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년 인천의 개항과 함께 응봉산 일대에 ‘만국공원’이 조성되었다. 이 공원의 명칭은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한다. 일본 세력의 확장으로 각국 거류지가 철폐되고 공원 관리권이 1914년 인천부로 이관되어 ‘서공원’이라 불렸다. 그후 1957년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지면서 ‘자유공원’으로 개칭되었다. 바다와 항구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유공원은 한때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였다. 주말이면 웨딩마치를 막 끝낸 신혼부부를 태운 오색테이프로 치장한 대절 택시들이 공원 언덕길을 쉴새없이 오르내렸다. 수도권에 설던 사람치고 맥아더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인천에 놀러왔다는 인증샷은 무조건 장군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1957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맞아 맥아더장군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 자리에는 개항기 1884년에 지은 독일의 무역상사 세창양행 사택이 있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서양식 주택으로 인천상륙작전 중 소실되었다. 자신이 지휘한 폭격으로 무너진 집터에 자신의 동상이 세워진 아이러니를 맥아더는 알고 있을까.
1982년 한미 수호조약 체결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이 세워졌다. 이 터에는 1905년에 완공된 제임스 존스턴의 여름별장이 있었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인천의 랜드마크로 당시 거의 모든 사진과 엽서에 다 나온다. 1936년 ‘서공원 회관’ 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가 ‘인천각’ 으로 개칭돼 이듬해부터 고급 여관 겸 요정으로 사용되었다. 해방 이후 미군장교 기숙사로 쓰이다가 철거된 후 공원 어린이놀이터가 들어섰다.
드론 촬영 : 홍승훈 프리랜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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