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은 끝없는 복습입니다.
우리가 절에 가서 법문을 듣다 보면 대개 비슷비슷한 말씀 아닙니까.
신앙생활에 예습은 없어요.
하루하루 정진하고 익히는 복습이지요.
영적인 체험은 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체험이라는 것은
하루하루 비슷하게 되풀이되는 복습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집니다.
복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어제까지 익혔던 정진은 어제로써 끝나는 겁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보왕삼매론에 대해 많이 들었죠?
이제 복습 삼아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들었던 것 모두 잊으세요. 그건 과거사에요.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음미하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 합니다.
사바세계가 무슨 뜻입니까?
산스크리트에서 온 말인데 사하다트,
사하를 중국말로 옮기다 보니까 사바가 됐는데
이 말을 우리말로 풀이 하자면 참고 견디어 나가야 하는 세상이란 뜻이에요.
참을 인(忍)자, 흙 토(土)자 인토(忍土) 즉,
우리가 사는 세계가 사바세계 혹은 '참는 땅'이라는 겁니다.
또는 감인토, 견딜 감(堪), 참을 인(忍)자 즉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것이 참고 견디어 나가는 세상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우리 뜻대로 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세상사는 재미가 없을 거예요.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에 거기에 삶의 묘미가 있어요.
보왕삼매론은 이런 사바세계를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야 할 것인
가를 옛 선사들이 교훈으로 얘기한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생활의 지혜에요.
순경계가 아니고 역경계, 삶의 거스름 속에서 터득하는 생활의 지혜,
자기 관리에 대한 일종의 처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읽고 해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