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사례 볏짚속에 왠 담배가?

[솔잎]

수해에 연이은 병충해에 볏짚이 비싸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사서 재어 놓아야 
암소 아줌마들에게 겨우내 먹이는 
솔잎네도 걱정입니다.

그런데 더 빠른 사람들도 있어요.
다른해 같으면 소먹이는 사람들
공짜로 내주던 논주인들이
미리 전화를 걸어 오네요.

다섯마지기에 12만원 내고 가져가라고
선심쓰듯이...

돈이 문제가 아니고, 어짜피 사서 먹이니,
그걸 묶는것이 너무 힘드네요.

고추도 끝이 났으니 씨름선수 같은 손
맛사지라도 해보면 좋겠는데
짚묶기는 손아귀로 하는 것이라
오늘 몇시간 해서 한차 싣고 왔는데
손이 쥐어지지 않네요. 
마디마다 부어서.

요즘 날씨 답지 않게 더워서 땀까지 흐르고
먼지에 껄끄러워 꾀가 나는데
요즘 금연하려 노력 중인 나뭇꾼 덕에
한번 웃었습니다.

힘든일 하니 담배를 가져 가자길래
두개피를 호일에 싸서 가져 갔습니다.

논에 도착 하자 마자 한개 피우고
차가 빠져서 삽으로 길을 내다
힘들어 한개 피우고, 이젠 희망이 없다 싶은데

짚을 묶으려고 뒤집으니 하얀 담배 한개피가
숨었다 튀어 나옵니다.
그 표정이라니요.

너무 놀라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다가
솔잎과 눈이 딱 마주쳐서 또
어찌 상황을 해쳐 나가야 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양이 얼마나
웃습던지요.

하옇든 맛이 좋은가 봅디다.


*** 화목 보일러에 나무해 대는 나뭇꾼과 날개옷 찾을 날만 
기다리는 얼짱 선녀 솔잎의 사는 이야기입니다.****

*** 빨리 인사 하고 싶은 맘에 얼마전 솔잎농원 카페에 올린글 옮겼습니다.***
 



	 					
	

[솔잎]

에구 쑥쓰러 아는척 좀 해주시지....

[대트콩]

솔잎님 농촌생활 계절따라 재미있는점도 많지요....부부가 함께 일하다보면 서로를 아끼기 때문에 목적 달성이 어려울 때가잇지요.나무꾼의 담배는 못끊더라도 날개옷 영원히 찾지마세요....대트콩아내글입다.

[나무지기]

솔잎선녀님 반갑습니다. 저희 귀농사모가 좀 무뚝뚝하지요? 표현은 잘 못하지만 그래도 속 깊은 진국들이랍니다. 쑥스러워 마시구요 자주 오셔서 정담을 나누시길 바랍니다. 글을 보니 이미 귀농하셔서 안정이 되신 모양입니다. 귀농선배로서 많은 가르침도 부탁드립니다.^^*

[나무지기]

참, 계신곳이 영주시니 영남산방에서도 인사나누시구요, 가을겆이에 바쁘시더라도 일정 잘 조정하시어 나무꾼과 함께 청송모임에 오셔서 귀농희망자들에게 좋은 말씀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꾸벅

[솔잎]

대트콩님 배트콩아니시구요? 예 옆지기님이랑 두분 함께 만나기 더 좋군요. 나무지기님 감싸안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얼렁 영남산방에 가볼께요.

[물안골]

볍짚 묶는일이 시시한게 아니지요. 저희는 아직 묶지도 못한 볍짚이 그냥 논바닥에서 비를맞고 있습니다. 직장일 할랴, 농사일 할랴 눈코 뜰새가 없어서요... 내년 농사때 멀칭용으로 쓸려하는데, 그래도 묶어서 세워놔야 하지 않겠나요? 심심하신분 저와 막걸리 마셔가며 볍짚 묶으실분 않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