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라는 레저를 몇 마디의 말로 표현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해서 미화시키거나 과대 포장할 마음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낚시를 그저 `고기를 잡는 행위'라고 단순히 규정짓는 것은 본질에서 너무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낚시는 고기를 낚는 행위임에 분명입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낚시는 물과 고기의 존재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 고기를 `잡는' 것과 `낚는' 것의 차이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는 있겠지요. 단순한 언어의 유희가 아니라 한번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서 언급해보렵니다.
오직 고기를 획득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잡는' 것이요, 미끼와 낚시도구를 이용, 나름대로 정해진 룰 속에서 고기를 획득하는 것이 `낚는' 것입니다. 어부와 낚시꾼의 차이점도 바로 이점에 있다. 그렇다고 어부를 비하하거나 낚시꾼들을 격상시키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낚시꾼들은 오로지 고기를 낚기 위해서 불철주야 낚시터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요?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낚시꾼들은 고기를 낚기 위한 본연의 목적보다는 고기를 낚기까지의 과정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에 앉아 고기가 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며 꾼들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세상의 깊이를 가늠해보기도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낚시는 사색(思索)의 레저, 혹은 수신(修身)의 레저인 셈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산을 왜 오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열이면 열 다른 대답을 할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라고 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어느 유명한 이의 말을 인용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낚시란 무엇인가, 즉 낚시를 왜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들도 비슷할 겁니다. 결론 짓자면 낚시란 무엇인가, 혹은 낚시를 왜 하는가의 답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직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것, 혹은 낚시가 그 대답을 찾는 과정 자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짧은 조력과 필력이지만 허락한다면 다음에는 낚시인들이 지녀야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각 낚시 언론들이 기획특집으로 초보교실을 다룰 때면 낚시의 개괄적인 설명 다음에 으레 장비 등, 기술적인 부분으로 넘어가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낚시상황은 초보자들에게 장비와 기술을 먼저 가르칠 만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학원 교육에 비유하자면 예전 주입식 교육의 결과 학생들의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보 꾼들에게 낚시 방법만 가르치는데 급급하다 보니 정작 낚시터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낚시꾼들 사이의 예절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꾼들이 낚시터에서 함부로 행동하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낚시터 쓰레기 문제만 해도 어떤가?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무료터는 무료터라서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관리인이 있는 경우는 '관리인이 치우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쓰레기를 무단 방치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니 무슨 낚시터 관리인이 청소붑니까? 수십 만 평에 달하는 낚시터를 어떻게 일일이 다니면서 말끔히 쓰레기를 치우겠습니까? 낚시꾼들이 내는 입어료에 청소비는 포함되어 있을지언정 함부로 쓰레기를 버려도 된다는 권리는 없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환경문제의 차원을 넘어서 그나마 낭만을 추구한다는 낚시꾼들조차 스스로의 양심을 외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족자원 문제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사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붕어는 흔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붕어를 꼭 먹기 위해 낚는 것은 아니지만 옛 선배들은 낚시터에서 붕어 몇 마리 낚아 매운탕 끓이고 소주 몇 잔 마시면 만족할 줄 아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붕어로 약을 내리면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낚시를 위한 낚시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오로지 잡아서 먹기 위한, 그래서 여유라고는 조금도 없는, 남획에 가까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수지의 붕어가 점차 바닥이 나기 시작하자 급기야 중국에서 붕어를 수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붕어의 양이 수백 억대 규모라니 외화낭비에 한몫을 해도 단단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의식 있는 낚시꾼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 중에는 살림망 없는 낚시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며 고기의 상처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미늘 없는 바늘과 뜰채의 사용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이 기성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거대한 파도를 이뤄 조만간 우리의 낚시계와 낚시꾼들이 한층 위상을 높일 수 있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이제 마음의 준비를 했으니 구체적인 낚시방법으로 들어가 볼까요. 붕어를 낚기 위한 도구를 크게 분류하자면 낚싯대와 줄, 찌, 봉돌, 바 늘, 미끼 등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장비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 습니다. 낚시에 있어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낚 시는 객관식 시험문제가 아니며 공식도 없습니다. 또한 모든 보기가 답 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떡밥을 미끼로 쓸 때는 작은 바늘을, 생미끼를 쓸 때는 바늘을 크 게 쓰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럴까요?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유리하다는 것이지 꼭 그렇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떡밥을 쓸 때 큰 바늘인들 왜 쓰지 못하겠 습니까? 지렁이를 작은 바늘에 달면 안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찌맞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혹자들은 이렇게 하면 틀린 찌맞춤이고 이 렇게 해야 맞는 찌맞춤이라고 주장하지만 세상에 맞는 찌맞춤이란 없습니 다. 게다가 틀린 찌맞춤이란 것도 없습니다. 요는 바늘의 크기든 찌맞춤이든, 꾼들은 지금까지의 이론들을 이른바 공 식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 아 사용하면 됩니다. 일례로 필자의 경우 새우와 수초치기를 제외한 모 든 낚시에서 작은 바늘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것은 붕어의 흡입과 관련 되는 문제인데 작은 바늘을 써야 붕어야 흡입하기 좋아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많은 분들은 큰 바늘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바늘이 커 야 떨구는 확률이 적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바늘 하나만 봤을 때도 개인 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했을 때의 장점이 무엇이고 단점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이 해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알고 하는 것은 스타일이 될 수 있지만 모르 고 하는 것은 아집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선 낚싯대에 관해 알아봅시다. <낚싯대> 낚싯대는 소재가 되는 글라스와 카본의 비율에 따라 크게 글라스 로드 (rod)와 믹스 카본 로드, 카본 로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글라스의 비 율이 높을수록 가격이 저렴하고 질긴 반면 무게가 많이 나가고 둔탁하다 는 단점이 있다. 카본의 비율이 높은 것은 그 반대로 가볍고 탄력이 좋다 는 커다란 미덕이 있지만 가격이 다소 고가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낚싯대는 휨새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흔히 낭창거린다는 표현을 많이 하 는데 휨새가 부드럽고 낭창거릴수록 '연질', 뻣뻣할수록 '경질'이라는 표 현을 씁니다. 이것 역시 취양의 차이겠지만 연질과 경질은 낚시 기법에 따라 쓰임새가 다소 틀립니다. 예를 들면 줄을 짧게 매고 붕어를 위로 뽑 아 올리듯이 낚아내는 수초치기(들어뽕)에서 연질대는 매우 불편합니다. 원하는 구멍에 채비를 찔러넣기도 힘들뿐더러 뽑아내는 것 역시 힘듭니 다. 챔질이 늦어 수초에 감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허리가 다소 빳 빳하고 초릿대 부분만 휘어지는 중경질(패스트 액션) 대가 더 어울리겠 죠. 낚싯대의 길이는 미터로도 표현하지만 통상 '칸'이라는 단위를 많이 사용 합니다. 한 칸이 1.8m이므로 두 칸은 3.6m, 두 칸 반은 4.5m가 됩니다. 또 18cm가 0.1칸이므로 2.2칸 등은 3.6m+36cm, 즉 3.96m로 계산이 가능합 니다. 낚싯대 길이 역시 현장 상황에 따라 긴 대가 필요할 때가 있고 짧 은 대가 필요할 경우도 있지만 역시 취향의 차이가 큽니다. 필자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낚싯대가 2~3칸 사이이며 같은 값이면 짧은대가 좋다고 생 각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3칸 이상은 되야 낚시하 는 맛이 난다는 것이죠. 위에서 카본 낚싯대가 비싸다고 했는데 지금은 많은 조구 업체들의 경쟁 과 기술력의 향상으로 카본 함량 95% 이상의 질 좋은 낚싯대들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꼭 해드리고 싶 은 말은 낚시를 한두 번 해보고 말게 아니라면 돈이 좀 들더라도 처음부 터 쓸 만한 낚싯대를 구입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초보꾼들이 비용문제로 처음에 값싼 낚싯대를 구입하지만 어느 정도 낚시에 눈을 뜨게 되면 결 국 고급 낚싯대를 다시 구입하는 실수를 범하기 때문이죠. 결국 2중 지출 을 하는 셈인데 부담이 되더라도 처음부터 좋은 낚싯대를 구입하는 것이 여러 모로 현명한 방법입니다. 초기 구입시 길이 구성은 1.5칸, 2칸, 2.5칸 정도로 하되 앞치기 등 실력 이 어느 정도 늘면 3칸 대까지 구입하기를 권합니다. 가격은 2칸 기준 카본 낚싯대(수향, 옥수 등)가 5~7만원 선이며 메이커 에 따라 10~20만원 선까지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 는 은성의 수파나 수파 플러스, 원다의 테크노스 등이 그런 최고급 제품 인데 성능면에서는 탁월하지만 너무 고가라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 다. 또 고급낚싯대는 탄력이 좋아 손맛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부러지기 쉽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 고 이런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낚싯줄 역시 낚싯대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낚시의 모든 장비는 손맛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
면 줄이 가늘고 낚싯대가 유연하면 손맛이 좋기 때문에 터지거나 부러지
는 위험을 안고서라도 꾼들은 가는 줄과 유연한 낚싯대를 선택한다는 것
입니다. 물론 원남지에 대물을 노리고 들어가는 경우는 줄을 어느 정도
굵게 써주어야겠죠. 원남지 장박꾼들을 보면 보통 3호나 4호를 많이 사용
합니다. 평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 4짜의 기회를 약한 라인 때문에 놓치
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양어장 등지에서는 보
통 2호줄 내외를 많이 사용합니다. 안전이나 손맛이냐를 택하는 것은 꾼
들의 몫이죠. 귀찮더라도 저는 상황에 맞게 채비를 매번 갈아주는 것을
권합니다.
가는 줄이 주는 미덕은 또 하나 있습니다. 줄은 찌 부력에 직접적인 영향
을 주기 때문에 보다 예민한 찌올림을 위해서라도 가는 줄은 필수입니
다. 요즘은 기술력이 발달해서 가는 줄도 매우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가
격이 다소 고가이기는 하지만 줄은 어느 정도 고급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
니다.
낚싯줄의 종류는 크게 나이론줄과 합사로 나눌 수 있으며 케브라줄이나
카본줄도 요즘은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이론줄은 보통 원줄
에, 합사는 목줄에 많이 사용하는데 합사는 나이론에 비해 부드러워 붕어
가 미끼를 흡입하는데 덜 부담습니다. 또, 나이론에 카본이 함유된 카본
줄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강도가 좋은 반면 탄력이 없고 비중이 무
거워 자신의 낚싯대와 채비를 고려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줄의 좋고 나쁨은 몇 가지 테스트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줄을 손으
로 만져보아 표면이 매끄러우면 괜찮은 줄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몇 번 사용해보아 꼬임(파마)이 없어야 합니다. 가격은 3천 원짜리부터 2
만원이 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너무 싼 줄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1만 원 내외의 줄이라면 무난하다고 생각됩니다.
줄은 호수가 클수록 두꺼운 것입니다. 즉 1호줄이 2호줄보다 가늘다고 이
해하면 됩니다.
요즘의 추이를 살펴보면 스윙낚시에서는 1.5~2.5호(통상 맨바닥에서는 가
늘게, 수초가 많은 곳에서는 굵게 사용합다), 수초치기는 3~4호(고기를
물 밖으로 뽑아 올려야 하므로 줄이 굵어야 합니다), 중층낚시에서는 원
줄을 1.5~0.8호, 목줄은 0.8~0.4호(떡붕어는 흡입이 약하므로 줄의 부담
을 최소화해야 한다)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같은 붕어낚시라 하더라도 자신이 어떤 고기를 낚
을 것인가에 따라서도 줄을 달리 사용합니다. 7치(붕어의 크기로 약
21cm. 치의 개념은 뒤에 설명하겠음)~9치 정도의 붕어를 낚기 위한 것이
라면 1호 내외의 줄을 써도 무방하나 4짜(40cm가 넘는 붕어)를 목적으로
한다면 1호줄 내외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스윙낚시의 경우 초보라면 2호줄 내외가 사용하기에 가장 무난합다. 스윙
낚시에서 이 정도의 굵기면 어지간해서는 잘 끊어지지 않습니다. 줄이 굵
다고 무조건 안심해서도 아니되며 대의 탄력고 고기의 힘을 역이용하면 2
호줄로도 두 자가 넘는 잉어를 끌어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특
히 요즘은 줄의 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오링이란 것이 나와 굵은 줄
의 부담을 더욱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링을 사용하면 줄의 인장강도가
보통 한 수 수준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