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고산봉~책여산~나분들재~뒷밤재~745번도로
한여름의 무더위로 치닫기 시작하는 오뉴월은 정오의 태양고도가 가장 높고,햇볕을 발산하는 시간과 양(量)도 가장 큰,일 년중의 한복판이다.들녘은 봄부터 입때까지 가뭄으로 메말라가지만 숲은 아랑곳없이 여느 때처럼 울창한 녹음을 유지하고 있는 즈음이다.성하염열(盛夏炎熱)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연 중의 한복판 절기인 하지를 댓새 앞두고 있는,남원시 고죽동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보절면 소재지 사이를 교통하는 721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인 갈치 고갯마루에서, 천황지맥의 세 번째 구간의 들머리 산길은 노인요양병원 '남원행복의 집' 입구의 버스승강장 건너 쪽 잡풀이 우거져 있는 수렛길이다(10시15분).
완만한 오르막의 수렛길은 이동통신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좌측 10시 방향으로 지맥의 등성잇길은 꼬리를 잇는데,등성이 좌측의 광범위하고 다소 우묵한 골짜기 일대는 계단식으로 땅 거죽이 죄다 벗겨져 있고, 한복판에는 태양광 발전단지가 자리를 잡았으며, 한켠에는 껑충하게 키만 멀때처럼 큰 노송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땅 거죽을 죄다 벗겨낸 전 지역은 태양광 발전단지로 조성할 모양이다.그리고 그 반대 쪽인 등성이 우측의 산록에는 대규모의 채석장이 차지하고 있는데,바위를 뭉개고 파쇄하는 중장비들의 쿵쾅거리는 굉음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태양광 발전단지
산등성이가 나지막하고 만만하니 개발을 하려는 인간들의 탐욕을 거스를 수 없는 거였다.그렇게 싱숭생숭한 지맥의 등성이 가까이에 나 있는, 궤적을 같이 하는 임도를 따르려하니 벌채된 온갖 수목들이 임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거였다.효용가치가 다 된 임도를 벌채한 수목들로 컴프러치 하려는 수작인 거다.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불편한 벌채목들이 수북한 임도를 겅중거리며 어렵사리 벗어나면 등성잇길 바로 우측의 숲은 끌밋한 편백나무들의 그윽한 숲이다.그러한 행색의 완만한 오르막을 좀더 올려치면 걀쭉한 꼴의 삼거리 갈림봉이 기다린다. 해발310m봉이다(10시38분).
310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4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이어지고,그 반대 쪽인 좌측 10시 방향은 이곳에서 1.5km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427.1m의 고산봉(高山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고산봉 가는 길은 해발363.9m봉과 해발385.5m봉,그리고 그와 어상반한 생김새의 멧부리 등을 거친 뒤에 비로소 오르게 된다.정수리 한복판에는 이곳이 해발427m의 고산봉 정상임을 고하는 빗돌이 아담하고, 한켠에는 입산객들을 위한 사각의 지붕을 인 쉼터 정자가 있으며, 붕긋한 정수리에서는 사방을 거스를만한 수목들이 적어 조망의 호사를 맘껏 누릴 수 있는 멧부리다.남서 방향 저멀리 춘향이의 고향 남원시가지가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11시).
4,5십 분여를 들여 고산봉을 올랐다가 다시 해발 310m 갈림봉으로 되돌아 왔으니 이제 지맥의 방향은 좌측 10시 방향이다.어둑하기까지 한 등성이 바로 우측의 편백나무 숲을 끼고 완만한 비탈길을 따르면 이내 잘록한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남원시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동쪽인 보절면 서치리 쪽 사이를 넘나드는 서낭당 행색의 고갯길이다.서낭당 고개처럼 무너져 내린 돌들이 널려 있는 안부사거리를 뒤로하고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등성이 우측의 광범위한 골짜기는 채석장이 차지하고 있다.천황지맥을 시작하고부터 너덧차례 만나게 되는 여러 채석장들 중의 하나일 터이다.
우측으로 채석장이 한눈에 부감이 되는 넙데데한 멧부리를 뒤로하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갑자기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게 되는데,맞은 쪽으로 뻗어 있는 완만한 오르막을 향하여 7,8십 미터쯤 발걸음을 옮기면 해발380.5m의 책여산 정상이다(11시37분).붕긋한 정수리에서의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온갖 수목들이 정수리 주변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그러한 행색의 정수리 한복판에는 1981년에 재설한 삼각점만이 아직도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잠시 책여산 정상을 올랐다가 직전의 갈림길로 되돌아오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의 가파른 내리막이다.
희미한 내리받잇길은 우거져 있는 잡목들로 더욱 가물가물하다.애면글면 그러한 허섭한 내리받이를 거치고 나면 완만한 산비탈을 광범위하게 차지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단지의 곁으로 이어지고,따끈따끈한 뙤약볕이 쏟아져 내리는 태양광 발전단지의 곁을 죄다 거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남원시 소재지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사매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왕복 2차선의 군도가 넘나드는 고갯길 어끼재다(11시55분).고갯마루 건너의 산록에는 오물처리장이 차지하고 있는데, 코를 들쑤시는 악취가 머리가 지끈거릴 만큼 대단하다.
그 냄새를 조금이라도 덜어볼까 하고 기존의 산길과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하였지만 냄새를 피할 수는 없는 거였다.어렵사리 머리를 지끈거릴 만큼의 악취가 진동하는 구역을 벗어나면 산길은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등성이 좌측이 온통 벌목지대인 등성이로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아금받게 안내한다.한낮의 뙤약볕과 게으른 바람 덕분에 팥죽땀이 신바람이 난 것처럼 줄줄거린다.한 길도 안 되는 수목들 천지의 벌목지대를 좌측으로 끼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머지않아 해발 335.9m 봉이다(12시30분).
해발335.9m봉에서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을 따라 5분여의 발품이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널찍한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남원시 광치동 방면과 고개너머 북쪽의 사매면 대신리 쪽 사이를 넘나드는 고갯길 나분들재다.성하의 무더운 뙤약볕을 쏟아내는 파란 하늘에는 흰 명주솜 조각 같은 구름들이 덩실하다.곧바로 나분들재 고갯마루를 가로질러 숲의 그늘로 기어들어 치받잇길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해발 363.2m봉이다.알 수 없는 구덩이가 정수리 한복판의 장식처럼 파여 있는 363.2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8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각이니 출출하기도 하고 다소 후텁지근함으로 인하여 팥죽땀까지 쏟아냈으니 갈증도 날 법하다.시원한 바람은 베짱이 흉내를 내고 있지만 짙은 그늘에서 잠시 머물고 있으면 으레 시원함이 찾아들게 마련이다.그 짬에 헛헛함과 마른 목을 적시고 난 뒤 비로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산길은 머지않아 정수리 한복판에 1981년 재설한 삼각점(남원304)을 간직하고 있는 붕긋한 해발 368.9m봉으로 이어지고,그곳에서 우측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은 두어 군데의 등하행 갈림길을 내놓기도 한다.
뒷밤재
그런 뒤에 지맥의 산길은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뒷밤재다(13시10분).작금에는 뒷밤재 땅밑으로 자동차 전용도로인 17번 국도가 '춘향터널'이라는 이름으로 번듯하게 뚫려 있어 예전의 뒷밤재 고갯길은 상대적으로 쓸쓸하고 한적하기만 하다.고갯마루 동쪽 길섶의 휴게소는 그 바람에 진작 영업을 작파하였는지 을씨년스럽고, 여행객들을 위한 '뒷밤재 솔바람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둘렛길만이 다소 인기척을 감지할 뿐이다.'뒷밤재 솔바람길 종합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춘향전의 어사출도 대목의 줄거리가 빼곡하게 담겨 있는 입간판도 눈에 띈다.
그러한 행색의 뒷밤재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고 꺼뭇한 물때와 이끼들로 얼룩진 계단을 곧장 오르면 '春香閣'(춘향각)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 오색단청의 화려한 전각인 팔각정이 기다린다.춘향각 주변에는 해묵은 베롱나무가 울창하다.부귀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베롱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팔각정에서의 조망은 기대할 것이 없다.그러한 행색의 춘향각을 뒤로하고 나면 산길은 우측이 광범위하게 벌목이 되어 있는 등성이의 해발272.7m봉으로 이어지고,남원시 광시동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사매면 대율리 쪽 사이를 넘나드는 안부 사거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산길은 남원시의 근교 산이라서 그런지 이전의 산길보다는 멀쑥하고 이따금 갈림길 길목에 서 있는 산행안내를 위한 이정표도 번듯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해발322.9m봉으로 이어지고,322.9m봉을 뒤로하고 나면 남원시 내척동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사매면 화정리 방면 사이를 넘나드는 사거리 안부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258.9m봉이다(13시52분).갈증은 흘린 땀의 양과 비례한다.마른 목을 적시고 다소 희미해진 내리받잇길을 거치고 나면 작은 분지 형태의 안부로 산객은 안내가 되는데 분지 형태의 안부 일대는 몇 해 전에 온통 벌목이 이루어진 모양으로 갈대와 잡풀이 무성하고, 어느 부분은 잔솔밭의 행색이다.
그러한 반은 갈대와 잡풀이, 나머지 반은 잔솔밭의 행색의 안부를 벗어나면 지맥의 산길은 머지않아 널찍한 양회임도로 산객을 안내한다.양회임도 바로 우측으로 농수로용의 U자 형의 콘크리트 흄관이 궤적을 함께 하고 있다.폭은 1.5m에 깊이는 2m쯤 되는 흄관에는 물이 기세좋게 흐르고 있다.양회임도는 그 농수로의 고가교각의 밑으로 꼬리를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양회임도는 머지않아 사매면 화정리와 그 반대 쪽인 남쪽의 대산면 옥율리 방면을 교통하는 왕복 2차선이 남북을 잇고, 농수로의 고가수로가 동서로 이어지는 사거리 고갯길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꽃쟁이재다(14시7분).
꽃쟁이재(고가 농수로 사거리)
꽃쟁이재에서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으로 꼬리를 잇는 고가농수로 방향이다.고가농수로와 함께 하는 양회임도를 벗어나면 등성이 좌측은 광범위하게 땅 거죽이 홀랑 벗겨지고 계단식으로 구분을 지어놓았다.아마 생김새로 따져보면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할 모양이다.그러한 행색의 개발단지를 뒤로하고 등성이로 기어올라 언덕 같은 멧부리를 한 차례 넘어서고 나면 밀양박가의 묘역의 곁으로 이어지고,그 묘역을 뒤로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이 도로는 대산면 소재지와 그 반대 쪽인 북쪽의 사매면,임실군의 오수면 소재지 사이를 교통하는 오늘 산행의 종착지 745번 지방도로다(14시30분).
(산행거리;14.3km. 소요시간;4시간20분)
(2022,6/16)
(아래)천황지맥 지도3 갈치-745도로(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