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白熟) / 이춘희
초복을 앞두고
회관에 둘러앉은 우리는
마을 복달임을 모의했다
작년 이맘때
백 마리 닭을
가마솥에 걸지게 끓여내던 그를
동갑내기 친구가 가슴에서 소환하자
옆의 친구가 맞잡아 거들었다
자드락길 살살 돌아
우리 둘이 올라가서
팔짱끼고 데려오자고
네가 끓여야 맛나다고
바로 그 순간
영원 같은 적막이 흐르고
그가 갔다는 하늘 쪽으로
코발트빛 나비수국이
설핏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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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글헤는 밤
백숙(白熟)
이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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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07:4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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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벌써 복달임을 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가신 그분도 복날에 다녀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