과 같은 화음은
도(1)와 미(3) 사이가 3도가 되고,
미(3)와 솔(5) 사이 역시 3도의 간격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이상적인 코드를 형성했지만,
파솔도의 경우에는
파(4)와 솔(5) 사이는 2도로 너무 인접하여 있고,
솔(5)과 도(8) 사이는 4도로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음들이기 때문에
불협화음, 즉 코드를 파괴한 것이다.
따라서 코드는
서로 인접하여 있어 일어나는 대립이거나
너무 멀리 떨어져서 일어나는 분열이 아니라
알맞은 간격에서 오는
화합과 조화의 관계인 것이다.
음악에 있어서 이상적인 코드는
서로 다른 음들 사이에
일정한 간격(3도)을 유지함으로써 가능했듯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이상적인 코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할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인접하게 된다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오는
대립관계에 빠질 수도 있고,
너무 먼 거리에 있게되면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는 분열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분열과 대립은
곧 파괴된 코드이자 불협화음이며,
동귀일체가 아닌
각자위심(各自爲心)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귀일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모두가 똑 같은 모습과
똑 같은 생각과
똑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음악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우 단조로운 결과를 낳게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대립과 분열의 상태인
각자위심으로 빠져들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동귀일체는
어떠한 상태가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각자위심의 불협화음,
즉 파괴된 코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이상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코드로 돌아감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울님께서 사람을 비롯하여 삼라만상을 내실 때,
어느 것 하나도 똑같이 만드시지 않으셨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것도 똑같은 모습으로 진화되지 않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발전, 즉 조화된 것이다.
따라서 한울님과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동귀일체는
모두가 획일적으로 같아지라는 뜻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음이 조화를 이루어
이상적인 코드를 형성하듯,
서로 다른 우리들이
화합을 통한 조화,
즉 이상적인 코드를 이루라 하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맡은 바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고,
적당한 간격에서 서로 협력하며,
수련과 수행을 함에 있어
정성과 공경과 믿음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동덕들 사이뿐만 아니라
인류와 삼라만상과의 관계에서도
이상적인 코드의 상태,
즉 동귀일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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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맡은바 본분에 충실하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적당한 간격으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상적이고 아름다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상적인 코드로 완성이 되어 올려지는 글이 되겠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