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有一奴僕者 以渠所欲 而爲主所不欲 以渠所不欲 而違主所欲 指東而之西反 是而爲非 田蕪不耨 稻熟不收 廐無肥蒭 廚乏屬薪 塲草産蛙 庭塵沒履
또 한 사람의 노복이 된 자가 하려는 게 주인이 바라지 않는 바를 행하며, 하기 싫은 것이 주인이 바라는 바에 어긋나니, 동쪽을 가리키면 반대로 서쪽으로 간다. 옳다고 하면 아니라고 한다. 밭에 잡초가 무성해도 김매지 않고 벼가 익어도 거두지 않으며, 마구간에는 싱싱한 꼴(풀)이 없고, 부엌에는 장작더미가 없고, 마당에는 풀이 자라 개구리가 살고, 뜰은 먼지가 많아 신발이 빠진다.
※自以爲非: 스스로 그르다고 여기다. 자기의 잘못을 인식하다. 耨김맬 누. 廐마구간 구. 蒭꼴 추. 塲마당 장(場과 同字).
怠詐頑㓙 如或衣稍獘垢 則流言其主之 不蚕綺羅食稍違時 則偶語其主之 逸居自飽 盜竊其主之錢穀 求悅於隣人輕易
게으름을 속이려 凶惡(흉악)한 것이 마치 혹시라도 옷의 끝자락이 해지고 때가 끼도록 하여 그 말이 주인에게 흘러 들어가게 한다. 누에가 뽕잎을 먹듯이 비단옷이 해지지 않을 정도로 때를 놓치고는 주인에게 대놓고 말하며, 편안히 지내고 배부르면서 주인의 돈과 곡식을 훔치고, 주위 사람들을 가벼이 대하며 즐거움을 찾는 것이란다. <번역을 달리함>
※㓙흉할 흉, 凶과 同字, 獘넘어질 폐. 不耕而食不蠶而衣: 농사짓지 않고 먹으며 누에를 치지 않고 옷을 입는 것으로, 일하지 않고 얻으려는 것을 의미. 蚕은 蠶의 俗字. 綺羅: 곱고 아름다운 緋緞이나 비단옷. 稍蠶食之: 누에가 뽕잎을 먹듯이 점차 조금씩 침략하여 먹어 들어감. 偶語: 두 사람이 마주 相對하여 이야기함.
乃主之叶物因事破碎 或有其主之不善 惟恐人不知 而傳播焉 或見其主之善 導每自耳外聞 而腹非焉
곧 일로 인해 주인의 살림 家具를 부수고, 혹은 주인이 착하지 못한 일이 있으면, 아마도 사람들이 알지 못할까 알리려 한다. 또 주인의 善한 모습을 보았으되, 늘 자신이 들은 떠도는 소문에 이끌려 속마음은 아니라 한다. <번역을 달리함>
※叶은 協과 葉의 異體字이나 여기서는 什(세간 집)으로 봄. 什物(살림살이에 쓰는 온갖 器具). 稍蠶食之: 누에가 뽕잎을 먹듯이 점차 조금씩 침략하여 먹어 들어가다. 善導: 올바르고 좋은 길로 이끎. 外聞: 어떤 공간이나 집단의 밖에서 떠도는 소문
以其主之不亡 爲深憂焉 則汝其罰乎賞乎 汝其責乎譽乎 人而有如此 㓙德一時之受刑 見誚姑 且置之必乎
이러함에도 주인이 망하지 않는 것이 심히 우려되니, 즉 네가 벌을 받을 것이냐? 상을 받을 것이냐, 네가 책망을 받을 것이냐, 칭찬을 받을 것이냐? 만일 사람들이 이처럼 흉악한 일을 저지르고 한 때 형벌을 받는데, 잠시 責望(책망)만 받고는 또 그대로 두는 게 다일까?
※凶德: 성질이나 행실이 흉악함, 惡行, 惡德, 흉악한 성질. 誚꾸짖을 초. 必반드시 필, 틀림없이, 꼭, 오로지, 萬若, 다, 모두, 專一하다
天地赫怒 鬼神陰誅 身不得其死 子不得繼脉 必爲後世 忠奴之所鑑戒 而汚唾焉 可不慎哉 可不畏哉
天地가 버럭 성을 내고, 귀신이 아무도 모르게 벌을 내리니, 몸은 죽지 않았어도 자네는 脈絡(맥락)이 이어지질 않는다. 반드시 후세에 충성스러운 노예의 警戒(경계)가 되고 더러운 침을 뱉는다. 삼가지 않을 수 없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赫怒: 얼굴을 붉히면서 버럭 성을 냄. 陰誅: 하늘이 아무도 모르게 가하는 주벌. 鑑戒: 지난 잘못을 거울로 삼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警戒.