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폭포
해질녘 서쪽 산에 저녁연기 생기니 日隱西岑生暮煙
옥봉 앞의 한 개 못이 맑고도 푸르네 一潭澄碧玉峰前
하늘에 걸린 흰 비단 삼천 길이고 垂天白練三千丈
부끄러운 속세 생활 이십 년이네 媿我塵寰二十年
잎 지는 가지 끝에 붉은 비단 어지럽고 葉落梢頭紅錦亂
용 우는 못 아래에 빠른 우레 울리네 龍吟泓下疾雷傳
숲 사이의 개고 흐리는 무수한 모습에 林間無數晴陰態
병든 나그네 정신 맑아져 날아오를 듯하네 病客神淸骨欲仙
* 박연폭포
개성시 북부 박연리에 있는 폭포로 높이 37m, 너비 1.5m로, 우리나라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금강산의 구룡폭포(九龍瀑布), 설악산의 대승폭포(大勝瀑布)와 더불어 3대 명폭포의 하나이며, 천연기념물 제38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일찍이 명유 서경덕(徐敬德)과 명기(名妓) 황진이(黃眞伊)와 더불어 이른바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알려져 왔다. 박연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옛날에 박진사(朴進士)가 이 폭포에 놀러왔다가 아름다운 경치에 도취되어 폭포 밑 못 속에 사는 용녀(龍女)에게 홀려 백년가약을 맺었다. 진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이 폭포에서 아들이 떨어져 죽었다고 생각하고 비탄에 빠져 자신도 폭포 밑 담에 떨어져 죽었다. 그래서 그 담을 고모담이라 하고, 박씨의 성을 따서 박연폭포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고, 바가지와 같이 생긴 담소에서 떨어지는 폭포라고 하여 박연폭포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